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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아시안게임] “예뻐서 피곤해”

밴쿠버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11-15 10:34

당구 차유람 '외모' 逆스트레스… 외국언론까지 관심가져 큰 부담

당구 대표 차유람(23·사진)이 15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9볼 여자 단식 1회전에서 수하나 삽투(말레이시아)를 7대3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처음 세 경기를 내줬지만 곧 집중력을 되찾아 7경기를 연속으로 이겼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9볼과 8볼에서 메달을 노리는 차유람은 '얼짱'이라는 유명세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 예쁜 얼굴이 마음에 안들어서가 아니라 세상이 외모만 보고 달려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잠도 제대로 못 이룰 정도라고 한다.

차유람은 20살 때 처음 주목받았다. 당시 당구 여제(女帝) 자넷 리와 대결하면서 '신데렐라'가 됐다. 이후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미니홈피에 팬들이 몰려들었다. 그런데 그게 스트레스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

이런저런 행사에 불려다니느라 연습을 제대로 못했고 전(前) 소속사와의 불공정한 계약으로 돈도 손해봤다. 얼결에 찍은 화보는 스포츠맨의 이미지를 훼손시켰다는 악평만 받았다. 그 결과 2008년,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차유람은 "얼굴에만 주목했지 당구 실력에 주목한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이장수 대표팀 감독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때 주변에서 유람이를 그냥 놔뒀으면 벌써 세계 챔피언이 됐을 겁니다."

사람을 피하기 위해 미국에 머물며 절치부심 훈련한 결과 차유람은 올 초 가까스로 제자리를 찾았다. 지난 3월 암웨이 세계대회에서 우승하고는 피겨 스타 김연아(20)가 속했던 매니지먼트사와 전속계약도 맺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이 다시 악몽을 불러왔다. 당구 얘기는 없고 '얼짱'이란 단어와 인기에 대한 질문만 수백 번 들었다. 이번엔 한국만이 아니라 중국 및 아시아 지역 취재진이 달라붙었다.

언니(차보람·25)와 함께 '자매 대표'로 묶이는 것도 스트레스였다.

요즘 차유람은 선수촌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글'을 매일 아침 읽고 있다. 두 달 전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심리 치료를 받으며 얻은 글귀로, '나는 나에게만 충실하다' '언제나 내 능력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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