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구 / (사)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주위에서 자주 듣게 된다. 이 글귀가 너무도 유명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를 소재로 시를 짓기도 하고, 노래를 만들기도 한다. 현실에 처한 가장 큰 관심사가 지나고 나면 얼마 안가 잊어버리고 별 것도 아니었다. 라고 무심하게 지나치기도 한다. 이글에 얽힌 구약성경을 잠시 살펴본다.
어느 날 다윗 왕이 반지를 하나 갖고 싶었다. 그래서 반지 세공사를 불러 그에게 말했다. “나를 위한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만들되 내가 승리를 거두고 너무 기쁠 때에 교만하지 않게 하고, 내가 절망에 빠지고 시련에 처해 있을 때엔 용기를 줄 수 있는 글귀를 넣어라”
“네 알겠습니다. 폐하”
세공사는 그 명령을 받들고 멋진 반지를 만들었다. 반지를 만든 후 어떤 글귀를 넣을지 계속 생각했지만… 고민해도 마땅히 좋은 글귀가 떠오르지 않아 다윗의 아들 솔로몬을 찾아갔다. “왕자시여, 다윗 왕께서 기쁠 때 교만하지 않고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용기를 줄 수 있는 글귀를 반지에 새기라고 하시는데 어떤 글귀를 적으면 좋겠나이까?” 솔로몬이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away)인데 유대인의 지혜서 “미드라쉬”에 나오는 이 귀절은 특히 나치 독일시절 유태인들이 학살 시에도 이 구절을 되새기며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요즈음 우리의 일상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지갑과 휴대폰 대신 마스크를 먼저 챙긴다. 코로나로 그동안 삶과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당연한 일들이 당연하지 않은 일상이 되어 버렸다. ‘밥 한번 먹자’는 얘기가 민폐가 되었고, 화면으로 수업을 듣고 파자마를 입고 집에서 업무를 본다. 교회예배도 화상으로, 협회모임도 모두 줌(Zoom)을 통해 화상으로 대신한다. 이제 이런 것들이 신물이 나다 못해 넌덜머리가 난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sick and tired 하다.
우리가 무심히 살아온 평범한 날들이 평범한 날들이 아니었음을 그리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다는 자유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코로나가 발끝에 작은 가시가 아니다. 우리는 사람을 만나도 서로 피해 가야만 하는 사실에 슬픔이 든다. 이것이 우리의 인간관계에 얼마나 치명적일이 되는지 모른다. 요양원에 계시던 부모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사람들도 있고, 특히 한국에 부모님을 두신 교포들은 쉽게 가지도 못하고 그저 여기서 애도하는 마음을 삭혀야만 했다. 경중은 다르지만 우리 모두가 힘들고 우울한 시기를 견뎌내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으로부터 왔다고 해 많은 백인들은 아시아인들을 미워해 그에 따른 행패가 종종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캐나다에도 일어나고 있다. 우리 한국인이 중국인과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어 우리 또한 이러한 위협을 받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끝이 보이지 않지만 포기하고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는 끊임없이 희망을 이야기해야 한다. 지금 너무 힘들고 어려워도 반드시 이 코로나는 지나가리라고 본다. 전지전능하신 절대자에게 어려운 삶이 빨리 지나가도록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또한 밴쿠버는 물론 세계 각처에서 코로나로 죽어가는 환자분들에게 하나님께서 치유의 은혜를 베푸시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솔로몬의 말처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고 본다. 우주의 시간으로 본다면 이 코로나 기간은 하나의 점에 지나지 않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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