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삶의 소리를 내는 대금연주 모임입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2-06 00:00

대금연주 동아리

회원들 앞에서 대금연주를 들려주고 있는 오명근씨. 현재 8명의 회원들이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에드먼즈에 위치한 오씨의 집에서 대금을 배우고 있다. 회원들 대부분 초보이므로 음악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대금 소릴 듣고 싶은 사람은 차를 마시며 참여해도 환영하고 있다.

밴쿠버 대금연주동아리 모임은 무형문화재 45호 대금산조 이수자 오명근씨가 대(竹)소리를 내는 우리 전통 관악기 중금, 소금, 단소 퉁소와 함께 젓대(箸聲)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대금, 소금, 중금, 단소, 퉁소 등 우리 관현악을 배우는 모임이다.

북소리가 원초적인 삶의 소리라면 대금(大琴)은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삶의 애환이 서린 소리를 내는 대금은 가슴 속으로 들리는 혼이 깃들어 있다. 시인 백우선은 대금소리를 ‘저리 높고 맑은 대금산조’라는 시에서 대금 소리를 “저리고 시린 가슴, 눌리고 맺힌 가슴, 썩고 문드러진 가슴이 삭고 삭아서 몇 천 년을 또 그런 가슴 만나 울려나는 것일까”라고 노래하고 있다.

이 대금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기원은 약 1300년 전 신라 신문왕 때 동해 한가운데 갑자기 거북이 머리 같은 모습의 조그만 산이 생겼는데, 그 산 위에 한 개의 대나무가 낮에는 두 개였다가 밤이면 한 개로 합쳐졌고, 이를 신비하게 여긴 신문왕이 그 대나무를 잘라 옆으로 부는 악기로 만든 것이라고 전해져 내려 온다.

그래서 예전에는 이 대금을 불면 "적병이 도망가고 병이 치유되며, 가뭄에는 비가 오고 바다에 거친 파도가 일어날 때는 잔잔해졌기 때문에 국보로 소중하게 여겼다"라고 하여 만파식적(萬波息笛)으로 불렀다고 전한다.

‘밴쿠버 대금연주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오명근씨는 “대금은 처음에 소리를 잘 내는 것까지 초보자들이 어려워하지만, 이 과정만 잘 견디면 음계가 아닌 아랫단, 중간단, 높은 단으로 이루어진 대금의 음정과 연주법은 아주 쉽다”고 말한다. 또한 정악대금(正樂大?: 풍류대금)과 산조대금(散調大?: 시나위 젓대)으로 나누어져 있고, 쌍골죽 대금, 준쌍골 대금, 황죽 대금(민죽)오죽 대금, 합죽 대금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살이 두껍고 단단하면서도 양쪽 줄기에 홈이 깊이 팬 쌍골죽(雙骨竹)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정악대금은 명상, 드라마에 삽입되는 연주 등 맑고 청아한 깊이 있는 소리를 내는 것이고, 산조대금을 쉽게 설명하면 우리 민요와 서민적인 음악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대금이죠. 단순한 소리인 듯하지만 대금으로 ‘스와니 강’, ‘기다리는 마음’과 같은 외국 곡, 우리 가곡 무엇이든 연주할 수 있습니다.”

처음 나온 회원들에게 다양한 장르의 연주를 직접 들려주며 대금을 배우기 위해서 먼저 ‘소리를 많이 듣고 그 소리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오씨는, 지난 달 자신의 집을 ‘사랑방’ 삼아 ‘밴쿠버 대금연주동아리’를 열었다. 현재 노스밴쿠버, 써리, 밴쿠버에서 찾아 온 8명의 회원들이 오씨에게 대금, 중금, 소금, 단소를 배우고 있다. 모임에서는 대금을 배우는 것 외 따끈한 차를 우려 마시며 명상도 함께 즐긴다. 

회원들 가운데는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45호인 대금산조 보유자 ‘죽향 이생강 선생’의 제자이기도 한 오씨의 대금연주를 듣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는 “아직은 대금연주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가슴을 저미는 듯한 대금 소리가 좋아서 오는 초급 수준의 실력을 가진 회원들이 대부분”이라며, 따라서 수시로 직접 연주를 들려주며 대금소리의 아름다움을 느껴 친밀함을 갖도록 관심을 기울인다고 한다.

“제가 어렵게 배우고 익힌 것을 저 혼자 가지고 그대로 죽는다면 그건 무형문화재 전수자 이수자로서 본분을 저 버리는 일이지요. 그래서 앞으로 대금 외에도 중금, 소금, 단소, 아쟁과 같은 악기들도 배우고자 하시는 분들만 있으면 모두 가르치려고 합니다. 우리 전통 악기를 대가 끊어지지 않도록 한 명이라도 더 알리라는 의미로 국가에서도 전수자와 이수자를 지정한 것인 만큼, 이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의무적으로 가르칠 생각입니다. 국악기를 접하지 못한 초보라고 겁내지 마시고 모두 오세요.”

