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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홀부터 몽롱해졌다··· ‘마약커피 내기 골프’ CCTV에 찍힌 그날

김정엽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9-11 14:26

B씨 일당이 커피에 향정신성 의약품 ‘로라제팜’을 넣는 모습./전북경찰청
B씨 일당이 커피에 향정신성 의약품 ‘로라제팜’을 넣는 모습./전북경찰청


지난 4월 8일 오전 6시30분쯤 전북 익산시의 한 골프장. 자영업자 A(50대)씨는 십년지기 친구인 조폭 B씨 등 3명과 내기 골프를 치기 전 몸을 풀고 있었다. A씨는 아침을 먹고 나온 터라 티오프에 앞서 퍼팅 감각을 조율하고 있었고, B씨 등 나머지 일행은 클럽하우스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으로 우거짓국을 먹었다. 식사를 마친 B씨 일당은 향정신성 의약품 ‘로라제팜’을 몰래 커피에 타 A씨에게 건넸고, A씨는 별 의심 없이 이를 마신 뒤 오전 8시 17분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커피 마시고 어질어질…5500만원 잃어

이들은 이날 18홀을 돌면서 홀마다 판돈을 걸었다. 한 타당 30만원으로 시작해 200만원까지 판돈을 키웠다. A씨는 첫 티샷부터 정신이 몽롱해지는 증세를 느껴 “그만 치겠다”고 했지만 B씨가 “판을 이렇게 키워 놓고 이제 와 그만두면 어떡하느냐”고 하는 바람에 골프를 계속했다. A씨가 고통을 호소할 때마다 B씨 등은 얼음물과 두통약을 먹이며 끝까지 내기 골프를 치게 만들었다.

정신이 몽롱한 가운데서도 A씨는 게임 초반 B씨 등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7홀부터 샷이 급격히 무너졌다. A씨는 1~6홀 중 3개 홀에서 돈을 땄지만 7홀 이후엔 힘을 쓰지 못했다. 평소 80타 중반을 친다는 A씨는 이날 전반 48타, 후반 56타를 쳐서 총 104타를 기록했다. 나머지 일행의 스코어는 B씨 83타, C씨 75타, D씨 83타였다. 3000만원을 갖고 왔던 A씨는 돈을 모두 잃고 B씨에게 2500만원을 빌려야 했다.

내기골프 스코어 카드./전북경찰청
내기골프 스코어 카드./전북경찰청

◇설마 했는데…

A씨는 게임이 끝나자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A씨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잠이 들었고 오후 10시쯤에야 눈을 떴는데 낮에 있었던 일이 기억나지 않았다. 골프장에 간 것부터 집으로 돌아온 것까지 어느 하나 기억이 온전하지 않았다. A씨는 다음 날에도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찾았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A씨는 전날 골프를 시작하기 앞서 마셨던 커피가 생각났다. “설마 친구가….”라는 생각이 들었던 A씨는 결국 경찰을 찾아갔고 소변검사를 했더니 로라제팜 성분이 나왔다. 로라제팜은 아티반(Ativan)으로 불리는 신경 안정제다. 관련법상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돼 항불안제와 예비 마취제 등으로 쓰이며,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살 수 있다.

◇3개월 전부터 작업준비

A씨는 올해 초 B씨로부터 “조만간 내 지인들과 내기 골프를 치러 가자”는 제안을 받았다. 작년부터 여러 번 함께 골프를 쳤기 때문에 B씨 일당의 골프 실력을 알고 있던 A씨는 흔쾌히 응했다. 내기 골프는 지난 4월 8일 전북 익산의 한 골프장에서 이뤄졌다.

이날 골프에 앞서 C씨는 A씨가 마실 커피에 몰래 로라제팜을 넣었다. 이 장면은 클럽하우스 방범카메라에 그대로 찍혔다. 로라제팜은 E씨가 의사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산 것으로 조사됐다. E씨는 평소 A씨와 함께 골프를 치며 친분을 이어왔고, 이날 범행에 가담하려 했지만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나오지 못했다.

경찰은 C씨 차량에서 범행에 사용한 로라제팜 150정을 확보했다. B씨 등은 “커피에 설탕을 넣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경찰은 이들이 갖고 있던 로라제팜 150정과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통해 공모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최근 B씨 일당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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