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환율 불안 속 ‘캐나다산 소비’ 확산

웨스트밴쿠버의 한 식료품점에 캐나다산 제품 구매를 장려하는 포스터가 설치되어 있다. / 밴쿠버조선일보 DB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한 이후, 캐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미국산 외면’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밴쿠버 본사의 신용조합인 밴시티(Vancity)가 8일 발표한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BC주민들의 미국 내 소비가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밴시티 카드 사용을 분석한 결과, BC와 국경을 맞댄 워싱턴주 내
대면 소비가 47% 감소했다. 전체 미국 소비는 33% 줄어들면서, 5개월간 약
350만 달러의 감소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3월 한 달간 미국에서 캐나다로 돌아온 육로 여행자는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이는 약 170만 건이 줄어든 수치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지출 역시 줄었다. 2024년 1~5월 사이 5200만 달러를 썼던 밴시티 카드 이용자들은, 2025년 같은 기간 14% 줄어든 4500만 달러만 소비했다. 특히 미국 의류 브랜드에 대한 온라인 지출은 26% 감소했다. 이는 관세 부담,
환율 불안, 배송 지연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내 호텔 및 크루즈 예약 등 여행 관련 온라인 지출도 연초 대비 27% 하락했다. 4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45% 급감했다. 반면, 멕시코 페소 송금액은 4배
증가하면서, 캐나다인의 휴양 부동산 투자 흐름도 멕시코로 이동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보고서는 “미국행 대신 국내 여행을 택하는 캐나다인 늘어나면서, BC주 관광업과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관세 분쟁이 지속되면서 ‘캐나다산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3%는 캐나다산 제품 구매를 늘렸다고 답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소비 패턴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밴시티의 비즈니스
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미국 내 주요 IT 플랫폼에 대한 기업 지출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약 3000만 달러 수준의 지출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장기 계약, 대체 불가능한 서비스, 기업
지출 특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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