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불안에 은퇴 미뤄··· BC가 상속 부담 최고

은퇴를 준비 중인 캐나다 직장인은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위해 1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밴쿠버 본사의 투자 기업 ‘피델리티’(Fidelity)가 10일 발표한 ‘캐나다 은퇴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은퇴에 대한 인식과 준비 방식은 20년
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에서 현재 은퇴를 준비 중인 45세 이상 직장인들은 편안한
노후를 위해 평균 102만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2005년 당시 예상 금액인 44만7000달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현재 가치(68만5000달러)와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여전히 많은 캐나다인들이 은퇴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으나, 물가
상승과 정치적 불안, 경제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해 불안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1%가 은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지만, 은퇴자(81%)와 은퇴 전 직장인(59%) 사이의 인식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은퇴 전 직장인들의 불안은 단기적인 재정 목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 이들
중 59%가 가까운 시일 내 재정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할까 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노후 자금을 여전히 모으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시장
불안정성은 장·단기 재정 목표에 대한 불안을 더욱 증폭시킨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재정적 불안은 실제 은퇴 시점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응답자의 46%는 은퇴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늦출 수 있다고 밝혔고, 65세
이전에 은퇴할 계획이라고 답한 이는 전체의 26%에 불과했다. 실제
통계를 보더라도 캐나다인의 평균 은퇴 연령은 2005년 61세에서 2025년 65세로 4세
늘어났다.
또한 캐나다인의 85%는 은퇴를 단순히 ‘일을 완전히 그만두는 것’이 아닌,
유연한 근무 형태나 개인적인 열정을 실현하는 ‘패션 프로젝트(passion projects)’로의 전환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오늘날의 은퇴가 단순한 종착점이 아닌, 삶의 다음 챕터를 여는 전환점이라는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상속에 대해서도 큰 지역별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높은 예상 상속 금액은 BC주로 평균 135만 달러였고, 118만 달러의 온타리오가 뒤를 이었다. 반면 프레리 지역(앨버타·서스캐처원·매니토바)은 46만 달러, 퀘벡은 33만 달러, 대서양 지역은 25만
달러로 BC·온타리오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퇴 전 직장인
60%, 은퇴자 55%)은 생전 대부분의 재산을 자녀 세대에 미리 상속하고 싶다고 했지만, 실제로 이에 대해 가족이나 전문가와 논의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절반에 못 미치는 49%에 불과했다.
이민자와 비이민자 간의 상속에 대한 인식 차이도 드러났다. 캐나다
외 출신 응답자의 59%는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자신들의 은퇴 시점을 늦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캐나다 출신 응답자 중 같은 응답을 한 비율(31%)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였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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