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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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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2-03-28 13:05

김계옥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봄의 햇살이 청아한 아침
오솔길따라 숲으로 들어선다

밤새 드리운 이슬이
초록으로 긴 기지개를 켜더니
어느새 꽃눈으로 여행 떠난다

길섶 들꽃들 분홍빛 연지찍고
연두색 치마 차려입고
까르륵
햇살따라 봄 마중한다

초록 숲에 밀려오는 햇살의 파랑
하얀 꽃 봉오리 살포시 열어
내게 봄 편지를 띄운다

어서 깨어나라고
푸릇푸릇 봄으로 일어서라고
꽁꽁 언 가슴에 꽃 피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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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