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한 대형 공연장에서 22일 무차별 총격에 이은 화재가 발생, 40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러시아 당국은 이를 즉각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친(親)우크라이나 혹은 반(反) 푸틴 세력의 연관 여부를 조사 중이다.
타스와 리아노보스티 등 러시아 관영 매체들은 이날 “모스크바 북서부의 ‘크로커스 시티홀’에 최소 3명의 무장 괴한이 침입, 총을 난사했다”며 “이후 폭발과 함께 화염이 일면서 건물이 삽시간에 불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총격은 약 15~20분간 이어졌다.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괴한들이 공연장 건물 내에서 총을 쏘는 상황, 총에 맞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모습, 혼비백산한 사람들은 출구로 뛰쳐나가는 장면이 실린 동영상이 돌고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 공격으로 40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공연장 지하를 통해 약 100명을 구조했다”며 “옥상을 통해 구조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염으로 공연장 지붕이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구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저녁 공연장에서는 러시아 록밴드 ‘피크닉’이 공연할 예정이었다. 이 밴드 멤버들은 모두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 시당국은 테러 경계 경보를 내리고, 이번 주말 예정된 모든 공개 행사에 취소 명령을 내렸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테러 행위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러시아 수도에서 벌어진 피비린내 나는 테러 공격을 국제 사회가 규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끔찍한 총격의 희생자들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징후는 없으며,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 푸틴 세력의 테러 가능성에 대해선 “푸틴의 통치 방식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번 공격이 정치적 동기의 의한 것으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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