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텍사스주(州)의 한 상수도에서 뇌를 파먹는 아메바가 검출됐다.

텍사스주 남동부 레이크 잭슨시는 26일(현지 시각) 도시의 수돗물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라는 아메바에 오염됐다면서 재난사태를 선언하고 주정부 차원의 응급 대응을 요청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전날 밤 텍사스 환경 품질위원회는 텍사스주 남동부 상수도에서 이 아메바를 발견해 레이크 잭슨시를 비롯 8개 도시에 물 사용 주의보를 발령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일반적으로 토양이나 호수, 강, 온천 등의 따뜻한 물에서 지낸다. 이 아메바가 인체에 유입되면 사람의 코를 통해 뇌까지 기어들어가 뇌수막염 등 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

밥 시플 시장은 이날 성명에서 “레이크 잭슨시는 오염된 식수로 인해 생명과 건강, 재산에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주민 2만7000명에게 수돗물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앞서 지난 8일 레이크 잭슨시는 6살 아동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돼 입원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아동은 시청 인근 분수대나 자택에서 나온 수돗물을 통해 아메바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 도시 수돗물을 검사한 결과 11개 샘플 중 3개에서 이 아메바에 대한 양성 반응이 나왔다.

CDC에 따르면 이 아메바 감염은 매우 드물지만 치사율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962∼2018년 미국 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145명이다. 이중 4명만 살아남았다.

임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