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go!), 필”을 외치며 1만명의 갤러리가 필 미켈슨의 뒤를 따랐다. 골프 역사를 새로 쓰는 미켈슨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듯 목청까지 쉰 팬들이 많았다. 18번홀에선 미켈슨을 완전히 에워싼 채 환호성을 올렸다.
신기에 가까운 샷 감각으로 ‘쇼트게임의 마법사’라 불리는 필 미켈슨(미국)이 시계를 거꾸로 돌려 사상 처음 50대에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는 마법을 부렸다. 이날 5번홀 그린 주변 벙커샷을 그대로 집어 넣는 등 여러차례 신기의 쇼트게임 능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그는 장타 능력에서도 20~30대 선수들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16번홀(파5)에선 366야드의 장타를 날려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보다 더 멀리 치기도 했다.
이날 만큼은 타이거 우즈의 그늘에 가려 ‘영원한 2인자’라 불리던 아쉬움을 찾아 볼 수 없는 순간이었다.
다음 달 51번째 생일을 맞는 필 미켈슨(미국)은24일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키아와 아일랜드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PGA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지만 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하며 브룩스 켑카(미국)와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을 2타 차이로 따돌렸다.
미켈슨은 이날 ’메이저 사냥꾼'이라 불리는 스무살 아래 켑카와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 1타차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미켈슨은 1번홀에서 보기를 하고, 켑카가 버디를 하며 선두 자리를 내주는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미켈슨이 2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더블보기로 흔들린 켑카를 제치고 다시 선두로 나섰다. 이후 고비마다 쇼트게임 쇼를 펼치며 추격을 따돌렸다. 16번홀(파5)에선 무려 366야드의 티샷을 날려 버디를 잡으며 2위와 3타차까지 차이를 벌렸다. 17번홀(파3)에선 티샷이 깊은 러프에 빠졌지만 안전한 탈출을 선택해 보기로 막은 것도 노련한 선택이었다. 미켈슨은 18번홀(파4)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벗어났지만 두번째 샷으로 그린에 공을 올려 2타차 승리를 올렸다. 수많은 팬들이 코스에 뛰어들어 함께 환호했다.
미켈슨은 만 50세 11개월로 역대 최고령 메이저 우승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1968년 PGA챔피언십에서 줄리어스 보로스(미국)가 세운 만 48세였다.
미켈슨은 2019년 2월 PGA 투어 통산 44승을 달성한 뒤 2년 3개월만에 우승을 추가해 45승째를 기록했다. 메이저에선 2013년 디오픈에 이어 6번째 우승이다.
50대에 접어든 미켈슨이 이번 대회에서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면 우승한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집중력을 유지하고 샷을 눈으로 보듯 그려보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며 “몸이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라고 털어놨었다.
이번 대회 직전 미켈슨의 세계 랭킹은 115위였다. 23세였던 1993년부터 무려 26년간 세계 랭킹 50위 안을 지키다가 2019년 11월 처음 50위 밖으로 밀렸다. 작년 8월 이후 PGA 투어 대회에서 상위 20위 안에 한 번도 들지 못했고 컷 탈락이 잦았다. 대신 50세 이상이 참가하는 시니어 투어인 챔피언스 투어에는 3차례 나가 2승을 거뒀다.
민학수 기자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밴조선에디터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돈 더 벌어 뭐하게요?” 그 名醫들은 왜 시골 보건소로 갔나
2021.05.22 (토)
의료 인력 부족한 지방에서 인생 2막을 연 의사들
강원 인제군보건소장이 된 허준용 고대구로병원 명예교수는 "대학병원에선 15만원쯤 내야 하는 검사들을 1500원에 해 드리니 산타클로스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김종연...
|
野의원 초청한 5·18 유족회 “추모에 與野가 따로 있나”
2021.05.16 (일)
野 정운천·성일종 추모제 첫 초청 “다른 野의원도 오면 좋겠다” 野 최근 西進정책 펼치며 노력 ’호남 동행' 내걸며 무릎사죄도
5·18민주유공자유족회(이하 유족회)가 17일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추모제에 국민의힘 정운천·성일종 의원을 초청했다. 유족회가 국민의힘 의원을 추모제에 공식 초청한 것은 처음이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 국민통합특별위원장을 맡고 있고, 성 의원은...
|
정년퇴직 하는 날, 당신의 인생도 끝난다면 너무 슬프지 않은가요?
2021.05.15 (토)
[아무튼, 주말] [백수진 기자의 담백] ‘철도원’ 등 이 시대 아버지 대변해온 日 문단 70세 이야기꾼 아사다 지로
화상 인터뷰를 할 때도 정장을 차려 입는 아사다 지로이지만 답변엔 짓궂은 장난기가 배어났다. 그는 “일이 곧 인생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년을 맞이한 뒤 허무함을 느낀다”면서...
|
WHO, 중국 백신 시노팜 긴급사용 승인
2021.05.09 (일)
작년말 화이자 이후 6번째… 비서구권 백신으론 처음
세계보건기구(WHO)가 7일(현지 시각) 중국 국영 제약사 시노팜의 코로나 백신에 대해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지난해 12월 31일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이 첫 WHO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후 6번째이고, 비(非)서구권 백신으로는 처음이다....
|
[오피니언] 위태로운 황혼··· 윤여정에게 꼭 배워야할 것
2021.05.09 (일)
[최재식의 신꼰대론] 늙어도 괜찮을 시대는 오기나 할까
/픽사베이개그우먼 박나래는 지난 3월 유튜브 방송에서 ‘암스트롱’이라는 남성 인형의 옷을 갈아입히며 인형의 손으로 신체 주요 부위를 가리는 등의 행동을 했다가 성희롱 논란이 일어...
