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고문
강가에 쪼그려 앉아 물소리 듣는다
은하에서 돌아 나와 강물 속에 이르는 길
잠들지 못하는 물고기들이
달꽃 흐르듯 물결 짓는다
물고기 울음소리인가
달빛 울음소리인가
지느러미 파닥이는 소리에
내 귀청 한 쪽이 무너진다
강가에 쪼그려 앉아 나를 듣는다
먼 길 돌아온 길, 돌아가야 할 길
아득한 날개로 달에게 묻는다
강물도 달빛도 말이 없다
하얗게 부서지는 별 꽃처럼
둥둥 홀로 떠가는 둥근 입술 하나
신들이 놓고 간 죄의 씨앗 하나
침묵의 신들이 하얗게 나를 지우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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