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떡 만들기, 콩나물 무침보다 쉬워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9-21 00:00

이순우주부(코퀴틀람)

◇만날 때마다 경쾌한 인사를 건네며 즐거운 웃음으로 유쾌한 마음 들게 하는 그녀. 깊은 신앙심으로 두 아이를 잘 키워내면서 기러기 엄마로 살아가는 이순우씨는 밴쿠버 기러기 엄마들의 모범답안 같은 반듯한 삶을 살아간다.


“우리 순우 집사님 조선일보 ‘나만의 레서피’ 한번 하면 안돼요?”
“하유~ 내가 할 줄 아는 게 있어야지…… 거긴 요리 잘 하는 사람들만 나가는 거잖아~”
“있잖아. 떡!”
“그래…… 한번 해! 가문의 영광이잖아”
“그래.. 시루떡, 무지개떡…… 밴조선 글씨도 새겨 넣고……”
“떡은 너무 쉬운 거야. 남들도 다 해. 콩나물 무치기보다 쉬운걸!”

같은 교회 교우들의 집단 떠밀림 추천으로 얼떨결에 나서게 된 이순우씨. ‘콩나물 무치기보다 만들기 쉽다’며 살짝 몸을 뺀다. 명랑 쾌활의 대명사인 그녀가 바로 OK! 사인 날리지 않는 건, 누구처럼 내숭이 고착화 된 앙큼(?)한 주부라서도 아니고, 잘 하는 걸 못한다며 겸손을 가장한 오만한 사람이어서는 더욱 아니다. 날짜까지 정해서 밀어붙이는 사람들 틈에서 정작 본인은 선택권이 없었던 탓이다.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뭔지는 모르지만 떡! 쉽지!’ 하는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허락이 떨어진 순간 그녀를 둘러싼 팬클럽 회장,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원래 레서피 찍는 날은, 화장 이쁘게 하고 도우미 겸 우리도 불러서 꼭 먹여줘야 돼!”
아토피를 앓는 딸의 간식을 만들어 주기 위해 학원을 나가 떡 만드는 법을 배운 그녀는, 한국에서부터 동네방네 만들어 돌린 떡이 쌀 몇 가마니는 족히 된단다. 그래서 갖가지 떡 만드는 노하우가 여기저기서 반짝거렸다.

떡솥 아래 깔 면 보자기 대신 레터 용지를 종이비행기처럼 접더니 모서리를 동그랗게 잘라내고, 접힌 시접 부위와 중앙에 가위 집을 냈다. 수돗물에 종이를 살짝 적셔 솥 바닥에 펼치니 마치 자로 잰 듯 떡 솥의 크기와 딱 맞는다. 참 신기하다.

이번에는 쌀가루를 곱게 앉힌 찜 솥 위에 흰색 타올 을 덮은 다음, 프라이팬을 덮었다. 아하! 그녀만의 노하우군! 고개를 끄덕이며 클로즈업해서 사진 찍은 다음 메모를 하고 빨간 펜으로 줄까지 쳐 두었다. 잠시 후 도우미로 나선 친구와 나누는 대화는 이랬다.  

“아, 저 솥이 남편이 한국서 뚜껑 안 가지고 왔다는 거야?”
“응. 다음에 올 때 가져다 준대.”
ㅋㅋ ~
누가 뚜껑 없는 솥으로 쌀 한 가마니는 족히 떡을 쪄냈다고 상상할 수 있을까. 조만간 ‘이순우의 떡에 관한 과감한 시도’라는 책 한 권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상상도 못할 행위(?)를 카메라 앞에서도 거침없이 보여주는 그녀. 거리낌 없이 또 태연하게 그리고 맛있게 떡을 쪄낸다. 보통 사람은 아니다. 살림 잘 하고 음식 솜씨 좋은 밴쿠버 기러기 엄마들이 어디 한 둘 일까. 그녀는 그들 중에서도 단연 프로급 주부다.

동그란 얼굴에 깍쟁이 같은 외모로 보아선 자기 단점 한치도 남에게 보이기 싫어하는 새침데기 일 것만 같은데, 이거 감추고 저거 감추다 스스로 뭘 감췄는지 생각 안 나서 금세 들키고 마는 사람이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사는 게 편해서 좋단다.

‘우울증이니 그런 게 도대체 뭐냐’고 묻는 그녀. 밴조선 홈페이지 장터에서 살림살이 구해 빠르게 자리 잡고, 일요일마다 교회에 나가 수백 개의 그릇을 닦으며 ‘호호호 깔깔깔’ 웃어댈 때 알아봤어야 했다.

