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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어머니처럼

박명숙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10-02 09:30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수필
어머니를 그리워하지 않는 자식이 어디 있으랴 마는 이곳 캐나다에서 살다 보니 어머니를 향한 마음이 더욱 진 하게 와 닿는다.
“언니! 어머니 팔순 때는 그 동안 건강하게 지켜 주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 하여 친지들을 모시고 감사 예배를 드리기로 했어요. 언니도 함께 참석 하면 좋을 텐데”. 기도원 사역의 바쁜 일정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막내 동생의 전화이다. 작년에 어머니와 함께 이곳 캐나다에 와 나의 생활을 낱낱이 보아 알기에 강요 하지 못 하고 여운 만 남긴다.
80년 세월의 어머니를 생각 하니 함께 했던 지난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마을 입구에 있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부모님은 오고 가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식사 하는 것을 즐겨 하셨다. 그것이 나는 불만이었다. 우리 가족끼리만 식사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관심은 우리들 보다는 다른 이에게 가있는 것 같아 속이 상했다.
명절 때면 어머니는 떡을 정성스럽게 하여 먹음직스럽고 좋은 떡은 이웃 집에 나누어 주는 심부름을 시키곤 했다. 그리고 볼품없는 부스러기 떡은 우리가 먹어야만 했다. 늘 좋은 것을 보면 남을 먼저 생각 하는 어머니가 싫어 나는 이 다음에 커서 절대로 어머니 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 했는데 내 지나온 삶을 돌아 보니 나 또한 꼭 울 어머니 처럼 살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사택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온다. 식사 때가 되면 함께 식사를 나누는 기쁨이 큰 즐거움이다. 우리 아이들도 예전에 나처럼 우리 가족만 식사하자고 말 한다. 꼭 어렸을 때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좋은 것이 있으면 내가 소유 하기 보다는 주고 싶은 사람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니 얼른 줄 수 밖에 없다. 주고 나서 행복 해 하는 내 모습은 어머니를 닮았다.
내 딸도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나에게 말한다. 학교 다니면서 힘들게 아르바이트 하여 모은 용돈으로 화장품이나 향수를 내게 사다 주곤 한다. 나는 내가 사용 하기 보다는 누군가에게 선물 하는 것이 더 기쁘다. 어느 날 선물을 포장 하는 내 모습을 보던 딸이 “엄마! 또 누구에게 선물 하려고요? 제발 엄마가 쓰세요” 하고 볼멘 소리를 한다. 그러나 내 딸 역시 나처럼 살 거라고 나는 확신 한다. 좋은 것을 보면 “엄마! 이거 누구에게 선물 할까?” 라고 나에게 묻는 것을 보면…
어머니는 부지런하다. 새벽부터 밤 늦도록 집안일 뿐만 아니라 농사일까지 손수 다 하신다. 자식들은 어머니가 좀 편하게 지내시길 원 하였지만 일하지 않고 가만 있으면 온 몸이 아프다면서 일을 해야 건강 하단다. 작년에도 이곳 밴쿠버에 오셔서 텃 밭에 상추 쑥갓 깻잎 고추 등을 열심히 가꾸고 새벽에 일어나 고사리를 따서 말리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 집에 찾아 오는 많은 사람 들은 나를 향하여 혼자서 이 많은 일들을 어떻게 감당 하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힘들다는 생각 보다는 즐거움으로 감당하는 내 모습을 보며 나 또한 어머니를 많이 닮았다.
 어머니는 기도 하시는 분이었다. 잠들어 있는 우리 곁에서 눈물로 기도 하는 어머니를 자주 보았다. 어머니의 기도 소리에 잠이 깨곤 했지만 방해 되지 않도록 베개에 얼굴을 묻고 소리 없이 따라 울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새벽 기도를 따라 다니며 들었던 어머니의 기도 소리가 지금도 귓전에 생생 하게 들리는 것 같다. 목사님과 교인들을 위하여 기도 하신 후 우리를 위해서 기도 하셨다.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도 우리 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먼저 기도 하는 어머니를 불평했던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나 또한 내 자녀들을 위한 기도 보다는 남을 위한 중보 기도 시간이 훨씬 많은 것을 부인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으신 하나님은 남을 위하여 먼저 중보 하시는 어머니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 팔 남매 모두를 하나님의 축복 속에서 살게 하셨다. 또한 하나님은 다른 사람을 위한 나의 중보 기도 들으시고 내 자녀들을 복되게 키워 주시는 것을 보니 감사 하지 않을 수 가 없다.
이제 살아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어머니에게 효도 하는 것은 어머니의 기도 유산을 이어받아 더 많이 기도 하는 딸이 되는 것이리라.
80세가 되신 어머니는 오늘도 새벽기도회 나가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교회들을 위하여, 주의 종들을 위하여, 자녀들을 위하여 성전에 엎드려 밤을 세우며 기도 하고 계시리라.
“어머니! 감사 해요. 어머니의 기도가 있었기에 지금 내가 하나님의 일을 감당 할 수 있어요.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나게 하신 것도 큰 축복이고요, 어머니! 사랑 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시면서 더 많은 기도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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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박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