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고문
이 세상 끝에 와 있다는 느낌
그 사이로 강물이 흘러가고
발자국들이 지나가고
슬픔 같은 이끼가 툭툭 걸음을 멈추게 하는데
나는 건너갈 세상을 돌아본다
어둠 저 끝에서 몰려오는 바람소리
누군가 내 등 뒤에서 마음 한 끝을
비수로 꽂고 달아난다
이 세상 황량한 이중성의 간판들
점멸등처럼 깜빡이는데
어제는 바람이 되었다가
오늘은 사과가 되고 오렌지가 되고 박제가 되어
몸의 꼬리를 감추는 사람들
탓하지 마라, 눈동자의 크기만큼 보이는
세상 안에서 세상 바깥에서
홀로 남은 자들의 뒷모습
사막의 신기루처럼 서서
내 가는 길 묻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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