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코로나 돌연변이, 우한 때보다 감염력 10배 세졌다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10-03 12:23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난해 말 처음 중국에 나타난 것보다 지금은 인체 감염력이 10배 이상 높아졌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입증됐다. 과학자들은 돌연변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표면 단백질을 결합하는 능력이 더 발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1일(현지 시각)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사람 세포와 햄스터 대상 실험에서 감염력이 훨씬 강하다는 사실이 잇따라 확인됐다”고 밝혔다.

올 2월 과학자들은 코로나 감염증을 유발하는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2(SARS-CoV-2)’가 인체 세포에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D614G’로 명명된 이 돌연변이가 이후 유럽과 북미, 아시아로 퍼져 지금은 코로나 감염 환자의 대부분에서 발견된다.

◇돌연변이로 바이러스의 감염력 높아져

네이처지는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대의 랄프 바릭 교수 연구진과 텍사스대의 페이-용 시 교수 연구진이 각각 논문 사전 출판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에 최근 코로나 환자들에게서 발견되는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만들어 인체 세포와 햄스터에 대한 감염력이 훨씬 높아졌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노스 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은 지난달 29일 바이오아카이브에 실험실에서 D614G와 일반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비교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돌연변이 바이러스는 전자현미경으로 본 외형은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코와 기도 상피세포에 일반 바이러스보다 더 많이 감염됐다.

특히 D614G 돌연변이 바이러스와 일반 코로나 바이러스를 동시에 상기도 상피세포에 주입했더니 나중에 배양 세포에서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10배나 더 많이 발견됐다. 그만큼 감염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코로나 환자 중 D614G 돌연변이 바이러스 검출 비율. 6월 말이 되면 환자 대부분에서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네이처
코로나 환자 중 D614G 돌연변이 바이러스 검출 비율. 6월 말이 되면 환자 대부분에서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네이처

◇복제 과정에서 불량 적고 생산성 증대

텍사스대 의대 연구진도 지난달 2일 바이오아카이브에 “인체 세포와 햄스터 감염 실험 결과 D614G 돌연변이가 일반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10배 이상 감염력이 높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허파 상피세포 감염 실험에서 48시간 후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일반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2.4배나 더 많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반면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인 RNA는 비슷하게 발견됐다. 연구진은 “RNA 대비 바이러스 입자 비율을 볼 때 D614G 돌연변이의 감염력이 10배 이상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정용석 경희대 교수는 “부품인 RNA는 비슷한데 최종 제품인 바이러스 입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돌연변이가 복제 과정에서 불량품이 적고 생산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단순히 생산성만 높아진 게 아니라 세포 침투 능력도 배가 되는 기술 발전을 이뤄 종합적으로 감염력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전자 설계도의 글자 하나 차이

그렇다면 돌연변이 바이러스는 원래 바이러스와 얼마나 다를까. 단백질은 20가지의 아미노산 조각들이 연결된 형태다. 각각의 아미노산은 유전자를 구성하는 물질인 염기 3개가 연결된 순서로 결정된다. 즉 생명체는 유전자의 염기서열 정보에 따라 특정 아미노산들을 연결해 원하는 단백질로 만든다.

코로나 바이러스 돌연변이 D614G의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 유전자의 염기 하나가 달라지면서 스파이크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아스파르트산(D)이 글리신(G)으로 바뀐다(위). 그 결과 스파이크의 구조가 열린 형태가 되고 감염력이 높아진다(아래)./네이처
코로나 바이러스 돌연변이 D614G의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 유전자의 염기 하나가 달라지면서 스파이크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아스파르트산(D)이 글리신(G)으로 바뀐다(위). 그 결과 스파이크의 구조가 열린 형태가 되고 감염력이 높아진다(아래)./네이처




미국 듀크대의 데이비드 몬트피오리 교수와 로스앨러모스 국립

연구소의 베트 코버 박사 연구진은 지난 3월 코로나 감염 환자에서 추출한 바이러스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614번째인 아스파르트산(D)이 글리신(G)으로 바뀌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614번째 아미노산 D가 G로 바뀌었다고 D614G라고 이름 붙였다.

연구진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구성하는 염기 2만 9903개 중, 단 하나가 달라지면서 이 같은 돌연변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설계도의 글자 하나가 바뀌면서 최종 제품이 완전히 달라진 것과 같다.

