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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 그 강변 2019.05.21 (화)
메트로 타운을 떠난       한 떼의 지하철이       톱밥 냄새 수북한 수풀 건너       강변으로 치달았다       노을 꽃 무더기로 서녘 하늘에 걸려       서러운 허공       내 무슨 염치로 이 황홀한 삶을 거절하랴       흔들리다가        흔들리다가 내 집으로 뛰어든 그대 강물이여       강물만큼 나를 기다려준 이도...
김영주
굳 바이, 12월이여 2019.01.04 (금)
눈처럼                희고 죄 없는 세상 살지 못했습니다               그리움 하나 가지고               어딜 헤매고 다닌건지               죽도록 그리운 시만 써댔습니다               당신의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내려와               어디 계시는지요         ...
김영주
풀밭에서 2018.08.21 (화)
나는 365일, 365편의 시를 쓰고 싶다             등 푸른 풀잎에 누워             온 몸이 싯퍼런 풀 냄새로 젖은              그런 시를 쓰고 싶다             삶이 생을 으깨고 짓누를 때             내 영혼의 집을 헐어서라도             시 정신이 맑은 어여쁜 시를 쓰고 싶은거다         ...
김영주
강물처럼 살다가 2018.04.23 (월)
            이 땅에서 실향민으로 30년 ,  세월이 갔다            참으로 갈 곳이 없는 때도 있었다            무일푼처럼 허전한 때도 있었다            그럴 때 나는 노동 사이 사이            흙바람 부는 조국을 바라보며            시를 써댔다           시인이여, 시인이여 그대         ...
김영주
아아, 12월 2017.12.18 (월)
몇번씩 듣고 들은 얘기 중에 이런 아름다운 장면도 있네   제자들의 발발발 ,열두 명의 그 맨발을 갈릴리 바다 소금물로 마알갛게 씻어주신 12월의 예수님   1월 2월 ...11월 모두 다 가고 , 12월   용서는 사랑 만큼이나 아파야 한다고 거리엔 모두가 예수로 넘쳐나는데 종탑에 걸터 앉은 캐롤은   먼먼 지구 밖으로 흘러내리는데 나는 왜 늘 사랑과 용서를 구걸하며 사는가   우리는 고쳐야 할 것이 많은 인간이다 우리는 버려야 할...
김영주
8월, 해변에서 2017.08.04 (금)
바다와 내가단 둘이4박 5일 동거를 한다외로운 것이 사람 뿐이랴외로운 것이 바다 뿐이랴흙 투성이 내 발이라도 씻어주고 싶어서파도는 저리도 달려드는데물처럼 쓰고 싶었던사랑 욕망 지폐꿇어 앉히고아름다운 밥을 먹고도아름다운 말을 할 줄 모르는 나도꿇어 앉히고바다와 나는수평선 그 먼 데까지 나가한참을 울었다
김영주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이 세상 모든 자식들을 위해스스로 길이 되고저낮게 아주 낮게 엎드리고 또 엎드린다천개 만개의 생각으로 우리를 키우시고손가락 열개로 작은 세상을  만들어 주시고 그리하여 아무것도 아닌 것에 이르러엉엉 울어보는 어머니어디를 건드려도 젖은 눈물이 되는 어머니 어머니요람에서 걸어나와 어느날 측백나무 허리 둥치만큼훌쩍 커버리면 어느새 우리는 집을 떠날 때가 온 것이다어머니의 유리창에 보고싶다고 그...
김영주
사랑의 저 편 2016.12.10 (토)
               시인의 방에 알 전등이 꺼지고               구 시대의 유물 같은 나의 시들은               잠이 든다               꽃 한 송이 값도 못되는 내가               꽃이 되어 네 곁에...
김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