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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한미연합’ 구축… 日 자동차업계 초긴장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5-22 11:13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들과 ‘전기차 배터리 연합’을 형성하자, 일본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향후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 배터리를 중심으로 부품 공급망이 구축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공급망에서 일본 업체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다.지난 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기차 배터리의 잇따른 한미 연합에 따라 일본의 부품·소재 업체들이 미국 전기차 서플라이체인(공급망)에서 따돌림 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전환으로 자동차 공급망은 배터리와 모터를 중심으로 한 형태로 재조합이 진행될 것”이라며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서 중국과 한국 메이커에 밀리면, 일본의 부품 및 소재 업체들은 기존의 거래를 잃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커지면 배터리에 쓰이는 각종 소재 뿐 아니라 전기모터 등 기타 부품까지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어, 일본 자동차 부품 업계 전체가 타격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각) SK이노베이션은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와 약 6조원을 투자한 배터리 합작 공장 ‘블루오벌SK’를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건설 장소는 미정이지만 2020 년대 중반을 목표로 전기 픽업트럭 60 만대를 만들 수 있는 60GWh 규모다. 포드는 앞서 19 일, 주력 픽업 트럭의 EV 모델 ‘F-150 라이트닝’을 공개했는데, F-150은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픽업트럭으로 지난해 포드의 미국 판매의 40%(78만대)를 차지한 차량이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전기차는 되돌릴 수 없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라며 “중국이 앞서가도록 절대 놔두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미국 전기차 산업 육성 의지를 밝혔는데, 이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미국 국민차로 불리는 포드 픽업트럭 F150의 전기차 모델 'F150 라이트닝'이 지난 19일(현지시각) 공개됐다.

미국 국민차로 불리는 포드 픽업트럭 F150의 전기차 모델 'F150 라이트닝'이 지난 19일(현지시각) 공개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GM과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2012년 미시건주에 배터리 독자공장을 세워 일찌감치 미국에 진출한 LG는 GM과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합작 1공장을 건설중이고, 최근 테네시주에 합작 2공장을 추가로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각각 35GWh 규모의 배터리 1·2 합작공장 건설을 통해 2024년까지 총 7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또 LG는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추가적으로 미국에서 75GW 독자 생산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미국 3위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배터리 기업 3총사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는 세계 1위와 4위 배터리기업인 중국의 CATL과 비야디(BYD)는 미중 갈등으로 사실상 미국에 투자하거나 수출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국 배터리의 세력 확장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의 파트너 자리는 일본 파나소닉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LG와 SK의 공세로 시장 점유율은 단숨에 뒤집어 질 수 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닛산 자동차와 손 잡고 있던 NEC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철수했고, 일본 전지업체 GS유아사가 보쉬와의 배터리 합작을 중단했다. 그나마 도요타와 합작 관계를 유지하며 배터리 사업을 지속해온 파나소닉이 미국에서 테슬라와 손을 잡은 덕에 전기차 배터리 시장 3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테슬라와 파나소닉의 불화설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CATL과 협력하는 등 다른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오른쪽)과 메리 바라 GM 회장이 지난 2019년 합작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오른쪽)과 메리 바라 GM 회장이 지난 2019년 합작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닛산이 미국 테네시에서 전기차 리프를 생산하고 있지만, 연간 1~2 만대 수준”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배터리뿐만 아니라 전기차 자체도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생산 설비가 없는 일본이나 유럽 업체들은 추가 투자 판단을 내려야한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에 큰 관심이 없던데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요해 초기에 소형전지 산업을 이끌던 일본 배터리업체들이 이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파나소닉이 여전히 테슬라와 도요타라는 강력한 자동차업체를 고객으로 하고 있어 일본이 이 시장에서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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