이제 겨울비가 수시로 내리는 밴쿠버의 겨울이 깊어지고 있다. ‘밴쿠버 대금연주동아리’는 단오를 전후 해 채취한 갈대의 속껍질로 청을 넣는 대금의 그 청아하고 깊이 있는 고음과 저음에 취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문의: 778-316-2816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BC주 학생들 17개 과목 도움 받아
BC주정부의 런나우BC(LearnNow BC)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튜터링이 11학년 과목 5개를 추가하며 서비스를 확대했다. 셜리 본드 교육부 장관은 “요즘 학생들은 공부하는데 있어, 공부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기자가 기사를 쓸 때 원천은 직접 취재 또는 보도자료 정리로 나뉜다. 정부에 등록된 언론이라면 정부에서 나오는 발표는 거의 대부분 실시간으로 제공받는다. 그러나 건조한 서술형인 ‘생짜배기’자료를 그대로 기사로 쓸 수는 없기 때문에 기사를 다루는...
환경단체, 정부에 즉각적인 대책 요구
캐나다의 영향력 있는 환경단체인 데이비드 스즈키 재단이 BC주 내 연어 양식장에서 양식 중인 연어에 기생 중이던 시 라이스(sea lice)가 BC주 브로튼 아치펠라고 지역에 서식하는 핑크 연어를 감염시켜 4년내 99%가 멸종할 위기에 처했다며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잭 니콜슨·모간 프리먼 주연 ‘버켓 리스트’
어느 날 갑자기 암 말기 진단을 받고 앞으로 남은 인생이 몇 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과연 남은 시간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번 주말 개봉하는 ‘버켓 리스트(The Bucket List)’는 이런 상황에 처한 두 남자를 통해 그에 대한...
여자도 뛰게 하라 2008.01.11 (금)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여자부 스키 점프를 정식 종목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글로브 앤 메일은 8일자 사설,‘여자도 뛰게 하라’(Let female skiers jump)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스키 점프는 노르딕 컴바인(스키 점프와 크로스 컨트리...
맛과 멋, 한정식의 권력 이동‘셀라돈’
설원에 덮인 세계적인 명소 위슬러 스키장 블랙콤 등의 빌리지 안에는, 장작불로 직접 구워내는 피자와 폭립 바비큐, 이색적인
이혜진씨(다운타운)의 김치삼겹살두루치기
김치삼겹살 두루치기, 계란볶음, 닭발, 콩나물...
노스밴쿠버 출신 마승욱씨
노스밴쿠버 출신의 한인 1.5세 마승욱(사진)씨가 10일 토론토 시경 임관식을 갖고 신임 경찰로 일하게 됐다. 한국에서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캐나다로 유학을 온 마승욱씨는 가족의 이민과 함께 노스밴쿠버에 거주하면서 서덜랜드 세컨더리를 졸업했다. 마씨의...
초등학교, 등록 신청부터 입학까지
지난 6일 밤부터 다운타운 예일타운내에 위치한 엘시 로이(Elsie Roy) 초등학교에는 금년에 유치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아빠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7일부터 등록을
전화·이메일·채팅 등으로 무료 카운셀링 제공
감성적으로나 인격적으로 아직 불안정한 시기인 청소년기를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 부른다. 질풍노도란 몹시 빠르게 부는 바람과 무섭게 소용돌이 치는 물결이라는 뜻으로, 청소년기가 감정의 기복이 매우 심한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임을 잘 설명해 준다....
매년 말 밴쿠버에서는 미스 차이나 선발대회가 주최된다. 이 대회는 1995년부터 미스 밴쿠버 차이나 타운을 뽑는 대회에서 더 광범위로 하기 위해 미스 밴쿠버 차이나 선발대회로 이름을 바꿔 올 해 12월 12일 제 13회를 맞이했다. 미스 밴쿠버 차이나 대회는 캐나다에...
많은 캐네디언들은 방학이 되면 따뜻한 남미, 멕시코 혹은 푸르른 캐리비안을 가지고 있는 섬 나라로 여행을 떠나곤 한다. 기자도 물론 밴쿠버보다 기후가 좋은 멕시코와 쿠바로 여행을 떠났다. 온난한 기후, 아시안들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이국적인 환경… 모든...
실력으로 진검 승부하는 ‘전산시스템 관리사’
10여 년 전인가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사진 동우회 ‘CLUB SEE’
▲동호회에서 사진 강좌를 맡고 있는 성락훈씨와 ‘CLUB SEE’ 회원들. 회원들 모두 중년의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물을 바꾸거나 속이지 않고 실수나 혼동 없이 응시하는 것은, 모든 창작물보다도 그 자체로 더 고귀하다.” 이 말은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지난해 3월 2일 발생한 97세 노인 폭행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0일 버나비 거주 니콜라스 미치아디스(18세)가 지난해 말 용의자로 체포돼 주거침입 및 가중폭행(상해) 혐의로 기소됐다고 10일 발표했다. 조건부 보석 상태인 마치아디스는 1월부터 BC주 법원에서...
1~2월에 각 교육청 초등학교 입학생 등록 받아 정원 미달이면 타 지역 초등학교도 등록 가능 일부 공립학교는 밤샘 줄서기도
지난 6일 밤부터 다운타운 예일타운내에 위치한 엘시 로이(Elsie Roy) 초등학교에는 금년에 유치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아빠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7일부터 등록을 받는 이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약 40여명의 부모들은 밤을 새워 기다리는 것을 마다하지...
강절(康節)은 북송의 대학자 소옹(邵雍)의 시호이다. 소강절이라고도 하는데 그는 평생 벼슬에 나아가지 않은 청렴한 학자로서
교육적금(1) 2008.01.07 (월)
캐나다내 대학 등록금이 인상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 정부에서는 미래에 자녀에게 들어갈 교육비를 저축하기를
“하자 하자, 도전 2008년!”(1) 공부
무자년 새해를 맞아 성인 한인들이 꼭 도전해 봐야 하는 것들에 대해 ‘도전 2008년’을 통해 생각해 본다. 평소 어렵게만 느껴지고, 시작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오히려 가장 쉽게 할
7일과 8일 강풍 동반한 많은 눈 내려
메트로 밴쿠버와 밴쿠버 아일랜드, 프레이저 밸리 일대에 7일 오전 대설경보가 발령..
 1411  1412  1413  1414  1415  1416  1417  1418  1419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