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의류 브랜드 구찌 창업주의 증손녀 알렉산드라 자리니/트위터
고가 의류 브랜드 구찌 창업주의 증손녀 알렉산드라 자리니/트위터


고가의 의류 브랜드 구찌(GUCCI) 창업주의 증손녀이자 상속녀가 어린시절 계부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 시각) 알렉산드라 자리니(35)가 “6살 때부터 계부로부터 성추행과 구타 등 학대를 당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자리니는 구찌의 창업자인 구찌오 구찌(1881~1953)의 증손녀이자 구찌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 낸 알도 구찌(1905~1990)의 외손녀이다. 그가 제기한 소송의 상대는 계부 조셉 러팔로 뿐만 아니라 어머니 패트리샤 구찌, 할머니 브루나 팔롬보 등 세 명이다.

NYT가 입수한 법원 문건에 따르면 미국 디스코 밴드 프린스 앤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매니저로 일했던 러팔로는 자리니가 6살 때부터 그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당시 악몽을 꾼 자리니는 어머니가 자고 있는 침대에 파고 들었는데, 그날부터 러팔로가 성추행을 했다.


알렉산드라 자리니의 친어머니 패트리샤 구찌(왼쪽)와 계부 조셉 러팔로/트위터
알렉산드라 자리니의 친어머니 패트리샤 구찌(왼쪽)와 계부 조셉 러팔로/트위터


나이가 들수록 학대의 정도는 심해졌다. 러팔로는 자리니에게 침대에 알몸으로 함께 올라갈 것을 강요하고 스킨십을 요구하는 등 성폭행에 가까운 성추행을 일삼았다.

자리니는 코카인과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러팔로가 자신을 폭행하며 마약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자리니는 친어머니인 패트리샤 구찌와 할머니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성적 학대를 방조하고 은폐했다는 것이다. 패트리샤는 과거 구찌 광고 캠페인에 출연한 바 있고, 19세 때부터 이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했고, 구찌 브랜드 홍보 대사로도 활동한 인물이다. 자리니 측 주장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는 남편 러팔로가 알몸 상태인 자리니를 동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도록 허락했으며, 정기적으로 자리니를 구타했다.

또 자리니가 16세 쯤 그의 할머니가 “계부가 성추행하고 있냐”고 묻더니 “발설하지 말라”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소장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구찌 이름을 훼손하고 잠재적으로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은폐를 지시했다. 자리니는 자신이 20세 쯤일에도 이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어머니에게 이야기하자 “가문의 수치”라며 “마약 중독자로 낙인찍힐 것이고 가문에서 쫓겨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속에서 제외될 것”이라 언급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라 자리니의 친어머니 패트리샤 구찌. /트위터
알렉산드라 자리니의 친어머니 패트리샤 구찌. /트위터


이 사건이 밝혀지자 어머니는 NYT에 “러팔로가 자리니에게 준 고통에 대해 깊이 사죄한다, 그가 딸에게 한 일은 변명할 수 없는 일이고 딸이 2007년 9월 이 내용을 공개했을 때 충격을 받았다”고 성명을 보냈다.

하지만 자신은 “사건을 알게된 즉시 러팔로와 이혼 절차를 밟기 시작했고, 가족 상담을 통해 정신적인 치료를 시작했다”며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 즉 자리니의 할머니에 대한 혐의는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러팔로 측 변호사는 “혐의를 격렬하고 단호하게 부인한다”고 했다.

학대가 끝난지 10년 이상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소송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자리니는 NYT에 “러팔로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어린이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며 “잠재적으로 다른 아이들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구찌 가문은 1993년 브랜드를 매각해 현재 구찌 브랜드의 경영과는 관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