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요즘,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트렌드의 물살을
따라 많은 새로운 식당들이 문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사를 접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중심을 우뚝 세우고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키며 시민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는 식당들이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노하우로 특별한 맛을 선사해 줄 뿐만 아니라, 밴쿠버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노포 맛집 4곳을 소개한다.
“개스타운의 역사를 느끼다”
The Lamplighter Public House (1899)
1899년 개스타운의 중심
Dominion Grand Hotel 1층에 문을 연 The Lamplighter Public
House는 밴쿠버에서 가장 오래된 펍 중 하나다. ‘램프라이터’는 1880년대 밴쿠버 거리의 가스 가로등을 밝히던 노동자들을 부르는
말로, 이곳은 밴쿠버에서 여성들에게 술을 제공한 최초의 술집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매장 내부는 양철 도장이 찍힌 천장, 노출된 벽돌 벽, 스테인드 글라스 창과 같은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면서도, 2007년
대대적인 개조 공사 이후 최신식 사운드 시스템과 주크박스, 오락기구 등 트렌디한 요소들도 갖춰져 있다. 평소에는 캐주얼한 스포츠 펍이지만, 주말이 되면 인기 DJ들의 등장과 함께 더욱 활기가 넘쳐난다.
*램프라이터 펍의 미스테리한 이야기
긴 역사를 갖고 있는 이 펍을 둘러싼 신비롭고도 재밌는 괴담들도 가득하다. 한번은 운영 시간 종료 후 혼자 남아있던 경비원이 바 꼭대기에 걸려있던 와인 잔들이 큰 소리로 부딪치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 소리는 분명 누군가가 손으로 스치듯이 잔들을 만진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조사 결과, 잔들은 조금의 움직인 흔적조차 없었고, 소리의 근원은 아직도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또한, 펍 안에 전시된 낡은 썰매는 워터 스트리트로 나가는 문 위에 걸려 있었는데, 이 썰매 안에는 한때 남자 모형이 하나 앉아 있었다. 그런데 당시 직원들의 목격담에 따르면 그 모형이 종종 어떠한 외부의 자극도 없이 스스로 움직였다고 전해진다.
92 Water St, Vancouver / www.freehouse.co/locations/lamplighter
“밴쿠버 채식 레스토랑의 선두 주자” The Naam (1968)
키칠라노의 중심에 자리한 더 남(The Naam)은 1968년 히피 문화의 전성기에 한 히피에 의해 개업된 곳으로, 문화적
전환의 살아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보수적인 사회 규범에 반발감을 가지고 있던 히피들은 새로운 생활 방식들을
개척해 나가고자 했는데, 다양한 채식 옵션이 메뉴에 포함된 식당을 옹호하는 것도 그러한 움직임 중 하나였다. 여러 채식 메뉴는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고 건강한 식단을 추구하는 공동체적 가치 또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까지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시그니처 채식 버거, 지역에서
직접 공수하는 신선한 두부와 템페(tempeh), 여러 브런치 메뉴에 곁들일 수 있는 미소 그레이비까지, 채식의 다채로운 매력을 느끼게 해줄 음식들이 제공되고 있다.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식당인 만큼 고품질의 재료, 지속 가능한 관행,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는 메뉴에 대한 헌신으로 밴쿠버 요리계에서 그 자리를 공고히 한다.
2724 West 4th Ave, Vancouver / thenaam.com
“대공황 속의 혁신적 경영의 산물” The Tomahawk Restaurant (1926)
토마호크는 세계 경제 대공황의 시기에 칙 챔버레인(Chick Chamberlain)이라는
사업가에 의해 문을 열어, 그의 자손들이 물려받아 현재까지도 운영하는 식당이다. 이 레스토랑이 대공황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공유경제의 원리를 활용한 혁신적인 운영 덕분이었다. 공동체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챔버레인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았던 시민들을 위해 모두에게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했고, 심지어 토템폴 등 원주민들이 만든 예술품들을 음식과 교환해 주었다. 이때 수집된 예술품들은 아직도 식당 곳곳에 전시되어 이 식당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또한, 1920년대 당시에는 매우 혁신적이었던 드라이브 인 시스템(주문 후 차 안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을 밴쿠버에 처음 도입한 식당이기도
하다.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도 뛰어난 생존력을 보여주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온 토마호크는 여전히 희망과 회복력의 상징이자 밴쿠버의 역사적인 보물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1550 Philip Ave, North Vancouver / www.tomahawkrestaurant.com
“55년을 이어온 스페인의 맛”
Bodega on Main (1968)
‘Bodega’는 와인을 저장하는 저장소를 뜻하는 단어로, 1968년에 처음 문을 연 이 식당은 밴쿠버에 생긴 최초의 스페인 식당이다.
스페인에서는 와인 한 잔 없이 식사를 하는 경우가 드물다 할 정도로, 스페인 사람들의 술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그 이름에 걸맞게 이 식당에서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20여 종의 와인을 비롯해 이탈리아, 프랑스, 캐나다 등지의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으며, 특히 매장에서 직접
제조하는 상그리아는 손님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곳은 소량의 전채요리인 ‘Tapa’를 밴쿠버에서 처음 선보인 식당이다. 스페인어로 타파(Tapa)는 ‘덮개’라는
뜻인데, 과거 술잔에 파리가 꼬이는 것을 막기 위해 빵이나 작은 접시를 술잔 위에 덮어놓았는데, 이때 빵이나 접시 위에 햄, 생선 등의 안줏거리를 조금씩 올려 술과
함께 먹던 것이 스페인의 전통 요리로 발전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칼라마리와 감바스 등이 대표적이다. 타파스는 양이 많지 않은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여러 새로운 음식을
시도해 보기에 적합하다.
1014 Main St, Vancouver / www.bodegaonmain.ca
UBC K.I.S.S. 13기 하늬바람 학생 기자단
이온유 인턴기자 onyu445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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