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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장아장 걷는 아이들 노렸다 ‘미국판 조주빈’ 징역 600년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10-04 13:09

600년. 1392년 태조 이성계가 조선 왕조의 문을 연 뒤 27번째 마지막왕 순종 때인 1910년 일본에 강제 병합되며 멸망하기까지 시간이 전부 지나고도 82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세월이다. 이 기간동안을 온전히 감옥에서 복역하며 죄를 뉘우치라는 법원 판결이 미국 법원에서 나왔다. 죄수는 걸음마를 겨우 떼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만든 파렴치범이었다.

현지 사법당국과 언론들이 공개한 매튜 밀러의 사진
현지 사법당국과 언론들이 공개한 매튜 밀러의 사진

미 앨라배마주 북부 연방 법원의 L. 스콧 쿠글러 수석 판사는 지난 1일 어린이 성착취 혐의로 기소된 매튜 밀러(32)에게 징역 7200개월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매튜 밀러는 수감된 뒤 632살 때나 출옥할 수 있게 된다. 현존하는 세계 최장수 척추동물로 알려진 그린란드 상어의 수명도 400살이다. 불로장생술을 터득하지 않는한 살아서 사회에 복귀할 방법은 없다.

사실상 종신형이나 다름없는 이번 양형에는 그만큼 어린이 성착취범에 대한 엄단 의지가 깃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어린이·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착취 범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로 간주된다. 성칙취물의 제작·유통·소지자 모두 중형을 선고받는다. 밀러에 대한 양형은 그중에서도 엄하다. 이는 피해자들이 최소한의 방어능력도 없는 아주 어린 유아들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밀러는 어린이 성착취와 관련한 20개의 혐의로 기소됐다. 다섯살 미만의 어린이 두 명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밀러가 소지하고 있던 전자기기를 포렌식 기법으로 분석해 아이들을 상대로 만든 성착취물 사진 102장을 찾아냈다. 판결 후 “이 사람이 자연 생을 모두 옥중에서 살아갈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말할 정도로 수사팀은 치를 떨었다. 밀러는 지난해 10월 재판에서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했지만, 엄벌을 피해가지 못했다.

수사팀은 밀러를 ‘어린이 포식자(Child Predator)’라고 지칭하면서 “가장 순수하고 연약한 존재인 어린아이들을 찾아다니면서 희생물로 삼았다”고 질타했다. 앨라배마 북부 연방검찰청 프림 에스칼로나 검사는 “이번 판결은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범죄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도에서 처벌받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수사에 참여한 FBI 조니 샤프 주니어 요원은 “밀러가 저지른 역겹고 소름끼치는 범죄는 이 아이들의 유년시절을 통째로 강탈해갔다”고 말했다.

어린이·청소년 성착취물이 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미 법무부는 2006년부터 ‘안전한 유년기 프로젝트(Project Safe Childhood)’라는 이름으로 FBI, 검찰, 경찰 등 사법기관의 협업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린이·청소년 상대 성착취물 범죄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달 초에는 필라델피아에서 7살 아이를 상대로 몹쓸짓을 하고, 성착취물 11여만장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된 아치 키슬링(25)이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또 미 전역에서 어린 아이들을 조직적으로 유인해 성착취물을 만들고 유포한 기업형 조직이 적발돼 조직원 10명에게 법원이 최대 징역30년까지 선고했다.

오래전 저지른 범죄가 집요한 수사 끝에 전모가 드러나며 단죄된 사례도 나왔다. 앨라배마 버밍햄에서는 56세의 의사 로널드 타이 영 문 주니어가 성착취물 제작·소지 등의 혐의로 30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12년까지 자신의 집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웃이나 손님 중 어린 소녀들을 몰래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은밀하게 찍은 화면과 각종 성착취 동영상이 VHS 테이프 담긴 채 비밀 공간에 보관돼있었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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