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빗나간 ‘고금리 폭락론’··· 글로벌 집값 급반등 이유

차학봉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6-19 09:05

<차학봉기자의 부동산 봉다방>글로벌 집값 반등 논란
지난해 글로벌 집값 폭락을 주도했던 홍콩,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의 주택가격이 반등했다. 지난해 15.6% 폭락했던 홍콩은 1월부터 세달 연속 집값이 상승했다. 코로나로 인한 관광중단 사태가 해소됨에 따라 중국 본토의 수요회복과 경기 회복기대감 등이 작용한 것이다.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올해 5~8% 반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홍콩 집값이 2023년까지 2021년 말 고점 대비 최대 30% 폭락을 전망했다.


◇폭락에서 상승으로 전망 긴급 수정

고점 대비 14% 하락했던 캐나다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5월 주택 가격 지수(HPI)는 전월 대비 2.1% 상승했고 주택 판매량은 전월 대비 5.1%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캐나다 최대 도시인 토론토의 주택 가격(계절 조정)은 5월 3.2% 상승했다”면서 “2022년 2월 시장이 정점을 찍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토론토의 경우 기준 가격은 2월 이후 이미 6.8% 상승했다.

금리인상으로 지난해 7% 정도 집값이 떨어진 호주도 주택시장이 반등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코어로직의 주택지수는 5월 1.2% 오르는 등 세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어로직은 당초 호주의 집값이 올해 10%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최근 시장 상황을 반영, 4% 상승으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금리인상으로 17% 폭락했던 뉴질랜드도 4월 전달 대비 0.3% 올랐다. 한국도 한국부동산원의 실거래 가격지수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는 1월, 수도권과 전국은 2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한국 등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다. 이때문에 금리인상에 취약, 주택가격 하락폭이 크고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전망했었다.

◇미국 서부는 폭락, 동남부는 급등

2022년 6월부터 2023년 1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했던 미국의 경우, 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가 2월과 3월 모두 상승했다. 3월 지수는 2022년 6월 정점보다 3.6%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3월 조사에서 미국 동남부지역 마이애미가 전년 대비 7.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탬파(+4.8%)와 샬럿(+4.7%)도 강세이다. 집값이 급등한 지역은 좋은 기후, 낮은 세금 등으로 이주자가 급증한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서부의 시애틀(-12.4%)과 샌프란시스코(-11.2%)은 낙폭이 크다.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주택가격이 저렴한 지역으로 이주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집값이 급락했다. 2020~2022년 38% 폭등했던 미국 집값은 당초 폭락 전망도 있었지만, 소폭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주택 판매와 신규 주택 판매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6월 기준 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이제 주택 가격이 바닥을 찍고 약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에서 “미국 주택 시장이 펀더멘털을 회복하려면 19.5%의 하락을 경험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폭 하락 조기 반등론이 힘을 얻고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무색해진 폭락 예측, 도대체 왜?

글로벌 집값이 상승세로 전환한 것과 관련,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폭락할 수 있다고 봤지만, 주택 가격이 2019년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2021년 코로나 봉쇄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위한 저금리 정책으로 집값이 폭등했다. 작년부터 본격화된 금리인상으로 2008년 리먼쇼크처럼 집값 폭락 가능성도 거론됐다. 이 잡지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택 가격 폭락으로 내 집 마련을 꿈꿨던 MZ세대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리상승에도 글로벌 주택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8년 리먼쇼크이후 미국은 20%, 아일랜드는 50%까지 집값이 폭락했으며 침체기도 길었지만 이번 하락장은 조기에 종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집값 조기 반등의 비밀은 금리, 공급감소, 이민

집값 조기 안정화의 이유는 뭘까. 첫째 금리 인상의 중단이다. 미국의 모기지 금리는 2020년 2%대까지 내렸다가 작년말 7%까지 급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모기지 금리가 하락세이다. 캐나다와 호주의 주택 가격 상승세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중단 시기와 일치했다. 골드만삭스는 주택 공급 부족, 펜데믹기간의 초과 저축과 가계부채 감소, 이민의 증가 등을 조기반등의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의 경우, 모기지대출이 대부분 고정금리여서 금리인상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반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대부분 주택담보 대출이 변동금리여서 금리인상의 충격이 크다. 그런데도 이들 나라의 집값이 조기반등하는 것은 코로나로 중단됐던 이민의 재개가 주택수요 회복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리먼쇼크때와 달리, 금융위기로 전이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시장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 더블딥 가능성 없나

지난해 3월 기준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건 미국 연준이 6월 5.25%의 금리를 동결시켰다. 연내 2차례 정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어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다. 금리인하는 주택시장의 호재가 될 수 있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하지만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상업용부동산의 부실로 인한 금융기관 연쇄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1분기 오피스 공실률이 12.9%로 치솟으면서 오피스 대출이 많은 중소 은행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이후 재택근무가 정착되면서 오피스 공실률이 높아졌다.

금리 리스크는 여전하다. 미국 연준이 6월 금리인상을 중단했지만, 향후 물가가 오르면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도 있다. 금리를 동결했지만 2020년이전의 초저금리로 되돌아 가기는 어렵다. 한국은 역전세대란의 확산 가능성이 최대의 변수이다.

