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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와 클레오파트라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0-03 00:00

 

그녀는 꽃다운 10대였다. 상대는 당나라의 황제. 중국 역사에서 가장 번성했던 성당(盛唐)의 정점이 그녀의 치마 폭으로 숨어 들었다. 그는 여자의 시아버지였다. 나이는 이미 60대. 무엇이 기울어 가는 노인의 기력에 불을 붙였을까. 그만큼 그녀는 아름다웠다.

 경국지색(傾國之色), 한번 쳐다 보면 도시가 흔들리고 두 번 보면 나라를 위태롭게 할 만큼 빼어난 얼굴이었다. 양귀비는 당 현종의 열여덟번째 아들의 첩이었다. 이 어려운 족보의 성가심은 황제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기어코 아들의 여인을 빼앗고 만다.

 양귀비는 한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음으로써 천하를 치마 폭에 감쌌다. 현종은 그녀를 만나고 정치를 잊었다. 양귀비는 어느 여인보다 예뻤고 말솜씨 또한 뛰어났다. 현종의 밤은 새로운 봄의 시작이었다.

 그들의 행복은 길지 않았다. 미인박명(美人薄命)의 한스러움에 양귀비라고 예외일 순 없었다. 정치에 무심했던 현종은 안록산의 난을 만나 아들에게 황제의 자리를 물려 줘야 했다. 하필 그 아들이 양귀비의 전 남편이었다. 흐름상 드라마의 결말은 비극일 수 밖에 없다. 

 현종은 아리따운 처 양귀비에게 독약을 권해야 했다. 양귀비를 보낸 현종은 시름시름 앓다가 곧 세상을 떠났다. 식음을 전폐한 사실상 자살에 가까운 생의 마감이었다.

 클레오파트라는 단지 아름다운 여인이지만 않았다. 그녀는 몇 개 국어를 구사하는 능숙한 외교가였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로마의 영웅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 두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영화 ‘클레오파트라’에서 리즈 테일러(클레오파트라 역)는 담요에 몸을 숨긴 채 리차드 버튼(카이사르 역)의 숙소에 숨어 드는 장면을 보여 준다. 담요가 풀리면서 드러나는 리즈 테일러의 눈부신 미모. 그 숨막힘에 클레오파트라의 완벽한 재현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카이사르가 암살된 후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의 연인이 된다. 쉽게 사랑을 바꾼 것인지 현란한 외교의 행적인지는 오로지 그녀 자신만 알 수 있다. 그녀의 선택 역시 비극으로 끝난다. 안토니우스는 옥타비아누스와의 전쟁에서 패하고 두 연인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양귀비와 클레오파트라의 공통점은 빼어난 아름다움 만 아니다. 그녀들은 모두 뛰어난 언변을 지녔다. 정치적 야심도 상당했다. 그 야심을 위해 자신들의 아름다움과 성(性)을 이용할 줄도 알았다. 그녀들의 남자는 성(性)을 위해 권력을 이용했고 그녀들은 권력을 위해 성(性)을 이용했다.

 미국의 공화당 부통령 후보 새라 페일린이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도무지 부통령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다. 페일린은 그 동안 돌풍에 가까운 인기를 모았다. 아름다운 미모와 40대의 패기가 나이 든 매케인의 약점을 감추고도 남음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드러나는 그녀의 참 모습은 공화당의 지지세력으로부터 조차 외면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보수논객 데이비드 브룩스는 그녀의 부통령 지명을 두고 “창피하다”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내셔널 리뷰 온라인의 캐슬린 파커는 “국가를 위해 사임해야 한다”며 한술 더 떴다. 정치 신데렐라의 등장은 요란했지만 퇴장은 쓸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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