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의 베리 크릭 지역에서 산불로 죽은 사슴.  /EPA 연합뉴스
미 캘리포니아의 베리 크릭 지역에서 산불로 죽은 사슴. /EPA 연합뉴스
오리건주 에스타카다에서 12일 한 남성이 산불로 폐허로 변한 집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오리건주 에스타카다에서 12일 한 남성이 산불로 폐허로 변한 집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서부 산불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 지역이 12일(현지 시각) 총 100여 건의 대형 산불로 폐허가 되고, 콜로라도·아이다호·유타·몬태나주 일부도 영향권에 들었다. 현재까지 피해 면적은 1만9125㎢로,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19%에 달한다.

최근 한 달 새 서부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까지 33명으로 집계됐다. 12일 오리건에서는 불에 탄 자동차 안에서 13세 소년이 개를 끌어안은 채 숨져 있는 등 6명이 사망했다. 오리건주에서는 최소 수십 명이 실종된 상태여서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 주에선 주민의 10%인 50만여 명에게 대피 준비 경고가 내려진 상황이다. 옷도 제대로 걸치지 못한 채 도망치는 등 삶의 터전을 잃은 수십만 명이 재해 난민으로 전락할 처지라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주 역사상 피해 규모가 1위, 3·4위인 산불 등이 한꺼번에 일어나고 있다. 캘리포니아 총 피해 면적은 지난해의 26배로, 이는 이번 서부 산불의 65%를 차지한다.

재만 남은 마을… 오리건州, 주민 50만명에 대피준비 경고 - 12일(현지 시각) 미국 서부 오리건주 탤런트에서 발생한 산불로 가옥들이 불에 타 재만 남아있다. 미 서부 지역에서는 최근 한 달 동안 산불로 인해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19% 수준인 1만9125㎢가 불에 탔다.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까지 33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AFP 연합뉴스
재만 남은 마을… 오리건州, 주민 50만명에 대피준비 경고 - 12일(현지 시각) 미국 서부 오리건주 탤런트에서 발생한 산불로 가옥들이 불에 타 재만 남아있다. 미 서부 지역에서는 최근 한 달 동안 산불로 인해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19% 수준인 1만9125㎢가 불에 탔다.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까지 33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AFP 연합뉴스

서부 전역에서 소방관 수십만 명이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오리건주에는 자매결연을 한 남미 멕시코의 소방대원들까지 도착했다. 다행히 12일 오전부터 바람이 잦아들고 습도가 높아져 불길을 잡는 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나 산골 마을부터 도심까지 뒤덮은 매연으로 실종자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또 대기질 악화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확산에 더욱 악재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피해 지역에서는 ‘인종 차별 시위를 벌이는 극좌 단체가 방화했다’ ‘지역 소방서와 경찰이 화재 진압과 주민 보호 의무를 팽개치고 자원을 빼돌리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소셜미디어에서 일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11일 이런 주장이 허위라고 밝혔고, 페이스북은 관련 게시물들을 삭제한다고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의 매클라렌 공원의 화재 현장을 처음 찾기로 했다. 애리조나·네바다 등 서부 경합주 유세를 위해 찾는 길에 들른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등 서부 3주는 전통적 민주당 텃밭이라 트럼프가 일부러 찾지 않던 곳이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산불이 이어진 최근 한 달여간 온갖 정치적 발언을 쏟아내면서도 유독 산불 피해에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산불은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이 최근 몇 년간 관리를 소홀이 한 탓”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