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백악관에서 미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백악관에서 미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 캠프가 선거 자금 부족으로 TV 광고를 철회해 공화당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8월 10일부터 이달 7일까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캠프는 9000만달러(약 1068억원)를 TV 광고에 썼는데, 트럼프 대선 캠프가 지출한 자금은 5분의 1인 1800만달러에 불과했다. 특히 대선을 결정할 경합 주 TV 광고에선 트럼프 측이 크게 밀렸다. 예를 들어 같은 기간 미시간에선 바이든 측이 930만달러를 쓰는 동안 트럼프 측은 17분의 1 수준인 56만달러만 썼다. 펜실베이니아에선 1770만달러 대 610만달러, 플로리다에선 2050만달러 대 780만달러의 비율로 트럼프의 광고는 바이든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WP는 바이든의 압도적인 TV 광고 공세 때문에 “공화당 인사들과 주요 기부자들이 우려하는 전화가 트럼프 대선 캠프에 쇄도하고 있다”고 했다.

TV 광고에서 이 같은 격차는 트럼프 대선 캠프의 자금 부족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바이든 캠프는 전국적으로 따로 사무실을 꾸리지 않고 있는 반면, 트럼프 대선 캠프는 무려 280개의 사무실을 만들고 대규모 인력을 운용 중이다. 8월 트럼프 캠프는 2억1000만달러를 모금한 반면 바이든 캠프는 3억6450만달러를 모금했다. 바이든 캠프가 TV 광고에 쓸 현금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자금 부족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더 필요하다면 개인적으로 돈을 낼 것”이라며 사재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1억달러의 개인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TV 광고 철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스타일이 기존 방식과 다르기 때문이란 해석도 있다. 2016년 대선 때도 트럼프 대선 캠프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캠프에 비해 선거 자금을 58%만 쓰고도 이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이슈를 몰고 다녀 따로 TV 광고를 할 필요성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