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햇살의 전언
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유순하게 남은 볕들의 응시로
로키의 침묵은 깊어지고
목마른 갈색으로 무너지다 무너지다
알몸으로 맞서는 나무들
그렁해지는 나의 삶과
쓸쓸히 서러워지는 것들의
와들거림이 네 눈에 들어와
차마 돌아설 수 없는 너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에게
네 눈 글썽이고
또 너의 그 애틋한 눈길을
알아버린 나
네 곁에 하나의
청솔나무로 그렇게 맑게
우직히 서야 함을 배우고
또 네 그 눈길을 읽은
한 마리 작은 새는
포르륵 날아올라 로키의
하늘을 맑히고 있구나
다시 또 그 유순한 응시로
담담한 로키를 펼쳐 놓음은
푸석해지는 나 같은 것에게
적막에 갇혀 있을지라도
하늘 향해 우뚝
솟아야 할 것을 전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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