가냘픈 체구 어디서 그런 힘이 솟는지, 끝없는 에너지와 무한대의 즐거움으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마구 전염시키는 그녀. 2년 후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말만 듣고도 아쉬운 사람들이 많을 듯 하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 재료  
멥쌀 생가루(냉동식품 보관 생쌀가루)10컵, 대추 5개, 단호박 작은 것 1개, 건포도, 설탕 1컵(200cc), 치자열매 3개(없어도 무방)


■ 만드는 법

① 치자는 물에 담궈 두고, 쌀가루에 물기만 느껴질 정도의 물을 뿌려 체에 곱게 내린다. (약간의 가루를 남겨 치자 물을 살짝 뿌려 체에 함께 내려 둔다)
② 대추는 채 썰고, 호박은 잘게 깎둑 썰기 한다.
③ 체에 내린 쌀가루를 2의 재료와 혼합한다.
④ 레터 용지를 접어 모서리를 자른 다음 가위 집을 내고 물에 살짝 적셔 베 보자기 대신 올린다.
⑤ 완성된 떡을 뒤집어 놓았을 때, 글씨가 바로 보이도록 반대로 글씨를 만들고 테두리에도 예쁘게 장식한다.
⑥ 글씨가 깔끔하게 나오도록 먼저 흰 쌀가루를 올린다.
⑦ 6의 재료 위에 호박, 대추로 혼합해 둔 가루를 올린 다음, 치자 물 들인 노란 쌀가루를 올린다.
⑧ 먼저 끓여 김을 올린 다음 떡 솥을 올리고, 밀가루 반죽으로 물 솥과 떡 솥 사이를 발라 김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꼼꼼히 채운다.
⑨ 센 불에서 10분~15분 후 젓가락을 찔러보아서 묻어나지 않으면, 담을 접시를 떡 위에 올린다.
⑩ 조심스럽게 떡을 쏟는다.
⑪ 종이를 살짝 걷어내면 글씨와 함께 맛있고 예쁜 떡이 완성된다.

이순우 주부의 한마디!

