BC 응급실 미진료 환자 6년새 86% 급증
대기시간 길어진 탓··· 과밀 문제 해소 시급
대기시간 길어진 탓··· 과밀 문제 해소 시급
BC주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지 못한 채 떠나는 환자 수가 최근 6년 새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BC 보건부가 정보공개 요청에 따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같은 미진료 사례는 2018~2019년 회계연도 7만6000여 건에서 2024~2025년 14만 건 이상으로 86% 증가했다. 특히 프레이저 보건청과 밴쿠버 아일랜드 보건청에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이번 자료는 BC주 내 5개 보건청의 응급실 비예약 방문 데이터를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집계한 것이다. 환자의 상태는 ‘캐나다 중증도 및 우선순위 분류’(CTAS)에 따라 구분됐으며, 진료를 받지 못한 채 떠난 환자들은 ‘진료 없이 퇴실’(Left Without Being Seen·LWBS) 이라는 항목으로 별도 집계됐다.
◇밴쿠버 아일랜드 보건청, 미진료 사례 160%↑
밴쿠버 아일랜드 보건청의 경우 2018~2019년에 1만1513건이던 미진료 사례가 2023~2024년에는 2만925건, 2024~2025년 2만9997건으로 160% 이상 증가했다. 해당 보건청은 올해 1월 발표한 내부 성과 지표 문서에서 “미진료율 목표를 2%로 설정했으나, 2024년 11월 기준 7.3%를 기록해 수용 가능한 범위를 크게 벗어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서에 따르면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간호사로부터 초기 문진(Triage·중증도 분류)은 받았지만, 의사를 만나기 전 자발적으로 떠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며 “이 경우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응급실 내 신규 환자와 입원 대기 환자가 함께 몰리면 혼잡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대기 시간이 길어져 미진료 이탈 사례가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밴쿠버 아일랜드 보건청 관할 지역 인구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약 11% 증가했다.
◇인구는 느는데··· 의료 인력 충원 “여전히 부족”
BC 최대 규모의 프레이저 보건청에서는 2018~2019년 3만4678건이던 미진료 이탈 사례가 2023~2024년 5만5415건, 2024~2025년 6만4972건으로 늘며 총 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 지역 인구는 약 4.6% 늘었으며, 향후 15년 동안 32%가량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밴쿠버 코스탈 보건청의 경우 2018~2019년 1만3353건에서 2023~2024년 2만1475건으로 증가한 뒤, 2024~2025년에는 2만898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현재 이런 응급실 과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BC주정부는 전반적인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주정부는 급성 치료 병상 수를 기존 9202개에서 9929개로 7.9% 늘렸으며, 밴쿠버 아일랜드 보건청의 경우 2024년 한 해 동안 간호사 800명을 포함해 총 1800명에 가까운 신규 인력을 충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BC 전역 1만6000여 명의 의사와 레지던트, 의대생을 대표하는 의사 단체 ‘Doctors of B.C.’는 성명을 통해 “응급실 안정화 계획 수립이 시급하다”며 “의사 부족이 응급실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국 의사 유치나 SFU 의대 신설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여전히 인력 충원과 유지는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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