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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5-09-11 17:07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늙은 허수아비 휘두르는 날갯짓에
           조반 먹으러 달려들던 참새들
           몸을 날려 도망한다

           실어증인 허수아비
           너무 멀리 가지마라 새들아
           배고프면 지는거다

           기차도 서지 못하고 두고 가는 마을
           별 실수 없이 벼이삭은 익어가고
           밥술이나 먹으면 다행이라고
           허수아비는 밝아진다

           폭염은 어디서 오느냐
           불덩어리 노을은 더웁고
           비바람의 여신은 어디 있더냐
           천둥 번개 구름비는 쌀알에 매몰되었다

           한 해에 하나씩 아이를 낳아
           품꾼으로 풀어놓은 지혜로운 아낙이여
           식구들 주렁주렁
           누울 집으로 돌아가는 해질 녘
           아드윽히 풍년제의 노래가 가득한 들판
           이 그리운 9월에

           지붕에 올라서면 보일까
           신작로 너머 저 먼먼 도시의 낙엽 길 그리고
           그 길의 가을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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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은 허수아비 휘두르는 날갯짓에           조반 먹으러 달려들던 참새들           몸을 날려 도망한다           실어증인 허수아비           너무 멀리 가지마라 새들아           배고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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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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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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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