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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장기화' 노인회 사태··· 총회서 충돌 우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3-22 13:15

양측, 25일 한인회관서 총회 따로 진행 예정
법정 공방에도 해석 서로 달라··· 봉합 어려울 듯



밴쿠버 노인회의 내홍이 시작된 지 만 2년이 다 되어가는 가운데, 오는 25일 예정된 총회에서 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두 세력이 맞부딪힐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서 두 총회?

 

지난 10일 김봉환 씨는 오는 25일 오전 11시 밴쿠버 한인회관에서 정기총회를 진행한다고 공고했다. 본인이 현재 노인회장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이 총회에서 지난 2월 이사회를 통해 선출된 8명의 선거관리위원들이 차기 이사 15~17명을 선별해, 차기 회장과 임원진을 뽑는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11일 한인회관에서는 4명의 전직 노인회 및 한인회 회장과 서상빈, 전계남 씨를 비롯한 40여 명의 노인회 관련 인물들이 모여 노인회 정상화를 위한다는 내용의 임시 총회가 진행됐다. 이 총회에서 이들은 이광록 전 노인회 감사를 선거 감독관으로 뽑았고, 25일 오전 11시 한인회관에서 이사 선출을 위한 정기 총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 양측이 25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따로 총회를 소집한 셈이다.

 


본인이 적법한 회장이라고 주장하는 김봉환씨

2년 전 선거부터 삐거덕’… 판결문 해석도 서로 달라

 

노인회 내홍의 시작은 20214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코로나19 규제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총회에서 김봉환 전 회장은 노인회의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전계남, 서상빈 전 이사는 회장 선출 과정에서 노인회칙을 위반한 내용이 있다며, 재선거를 요구했다.

 

서상빈 씨의 이야기대로 노인회칙에 따르면 회장을 선출하는 이사의 정수는 13~17명이어야 하지만, 총회에서 실제 인준된 이사의 수는 정수보다 약 세 배 많은 39명이었다. 당시 노인회장이었던 최금란 선거관리위원장이 김봉환 씨를 지지하는 회원들에게 투표권이 갈 수 있도록, 정수보다 많은 이사 대리 등록 신청서를 받았다는 것이 서상빈, 전계남 씨의 주장이었다.

 

이에 따라 양측의 법정 공방은 시작됐고, 2021819W.A 베이커 판사는 45일 이내에 노인회 재선거를 명령하면서 선거를 위해 중립 선거관리위원장을 선임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선거관리 위원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양측의 갈등이 일어나면서 끝내 재선거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해 1112, 김봉환 씨가 노인회비를 소송비용으로 지출한 것과 관련해 전계남, 서상빈 씨가 걸었던 청원에 대해 조지 매킨토시 판사는 김봉환 씨가 현재 노인회장이라고 판결했다. 석 달 사이에 두 판사가 상반된 판결을 한 것이다.  



지난 11일 총회에 참석한 전 노인회 이사인 서상빈(왼쪽) 씨와 전계남 씨

 

노인회장 행세” vs “회장으로 많은 일 했어

 

서상빈 씨는 김봉환 씨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본인이 노인회장이라고 법원이 판결했다고 말하는데, 판결문 어디에도 이런 문장이 없다고 지적하며, 그가 판결문을 조작해 계속해서 노인회장 행세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봉환 씨는 매킨토시 판사가 본인이 차기 노인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노인회장이라고 판결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판결문에는 회장 임기나 재선거에 관한 내용이 없어 양측의 해석이 다른 상황이다.

 

김봉환 씨는 본인이 주정부가 인정한 노인회의 회장이라며, 지난 1년여 동안 노인회가 사단법인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정부에 연례 보고서를 제출하고 노인회의 이름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밴쿠버 노인을 위해 여러 일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지난 1년여간 노인회장으로서 한인 단체가 개최하는 여러 행사에 왜 참석하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씨는 한인회 심진택 회장과의 관계가 껄끄러워 한인회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고, 여러 행사에 모습을 비추는 전계남, 서상빈 씨와 충돌이 일어날까 피했다고 답변했다.

 

전계남, 서상빈 씨와 김봉환 씨는 지난 2년에 걸쳐 경찰이 출동했을 정도의 마찰을 수 차례 빚었고, 지난 주말에도 한 한인마트에서 양측이 우연히 마주쳐 서로 위협하는 등 언쟁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총회서도 충돌 우려

 

오는 25일 계획되어 있는 총회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이 전혀 다르다. 김봉환 씨는 지난 11일 전직 노인회장과 서상빈 씨가 소집한 총회에 참석한 이들 중 노인회비를 낸 사람은 단 한 명이기 때문에, 그 총회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상빈 씨는 노인회가 정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고, (회장으로 인정 못 하는) 김봉환 씨가 직접 재정을 담당하고 있는데 어떻게 회비를 내느냐“11일 총회는 물론, 25일 총회에 대해서도 BC 한인회로부터 사용 허락을 받았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BC 한인회 오방렬 부회장은 서상빈 씨 측의 25일 한인회관 사용 건은, 전 노인회장을 지낸 여러분들의 건의를 받아 한인회 이사회에서 사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씨는 회관의 30% 지분을 갖고 있는 노인회가 한인회관을 사용할 자격이 있고, 25일 소강당에서라도 적법한 회원끼리 총회를 진행해 이사를 선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그는 신임 회장이 선출될 총회 이후에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2년 동안 미뤘던 연구를 하고, 뒤에서만 신임 회장을 도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판결문에 대한 해석도 다르고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지면서, 오는 25일 한인회관에서 양측이 마주치면 충돌이 일어날 수 있고, 두 총회를 통해 신임 회장을 선출하더라도 서로 인정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노인회 내홍에 대해 한인사회의 한 원로는 김봉환 박사나 전계남, 서상빈 전 이사나 모두 나쁜 사람은 아니라서, 서로 조금씩만 양보했더라도 모두가 화목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이번 갈등 전까지 밴쿠버 노인회는 북미에서도 손꼽히는 모범 한인 단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밴쿠버 한인사회에서 귀감이 되고 큰 어른 역할을 해야 하는 노인회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교민들의 피로감이 쌓이는 가운데, 이 내홍이 언제쯤이나 봉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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