|
美 최대 송유관, 랜섬웨어 공격에 멈췄다··· “유가 상승 우려”
2021.05.09 (일)
콜로니얼 파이프라인미국의 대형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모든 시설 운영을 중단했다. 이 회사 송유관은 미 동부 연안 연료의 절반 가까이를 운송하는 만큼 운영 중단이 장기화하면 미국 내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
손흥민, 한 시즌 개인 최다 22호골…리그 득점은 ‘차붐’과 나란히
2021.05.08 (토)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29)이 자신의 한 시즌 모든 공식 경기 최다골 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손흥민은 8일 리즈 유나이티드와 벌인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1로 뒤진 전반 25분 동점골을 넣었다....
|
발사 직후 바다에 풍덩··· 러시아 최신형 미사일의 ‘굴욕’
2021.05.02 (일)
러시아 구축함이 시험 발사한 최신형 함대지(함대지) 순항(크루즈)미사일이 발사 직후 바다에 추락하는 영상이 미국 군사전문 온라인 매체에 의해 공개됐다.미 군사전문 온라인 매체 ‘디펜스 블로그’는 지난달 29일 러시아 태평양 함대 소속 구축함 ‘마샬...
|
커피에는 달콤한 디저트? 매콤짭짤한 어리굴젓과 마셔봐요
2021.05.02 (일)
스타벅스 커피 대사인 이병엽 파트너는 채끝 등심 스테이크에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커피가 잘 어울린다고 추천했다. 이밖에 연어, 버섯 타르트, 디저트 등 각각 코스와 가장 궁합이 좋은...
|
WTO, 5~6일 백신특허 면제 논의… 美정부도 찬반 엇갈려
2021.05.02 (일)
전 세계 코로나 백신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지재권) 보호를 유예하는 방안을 두고 미 정부 내에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조기 종식을 위해 미국이 배타적 특허권 보호를 포기하고 다른 나라들의 복제약 생산을...
|
화성 헬기 4차 비행 성공, 시범 임무도 진행하기로
2021.05.01 (토)
1일 0시 49분 시작한 인저뉴어티 헬기의 4차 비행을 로버 퍼서비어런스의 카메라로 찍었다. 사진 가운데 언덕 위에 헬기가 보인다./NASA화성으로 간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무인 소형...
|
WHO, 모더나 백신 긴급승인···코백스 배분 가능해져
2021.05.01 (토)
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현지 시각)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내렸다. 이에 따라 코로나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해 모더나 백신 배분이 가능해진다. AFP 통신은 “각종 백신의 예방 효과를...
|
[인터뷰] 장필순 “포크 음악의 대모? 완두·냉이 엄마로 살아서 행복하다”
2021.05.01 (토)
음악 접고 낙향한 장필순 제주 생활 16년을 말하다
2005년 6월, 마흔한 살이던 장필순은 음악을 관두기로 결심했다. 그는 1989년 1집 ‘어느새’를 시작으로 16년간 낸 음반 여섯 장이 하나같이 높은 평가를 받은 한국 포크 음악의 대들보 중 한...
|
아카데미 오스카 여우조연상 윤여정 "상 탔다고 김여정 되나"
2021.04.26 (월)
“대본 읽은 세월이 오래됐으니 딱 하면 알죠. 진짜 얘긴가 아닌가. (영화 미나리 대본은) 굉장히 너무 순수하고 진지하고, 나는 진정성이란 단어 쓰기가 싫은데, 진짜 얘기였어요. 대단한...
|
백신·돈풀기 성공한 바이든, 지지율 59%
2021.04.25 (일)
‘취임 100일’ 성과 살펴보니 성인 52% 백신 1회 이상 접종… 4300조원 부양안, 경기회복 기대
23일(현지 시각) 미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 나선 젠 사키 대변인은 “불과 2주 전 코로나 백신을 1회라도 접종한 사람은 미국 성인의 43%였지만 지금은 52%”라고 했다. ‘왜 최근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졌나'란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는 또 ‘2021년 이후의 백신...
|
방송인 줄리안 “대사 부인 폭행, 벨기에 뉴스에도 보도… 창피해
2021.04.24 (토)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이 최근 옷가게 직원을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34)가 “현지에서도 비판 분위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줄리안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벨기에 국적 방송인으로, JTBC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
트럼프 文비판에, 친문들 “노망난 퇴물” “외교王 문재인”
2021.04.24 (토)
2017년 5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아시아판 표지.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 사진과 함께 ‘협상가(The Negotiator)’라는 제목이 붙어있다./타임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지도자로서...
|
인니 잠수함 침몰 확인 ··· 72시간 지나 53명 전원 사망 추정
2021.04.24 (토)
인도네시아 당국은 53명을 태우고 훈련 도중 실종된 해군 잠수함 ‘낭갈라(Nanggala·402)’함이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1일 낭갈라함이 실종된 후 72시간 이상 수색했으나 생존시한이 지나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24일(현지 시각)...
|
우즈, 사고 두 달 만에 처음 사진 공개··· “반려견 벅스와 열심히 재활”
2021.04.24 (토)
타이거 우즈가 사고 두 달 만에 처음 사진을 공개했다. 밝게 웃는 표정의 우즈는 반려견 벅스와 열심히 재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이거 우즈 트위터‘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
[朝鮮칼럼] 20대가 586 권력을 몰아낸다
2021.04.18 (일)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역사학1960년대 한국서 태어난 건 행운 中·北은 문화혁명·김일성 노예1987년 이후 지적 성장 멈추고 음모 정치, 내로남불로특권·특혜 누리는 586 권력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