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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라’ 비명, 흙 뒤집어쓴 학생들 뛰쳐나와

김형원 기자 wo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7-26 22:45

산사태는 순식간에 벌어졌다. 지난 26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골짜기 곳곳에서 토사가 쏟아졌다.

 
춘천시 신북읍 소양강댐 입구에 있는 펜션들은 물을 머금은 흙더미의 압력을 견뎌내지 못했다. 3~4채는 뿌리가 뽑힌 것처럼 길 건너편까지 떠내려갔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나머지 펜션에도 앞뒤로 붉은 흙이 가득 밀려들었다. 삽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펜션에서 잠을 자던 투숙객들은 미처 대피할 겨를이 없었다.


 
이상철 천전3리 이장은 “흙으로 뒤덮인 집에서 머리부터 흙을 뒤집어쓴 학생들이 뛰쳐나왔다”면서 “계속해서 천둥이 내리쳐 주민들은 학생들의 비명을 듣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춘천소방서 관계자는 “사망자는 잠을 자고 있다가 그대로 토사에 묻힌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흙에 잠긴 펜션들은 대부분 단층이어서 인명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1시30분께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인근 주택이 산사태로 매몰돼 119구조대원이 매몰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현장에 있었던 김모(57)씨는 “한 명이 집 밖으로 나왔다가 미처 챙기지 못한 신발을 찾으려고 돌아서는 순간 흙더미에 휩쓸려 중상을 입을 정도로 순식간이었다”며 “흙더미와 건물 잔해물 등을 피해 도로 쪽에 피신한 사이 대학생들의 ‘살려달라’는 비명이 이어지고 흙을 뒤집어쓴 학생들이 뛰쳐나오는 등 아수라장이었다”고 말했다.


 
펜션 투숙객 이모(27)씨는 “어느 순간 천둥이 치는 것처럼 큰 소리가 나서 눈을 떠보니 대들보가 무너져 흙들이 들어차 있었다”면서 “펜션 2층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우르릉’하는 소리에 놀라 깨어나 보니 산사태로 계단이 모두 흙에 잠기고 무너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산사태로 춘천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대학생 40여명이 매몰됐다. 춘천소방서에 따르면 26일 오후 11시쯤 발생한 산사태로 이경철(20)씨 등 11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 

 

구조된 대학생들은 춘천성심병원, 강남병원, 강원대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비가 워낙 거세게 내리는데다 정전으로 인해 구조작업이 늦어져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27일 오전 1시30분께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인근 주택이 산사태로 매몰돼 119구조대원이 매몰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참사를 당한 대학생들은 인하대학교 과학동아리 ‘아이디어뱅크’ 소속 학생들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난 2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한 과학 봉사활동을 갔다가 숙소로 이용한 펜션이 매몰되면서 참변을 당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봉사활동을 떠난 학생은 모두 35명으로 현재 정확한 사고 경위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파악된 사망자 명단(인하대학교)
이경철(20·전자전기공학부)
최민하(19·생활과학부)
김재현(25·선박해양공학)
이정희(컴퓨터정보공학)
이민성(나노시스템공학)
신슬기(생활과학부)
성명준(생명화학공학부)
김유라(생활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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