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형제, 의료진 돕고 한식도 알려 ‘일거양득’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코로나19 와 전쟁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어린 한인 형제와 한식당 미담이 소매를 걸어 붙였다.

9일 오전, 에릭 최(UBC 재학)군은 동생 준(알파 세컨더리 스쿨 재학)군, 한식당 미담 직원들과 함께 1500달러 상당의 금액을 모아 버나비 종합병원(Burnaby Hospital) 의료진에게 점심 식사 비빔밥 150인분을 제공했다.

“이 같은 시기에 집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는 사회에 의미를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환자를 위해 목숨을 다해 싸우고 있는 의료진을 위해 맛있는 한 끼를 대접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요.”

두 형제가 의료진에게 대접할 식사로 선택한 음식은 다름 아닌 비빔밥이었다. 이 선택에 대해 에릭 군은 “비빔밥은 한식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바쁜 의료진들이 빠른 시간 내에 맛있고 여러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는 완벽한 음식이라고 생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아직 학교에 재학 중인 두 형제가 돈을 모아 많은 양의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에릭 군은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환경에서도 밤을 새우면서 일하는 의료진들에게 어떻게 해서라도 힘이 되고 싶어서 버나비 소재 한식당 미담 사장에게도 이번 취지에 대해 설명했더니 1000달러를 흔쾌히 기부해 주셨어요.”

또한, 에릭 군은 학교에 다니면서 직접 주문 제작한 티셔츠를 판 수익으로 이번 식사 제공 행사의 기초 자금을 만들었고, 두 형제의 축구팀 회원들과 학교 교수들도 좋은 취지를 듣고 조금씩 기부를 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미담 직원들은 이번 식사 제공을 위해 새벽 6시부터 출근해 준비한 덕분에 150인분의 따뜻한 식사를 제공할 수 있었다.

“비록 병원에 출입할 수는 없어서 의료진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는 없었지만, 음식을 가지러 오신 분께서 너무 고마워하셔서 뿌듯했어요. 이 한 끼를 통해 의료진이 잠깐이나마 허기를 달래고, 한식이 조금이라도 알려질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버나비 병원 의료진에게 식사 150인분을 대접한 준(맨 왼쪽), 에릭(왼쪽에서 두 번째) 형제와 버나비 한식당 미담 직원들

▲ 새벽 6시부터 출근해 비빔밥 150인분을 준비한 미담 사장과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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