돌연변이 바이러스는 올 초에는 미미하다가 봄부터 유럽과 북미, 아시아로 퍼지기 시작했다. 3월부터 코로나 환자의 절반에서 나타나기 시작해 6월까지 75%로 급증했다. 지난 8월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감염력이 10배 강해 수퍼 전파자에 의해 쉽게 퍼질 수 있는 D614G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스파이크 단백질 변화로 결합력 증가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감염력이 더 높아진 구체적인 원인도 속속 밝혀졌다. 미국 매사추세츠 의대의 제러미 루반 교수 연구진은 지난 6월 발표한 논문에서 D614G 돌연변이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가 닫힌 형태에서 열린 형태로 바뀌면서 숙주 세포에 더 잘 결합하게 됐다고 밝혔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에 스파이크 단백질을 결합해 침투한다. 최근 스파이크에 돌연변이(붉은 원)가 발생하면서 전체 구조가 닫힌 형태에서 열린 형태로 바뀌고, 그만큼 세포 결합력이 강해진 것으로 밝혀졌다./미 매사추세츠 의대
코로나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에 스파이크 단백질을 결합해 침투한다. 최근 스파이크에 돌연변이(붉은 원)가 발생하면서 전체 구조가 닫힌 형태에서 열린 형태로 바뀌고, 그만큼 세포 결합력이 강해진 것으로 밝혀졌다./미 매사추세츠 의대

또 텍사스대 의대 시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2일 바이오아카이브논문에서 원래 형태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체 세포 감염 실험에서 D614G 돌연변이보다 스파이크 단백질 절단 효율이 20~30% 떨어졌다고 밝혔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절단해 한쪽은 숙주 세포와 결합하고 다른 쪽은 바이러스의 외피와 숙주 세포의 세포막을 융합시킨다. 단백질 절단 효율이 높으면 그만큼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력이 강해진다는 의미다.

정용석 경희대 교수는 “결국 D614G 돌연변이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에 부착한 뒤 내부로 진입하는 과정의 성공률을 높여 감염 효을을 상승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입력 2020.10.12 01:0611일(현지 시각) 프랑스오픈 통산 13번째 우승을 차지하고 환호하는 라파엘 나달. /로이터 연합뉴스라파엘 나달(세계 2위·스페인)이 13번째 프랑스 오픈 우승컵을 들어...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가 사흘 만에 100만명 이상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0일 전 세계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38만3359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전날 35만5244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지 하루 만에 더 큰 폭으로 환자가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 환자가 가장...
이라크에서 신항만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대우건설 간부가 숨진 채 발견돼 이라크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10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州) 알포(Al Faw) 신항만 건설을 담당하는 대우건설 고위 간부 A씨가 9일 오전 바스라 지역 기업...
입력 2020.10.10 09:17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코로나 19 치료를 받고 백악관으로 돌아 가기 위해 월터 리드 국립 군 의료원을 나서고 있다..AP 연합뉴스백악관 내 행사로 대규모...
‘바다가 보이는 인생 사진 명소.’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경남 거제시 ‘매미성(城)’에 대한 설명이다. 설명은 이렇게 이어진다. ‘2003년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은 시민...
입력 2020.10.10 09:53토마스 오헤야 킨타나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UN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서해상에서 실종됐다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사건과 관련한 공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를 위한 약물 투여를 중단했다고 9일(현지 시각) 밝혔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각)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캐나다 밴쿠버에서 대낮에 사업 파트너이자 친척이었던 중국 재벌을 살해하고 시체를 108 토막낸 중국인이 10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유부남이기도 했던 사업 파트너가 “당신 딸과...
여름 휴가철부터 다시 번지기 시작한 유럽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제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영국·프랑스·네덜란드·벨기에가 나란히 가장 많은 하루 확진자 기록을 썼다.영국...
600년. 1392년 태조 이성계가 조선 왕조의 문을 연 뒤 27번째 마지막왕 순종 때인 1910년 일본에 강제 병합되며 멸망하기까지 시간이 전부 지나고도 82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세월이다. 이 기간동안을 온전히 감옥에서 복역하며 죄를 뉘우치라는 법원 판결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각)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군 병원 회의실에서 셔츠 차림으로 집무하고 있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상을 떠났다고 르푸앙 등 현지 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1세다.다카다 겐조의 2018년 당시 모습 /AFP...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미국 대통령 후보 간의 첫 토론은 말 끊기와 인신공격으로 얼룩진 ‘혼란’ 그 자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작부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발언을 중간에 끊고 끼어들기 일쑤였다. 사회자인...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난해 말 처음 중국에 나타난 것보다 지금은 인체 감염력이 10배 이상 높아졌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입증됐다. 과학자들은 돌연변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군(軍)병원에 입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증 코로나 환자에게 치료 효과를 보인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 투약을 시작해다고 백악관이 2일(현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EPA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입력 2020.09.28 08:21지난 8월 23일(현지 시각) 오후 미 위스콘신주(州) 커노샤의 한 주택가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운데)가 차량으로 향하자 경찰이 그에게 총을 겨누며 쫓아가고...
입력 2020.09.28 09:42/AFP 연합뉴스미국 연방법원이 27일(현지 시각) 중국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에 대한 정부의 다운로드 금지 행정명령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중지시켰다....
미국 정부가 해외 유학생 비자 유효기간을 최장 4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이란 등 일부 국가 유학생에게는 최장 2년을 적용할 방침이다.미 국토안보부는 24일(현지...
입력 2020.09.27 15:51뇌를 파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미 CDC미국 남부 텍사스주(州)의 한 상수도에서 뇌를 파먹는 아메바가 검출됐다.텍사스주 남동부 레이크 잭슨시는...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