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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일하고 긍정적으로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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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09-20 00:00

진달용 교수 박사취득 2년 만에 SFU 커뮤니케이션 교수 임용 직장경력 학문에 큰 도움… 아시아 미디어 센터 계획

학교 졸업 후 직장을 다니다가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특히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사회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시기에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작년 SFU 최초의 한국인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s) 학과 교수로 임용된 진달용 교수는 10년간 일했던 직장을 박차고 공부를 시작해 박사학위까지 마친 후 현재 학자 및 교육자로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한국의 신문기자에서 캐나다 대학 강단에 서는 교수로 변신한 그를 만나 새롭게 펼쳐진 학자로서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현장 기자에서 강단의 교수로

82학번으로 연세대 행정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진달용 교수는 89년 문화일보에 입사해 98년까지 사회부와 경제부에서 기자생활을 했었다. 그의 출입처는 서울시 경찰청, 국방부, 보사부, 교통부, 한국은행, 증권감독원, 국세청 등 굵직굵직한 곳이었고, 경력이 쌓이면서 사회 저명인사들과의 인맥도 탄탄해져 갔다. 그러나 그는 신문사 내에서 가장 안정적이라 여겨지는 기자 10년차 때 큰 결단을 내렸다.
진 교수는 “10년 정도 기자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현실 경험을 학문에 접목하고 싶었고, 학생들에게 경험에 바탕을 둔 교육을 하고 싶었다”며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기사보다 호흡이 길고 학문적 깊이가 필요한 논문을 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진 교수가 유학을 결심한 98년만 해도 직장인 유학의 목표는 박사 취득 후 교수로서 강단에 서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미국으로의 유학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큰 전환점이었다. 은행원이었던 아내와 어린 두딸을 데리고 미국에 도착한 진 교수는 잊고 지내던 영어로 밤을 새며 공부해야 했으며, 학기 시작 첫 달에 8kg이 빠질 정도로 고생하며 만학의 꿈을 하나씩 이루었다고 한다.

박사과정 때 전공분야 바꿔

사실 진 교수의 학부 및 석사과정 전공은 행정학이다. 그가 98년 텍사스 대학(어스틴)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할 때는 학부 전공을 이은 공공정책(Public Affairs) 쪽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는 현장을 뛰던 신문기자 생활 10년이 자신의 학부 전공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하면서 특히 북미에서는 자신이 쌓아 온 직업경험과 관련된 쪽으로 더 깊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고 커뮤니케이션쪽으로 공부를 전환했다”는 그는 결국 2004년에 일리노이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으로 박사과정을 마쳤다. 분야가 방대한 커뮤니케이션 중 그의 주전공은 비판 언론학(Political Economy of Policy), 세계화(globalization), 아시안 미디어, 정보기술학 등이며, 학위를 받은 후에는 시카고의 일리노이 대학에서 1년여간 학생을 가르쳤다.

교수임용은 글쓰기의 힘

사실 작년에 진달용 교수가 SFU 커뮤니케이션 학과에 임용된 것은 큰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전까지 교수직을 열어놓고 국내외 100여명의 지원자를 심사했던 SFU 측은 3년여 동안 적합한 후보자를 찾지 못하다가 학위를 받은지 얼마 안된 진 교수를 채용한 것이다.
그가 캐나다와 미국 명문대 출신의 후보들을 제치고 교수로 임용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그 해답을 신문기자를 하면서 단련된 글쓰기의 힘에서 찾았다. 사물을 보는 관점과 글을 조직적으로 쓰는 능력이 체계화되어, 영어로도 리서치를 기본으로 한 논문 쓰는 것이 쉬웠다고 한다. 이 덕분에 박사학위를 받은 후 2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거의 부교수 급에 해당하는 많은 수의 논문을 발표했고, 2006년에는 미국의 메이저 출판사 햄프턴 프레스(Hampton Press)에서 북미의 미디어 이론을 적용해 한국 커뮤니케이션 시장을 다룬 영어권 최초의 책(The Korean State and the Market Liberalization of the Communication Industry)을 출간했다. 문학이 아닌 이상 한국어 글쓰기가 익숙하면 영어로도 쉽게 쓸 수 있다는 것. 또한 SFU 측에서도 점점 중요해지는 아시아권을 다룰 수 있는 국제적인 학자가 필요해 진 교수는 2006년 9월부터 SFU 강단에 서게 됐다.

연구분야와 맞는 교수직 만족

미국에서 공부한 후 SFU로 오게 된 계기에 대해 진 교수는 “학자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연구하는 분야가 대학에서 요구하는 것과 맞는 것”이라며, 자신의 전공과 SFU에서 원했던 것이 잘 맞아 들어가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각자 연구에 주력하는 교수들의 문화는 일반적으로 이기적인데, SFU에 처음 왔을 때 자기시간을 내 강의나 시험 등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교수들이 있어 미국에 비해 인간적으로 더 가까운 느낌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SFU는 커뮤니케이션 학과가 초창기 ‘Political economy of Communications’란 과목을 북미에서 처음 만든 달라스 스마이스 교수와 캐나다 박사 논문의 절반을 차지하는 박사과정으로 북미 학계에서 유명하다고 밝혔다.
매 학기 2과목씩 가르치는 진 교수는 국제학회에서 좋은 논문 발표를 통해 학자로서 인정받을 때와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잘 설명해 이해시킬 때 즐거운 보람을 느낀다며, 한인 대학생들에게 삶의 균형감각을 가지고, 비판적으로 사물을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아시아 미디어 센터 설립 계획

현재 중국계 유지자오 교수(SFU 박사출신)와 함께 아시안 교수로는 2명 중 하나인 진달용 교수는 SFU에 아시아 미디어 연구센터를 세워 프로그램도 만들고 학생들과 연구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진 교수는 “수년내에 캐나다 정부와 학교 등에서 지원을 받고 차근차근 준비해 아시아 각 국가별 미디어와 문화 미디어 공동체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아시아 미디어 센터를 SFU 내에 세우고 싶다”며, 1년에 한 명 이상 한국인 교수를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먼저 한국의 교수 및 대학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아시아 미디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고 점차 대상국가를 확대해 아시아 미디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 등 뉴 미디어 산업 연구

진 교수는 최근 박사과정 학생과 함께 한국 온라인 게임 및 사회적인 현상에 대한 논문을 한편 썼으며, 뉴 미디어 산업의 변화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 중이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망이 경제 문화 미디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밝히고, 한국과 일본이 세계적으로 온라인 게임과 비디오 게임의 최강자로 올라서게 된 사회 문화적 동인,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특히 텔레커뮤니케이션을 다루는 기존 수업 아젠다에 온라인 게임에 대한 주제도 하나 집어넣어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진 교수는 강의 도중 학생들에게 칭찬을 많이 해준다며, 성실하게 공부하는 자세를 중요하게 여겨 수업시간에 노력하는 학생들에게는 학점도 후한 편이라고 전했다. 세미나 과목만 주로 맡아 지금까지 한국학생을 많이 만나지 못했다며 이번 학기부터는 한인 학생들과도 많이 만나 같이 얘기도 나누고 연구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정기 기자 eddi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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