■ Cooking Point
① 떡 솥 중앙이 약간 볼록하도록 가루를 얹어야 완성되었을 때 중앙이 꺼지지 않아요.
② 먼저 물을 끓여서 김을 올린 다음 떡 솥을 올리고 쪄주세요.
③ 반드시 생쌀가루로 해야 합니다. 마른 가루는 떡이 되지 않습니다.
■ Cooking Tip
① 축하 문구를 넣어 크기가 다른 두 개를 만든 다음 포개면 훌륭한 선물용 케이크가 된다.
② 같은 원리로 쌀가루와 쌀가루 사이에 콩가루와 팥, 호두 등을 넣으면 수십 가지 떡을 만들 수 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세계 도처에서 날아와 캐나다 땅에 살고 있는 이민 1세대들이 걸머져야 할 숙명적인 멍에가 있다면
줄리아 리 패션 포트폴리오 스쿨 운영… 지금까지 전원 합격
밴쿠버 다운타운 펜더 거리에는 미래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이 모여 자신의 재능과 끼를 갈고 닦는 패션 포트폴리오 스쿨이
중국문화 엿보기-사천요리
사천요리는 중국 4대요리 중 하나로 꼽히는 요리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운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사천요리는 중국요리의 맛이 짙은 특색을 가장 잘 대표한다. “먹기는 중국이고 맛은 사천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일 맛이 다양한 지방요리이다....
UBC 내 한국인 교환교수 50여명 한국 유학생 늘면서 활발한 활동
UBC에 교환교수로 와 있는 안동대학교 이효걸 교수. 외국 대학에서 1~2년간 연구활동을 하는 교환교수(혹은 방문교수) 제도는 국제적 학술교류 및 신기술 연구가 주된 목적이나, 강의에 대한 부담감이 없는 새로운 지역에서의 재충전과 안식도 중요한 비중을...
세컨더리 ‘반짝’ 정보
세컨더리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Work Experience’프로그램이라는 말을 한번 정도는 들어 보았을 것이다. ‘Work Experience’란 차후 학생이 학업을 끝마치고 취직할 때를 대비한 것으로, 업체에 찾아가 정해진 시간 동안 일을 하는 직업 경험...
신입생 유치전 치열했던 ‘클럽 데이’
“학교생활이 지루하지 않으세요? 우리 클럽으로 오세요! 여러분의 학창 생활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보세요!” 지난 달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UBC내의 SUB(student union building)에서는 클럽 데이(Club Day) 행사가 열렸다. 이 기간 동안 교내 300여 개 클럽들은 자기...
한인2세 최지우·캐롤라인 리양 加 어린이소망재단 공모전 입상
한인 초등학생들이 지난 9월 30일 버나비 스완가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캐나다 어린이소망재단(The Children’s Wish Foundation of Canada)의 그림 공모전에서 입상했다. 글레나이레 초등학교 5학년인 최지우양(사진 왼쪽)과 캐년 하이츠 초등학교 4학년인 캐롤라인 리양(사진...
밴쿠버 북동쪽은 벌써 겨울
올해 위슬러는 가을을 건너뛰었다. 스키장 공식 개장 예정일은 11월 22일이지만 이미 지난 주말 겨울을 알리는 첫 눈이 내렸다. 캐나다 기상청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약간 흐린 날씨를 보이는 5일을 제외하고 위슬러 지역 최고기온은 영상 10도 미만으로...
쌀쌀해지는 가을..바람 샐 틈을 막아야
겨울철 난방비를 줄이려면 집안 전체를 난방하는 것보다는 가족들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에만 난방기기를 설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에너지 절약이 미덕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가을을 맞아 훈훈하게 지내면서...
한인 부동산개발업체 영인이 써리에 고층 콘도 ‘스카이 타워(Sky Towers)’를 건설한다. 4일 오전 열린‘스카이 타워’미디어 런칭 행사에서 다이앤 와트 써리 시장과 영인의 양희용 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정기 기자 eddie@vanchosun.com
밴쿠버재단, 메트로 밴쿠버 진단 보고서 발표
“메트로 밴쿠버 이민자들은 높은 교육수준에도 불구하고...
BC주 고령화 지속…중간연령 40.1세
BC주 통계청은 올해 BC주 인구가 436만4600명에 도달하고 2036년까지 573만82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2일 발표했다. BC주 주민의 중간연령(median age)은 지난해 39.8세에서 올해 40.1세로 높아질 전망이다. 중간연령은 인구고령화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높아져 2036년에는 47...
밴쿠버 거래량 10.2% 증가
가을 주택시장이 달아 오르고 있다. 2일 부동산협회(REBGV)가 발표한 9월 주택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거래량은 2776채로 지난해보다 10.2% 늘어났다. 평균 거래가격도 지난해보다 11.4% 오른 54만2500달러에 달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단독주택(73만7927달러)이 11.9%,...
올해 중 개인정보 보호조항도 강화
랍 니콜슨 연방 법무장관은 신원도용 범죄를 막기 위한 전략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2일 발표했다. 니콜슨 장관은 “첨단 기술 발달로 신원도용 범죄가 크게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조직범죄단이 신원도용에 개입하고 있어 형사법 개정을 통해 강력하게 대응할...
BC주 스몰 비즈니스, 5년 연속 증가
BC주가 10월을 자영업자(Small Business)의 달로 정하고, 지역 경제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스몰 비즈니스의 중요함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릭 쏘프 중소기업부 장관은 “10월 한 달간 BC주 경제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역할과 중요성을 되짚어 볼...
UBC-알버타대 공동연구…환경보건 전략 마련 촉구
UBC와 알버타주립대는 공동연구를 통해 환경 오염물질로 인해 매년 캐나다인이 최대 2만5000명 숨지고 관련 치료비용으로 최고 91억달러가 들고 있다는 보고서를 2일 발표했다. 데이비드 보이드 박사가 진행한 이번 연구는 공해, 살충제, 다이옥신, 중금속, 난연재,...
프레이저 연구소, 현행 지역개발 모델 비판
대중교통과 연결된 주상복합 콘도는 최근 메트로 밴쿠버가 지향하고 있는 신개발 모델이다. 이 개발 모델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거주자들의 생활 이동 동선을 수평에서 수직으로 바꿔 에너지 절감 및 교통정체 해소는 물론 인구밀집을 통해 발생한 잉여토지를...
로워 메인랜드 낚시인들의 메카 Chilliwack-Vedder River (2)
베더강 하류권의 포인트에서 제일 찾기 쉬운 곳은 Keith Wilson Bridge 근처이다. 1번 고속도로 104번 출구로 나가서 No3 Rd.를 타고 동쪽
“네 영혼이 고독하거든 산으로 가라!” 이 말은 독일의 시인 괴테의 말이다. 산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침묵의 교사요, 스승이며, 조화의 극치이다. 산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포용성 있는 어머니의 젖가슴이요, 장엄한 하나님의 품이다. 우리는 그...
캐나다 외환은행 김은정 씨
우리나라에서 은행원은“이러이러한 옷 차림과 말씨이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러나 밴쿠버에서는 특별히 내세우는 조건이나 고정관념이 없고, 연령과
 1431  1432  1433  1434  1435  1436  1437  1438  1439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