일부에서는 디블딥(double dip)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2008년 리먼쇼크이후에 한국의 집값은 급락했다가 급반등후 장기 침체하는 이른바 ‘더블딥’ 현상이 발생했다. 호주의 루이스 크리스토퍼 SQM 리서치 상무이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주 주택 시장의 더블딥 침체 가능성이 60% 이상으로 높아졌다”면서 최근의 주택 가격 회복이 가짜 반등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전히 금리가 높고, 경기침체로 인한 실업률 상승 등으로 하반기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모기지 갱신 앞둔 220만 가구, 2년 안에 금리 쇼크
CMHC, “월평균 모기지 상환액 30~40% 증가할 듯”
캐나다 모기지 보유자가 앞으로 2년 안에 ‘금리 쇼크(Interest rate shock)’에 직면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는 9일 주택 모기지 시장 보고서를 통해 모기지...
10월 캐나다 월평균 임대 호가 2149달러 기록
“전년비 11% 올라 두 자릿 수 증가율 보여”
캐나다의 월평균 렌트비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캐나다 임대 순위 조사 사이트인 Rentals.ca가 최근 발표한 전국 임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평균 렌트비는 월...
광역 밴쿠버 부동산, '균형 잡힌 시장'으로 전환
종합 기준가 119만6500달러··· 전달비 0.6%↓
광역 밴쿠버의 집값 상승세가 석 달 연속 둔화 기조다. 부동산 시장이 균형 잡힌 시장으로 전환되기 시작하면서 집값 상승 동력이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광역 밴쿠버 부동산...
스트레스 테스트 통과 기준 ↑··· 소득 증명 ‘진땀’
120만불 집 사려면 연간 25만 가계 소득 벌어야
최근 밴쿠버 지역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집을 사기 위해 필요한 소득 기준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모기지 전문 웹사이트 ‘Ratehub.ca’가 최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택 총가격 전망치 ‘하향 조정’
“전년비 7% 상승··· 거래 둔화에 주춤”
캐나다 주택 가격이 올해 4분기에도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란 새로운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 중개업체 로열 르페이지(Royal LePage)가 12일 발표한 부동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주거용 부동산 기준가격 상승폭 둔화
“계절 비수기에 거래 줄고 매물 쌓인 탓”
광역 밴쿠버의 집값 상승세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계절적 비수기와 함께 재고 물량이 완만히 증가하면서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온 상승폭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광역 밴쿠버 부동산...
포인트 그레이 대저택 5980만 달러에 매물로 나와
▲캐나다 최고가 주택 매물인 밴쿠버 포인트 그레이 주택 (출처= Macdonald Realty) 밴쿠버 웨스트의 한 초호화 저택이 캐나다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매물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
▲Getty Images Bank한국만 집값이 반등한 것이 아니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지난해 20% 전후의 폭락세를 보였던 나라들도 상반기에 일제히 반등했다. 낙폭이 켰던 나라들이 먼저...
각 지자체, 5년 내에 주택 목표치 달성해야
밴쿠버시, 포트무디, 노스밴쿠버 등 포함
조닝 및 승인 절차 간소화 기대
주택난을 겪고 있는 BC주가 주택 공급 속도를 한층 높인다.   26일 라비 칼론 BC 주택부 장관은 향후 5년간 밴쿠버시를 비롯한 BC주 지자체 열 곳에 총 6만103채(housing units)의 주택이...
모기지 금리 상승에··· 소득 입증 어려워져
주택 구입여력 뚝··· “밴쿠버가 가장 심각”
밴쿠버에서 집을 사기 위해 필요한 최소 소득이 무려 연 25만 달러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모기지 전문 웹사이트 ‘Ratehub.ca’가 최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8월 기준...
주택에 임대용 ‘세컨더리 스위트’ 지으면 대출금 탕감
최대 4만 달러 탕감··· 임대료는 시세보다 낮게 받아야
BC주가 주택 내 임대용 분리 거주 공간, 일명 ‘세컨더리 스위트(secondary suite)’를 짓는 주택 소유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18일 데이비드 이비 BC주 수상은 BC 내 주택 공급...
신축 임대 아파트 건설 시 5% GST 면세
“임대 주택 건설 촉진 위한 당근책 제시”
캐나다 정부가 전국의 주택난 위기를 잠재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신축 임대 아파트 건설에 부과되는 상품서비스세(GST)를 면제하기로 했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14일...
전국 월평균 렌트비, 또다시 최고치 기록
8월 기준 월 2117달러··· 밴쿠버가 가장 높아
캐나다의 월평균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최고가 기록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캐나다 임대 순위 조사 사이트인 Rentals.ca가 13일 발표한 전국 임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전년 대비 8.9%, 전월 대비 1.8% 증가
밴쿠버 등 BC주 4개 지역 상위권 차지
캐나다 주거용 임대시장의 평균 호가(asking price)가 7월에 또다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캐나다 임대 순위 조사 사이트인 Rentals.ca가 2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7월 주택 착공 2962건··· 전년비 50% 증가
CMHC “전국 주택시장도 두 달 연속 상승세”
주택 공급의 선행지수라 할 수 있는 신규 주택 건설 지표가 광역 밴쿠버 시장에서 반등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가 최근 발표한 주택건설 현황 보고서에...
고금리에 적응한 탓? 연간 거래량 2년래 최대 증가
가격 상승률도 둔화 조짐··· 평균 66만8000달러 기록
캐나다 주택시장이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택 매매 거래량은 늘고 가격은 둔화되는 등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 부동산 협회(CREA)가 최근 발표한 7월 전국 주택 매매...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