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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들이 돌아온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3-27 00:00

한마리 연어처럼… 뿌리를 찾아서 함께 모이는 카페 열고 애환 나눠 여행사 창업 등 한국에 정착하기도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행복"
매일 저녁 서울 신촌에 있는 카페 '피에르'에선 작은 엑스포(Expo)가 열린다. 세계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이 모여 저마다의 언어로 왁자지껄 대화를 나눈다.

국적은 제각각이지만 이들은 모두 동양인의 얼굴을 가졌다. 어릴 적 해외로 입양된 한국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4살 때 네덜란드로 건너간 동이 반 데어히디(41·한국 이름 한동이)씨, 2살 때부터 독일 양부모 손에서 자란 다니엘 슈베켄딕(33· 원희종)씨, 2살 때 미국 보스턴으로 입양된 케이트 패허티(여·26·정희정)씨 등이 주요 단골이다.

이들은 모두 친부모를 찾겠다고 1~2년 전 한국에 왔다. 한국 내에서 영어학원 강사, 서울대 연구소, 선박회사 등에 다니며 아예 눌러앉아 혈육을 찾고 있다.

카페 주인 강호성(29)씨 역시 24년 전 프랑스로 건너갔던 입양인이다. 강씨는 지난 1월 국제한국인입양봉사회(INKAS·인카스)의 지원을 받아 이 카페를 열었다. 카페 이름은 그의 프랑스 이름을 딴 것이다.








▲ 입양인이 만든 카페‘피에르’에서 입양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한데 모여 정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위재 기자 wjlee@chosun.com
인카스는 입양기관에서 일하던 정애리 현 회장이 1999년 해외 입양인들의 뿌리를 찾아주겠다는 목적으로 만든 단체. 현재 2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웨덴어 등을 구사하며 입양인들의 한국 체류를 돕고 있다. 이 카페는 지금 입양아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친부모를 찾는 과정에 관한 정보를 나누고 조국에서의 삶에 대해 소회를 털어놓으며 서로의 애환을 달래는 곳이다. 이들은 주로 영어로 의사를 전달하지만 가끔 대화가 막힐 때 인카스 자원봉사자들이 의사 소통을 돕는다.

한국 아이들의 해외 입양이 시작된 것은 한국전쟁 직후였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1953년 이후 2006년까지 해외 입양 아동 수는 16만명에 달한다. 지금도 매년 2000여명씩 해외 입양이 이뤄진다. 인카스는 매년 4000~5000명 입양인들이 한국을 찾아 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친부모를 찾은 입양인들은 5% 안팎에 불과하다.

입양인들이 친부모를 찾기란 쉽지 않다. 홀트아동복지회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입양인들 중 70%가 친부모를 찾길 원한다. 하지만 입양 당시 자료가 사라진 경우가 많고 설사 그런 자료가 있다 하더라도 친부모가 만나길 꺼리면 입양기관에서 알려주지 않는다.

'피에르' 주인 강씨 역시 홀로 부모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2001년 한국에 온 그는 자기가 머물던 고아원을 혼자서 찾아내고 무작정 경찰서를 찾아가 실낱 같은 단서만으로 그해 아버지를 찾았다. 아버지는 이미 오래전 어머니와 헤어지고 혼자 울산에서 살고 있었다. 그리고 3개월 뒤 어머니를 만나 통역을 사이에 두고 20여년 만에 재회(再會)했다.

친부모를 찾는 게 이들의 전부는 아니다. 설령 피붙이를 만나지 못하더라도 모국(母國)이 주는 편안함에 이 나라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입양인들도 많다.

노르웨이에서 요리사로 생활하던 손드레 뢰커(가명·31)씨는 지난해 친부모를 찾겠다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그러나 결국 부모를 찾지 못했다. 한국말도 서툰 그는 귀국을 망설이다 그냥 한국에서 살기로 마음을 굳혔다. 뢰커씨는 "비록 여기서는 말도 안 통하고 직업도 못 구하지만 정말 자유롭다"며 "나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스위스 입양인 출신인 해외입양인연대 김대원 사무총장은 "입양인들 중 평생을 외국에서 이방인처럼 살다가 조국으로 돌아오면 드디어 고향을 찾았다는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태어나자마자 네덜란드로 입양된 벨테브레(가명·39·김동식)씨는 한국과 입양된 나라를 잇는 새로운 사업을 찾아낸 경우다. 지난 1995년 친부모를 찾다가 별 성과가 없자 평생을 한국과 네덜란드를 오갈 수 있는 여행사를 차린 것이다. 2000년 초 여행사 '신라투어'를 창업해 처음에는 같은 처지인 네덜란드 입양인들에게 한국 여행을 알선하다가 지금은 사업을 확장, 일반인 관광객들까지 유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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