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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9-11-18 15:26

장의순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창밖에 후드득
가을비 내리는 소리 들리고
세상 요지경에 물들어 간
마른 잎새들의 마음들이
바람결에 떨어져 내린다.
아프고 외로워 방황하던
지난 날의 기억들이
붉게 토해내는 세상의 찌꺼기 되어
야금야금 영토를 넓혀 가던
빚진 마음들이
온 산야를 돌아가며
부끄럽게 물들어 가고
자연의 오색으로 치장한 대지는
슬프지만 행복한 미소를 꿈꾼다.
내일을 위한 속죄의 마음으로
솔직하지 못하던
비밀의 씨앗을
심어 두던 공터엔
소리없이 굳어가는 세월이
길게 누워 잠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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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는 마음 2021.09.13 (월)
장의순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가보고 싶은 곳태어나 자란곳의 기억들이뭉쳐 진 마음으로 남아풀어지지 않는 매듭으로세상 속 파편들을 막아주고살아오며 알아버린비밀의 정원 이야기는청춘을 바꾸어 간세월의 징표 되어당당하게 현실을 저울질한다네가 있고 내가 있어 일어난 일 속에대답하기 싫었을 수많은 질문들부질없던 과욕을 깎아 내리며함께 울고 웃던 지난날 들이무이자의 조건 없는 보상으로환상의 붉은 카펫 위를걷는 것도 부럽지...
장의순
동행 2021.02.15 (월)
장의순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먼 산을 올라오는 붉은 햇살에반가운 인사를 하고싶다항상 있어서 모르던어제를 알아 가기에홍조 어린 마음으로내 안의 진실을건네 보이고 싶다부끄러운 미소를감추고 싶지 않은늦은 깨달음으로오늘을 만나고내일은 기다리지 않는다차오르던 혈기에 눌려얼굴 붉히던불편한 시간들이세뇌된 기억으로 남아있건만주어진 흐름 따라 떠나는시간 여행은차분한 여유로 변해가며나 아닌 내가 되어더듬이로 찾아 가는 또 다른...
장의순
단풍 2019.11.18 (월)
창밖에 후드득가을비 내리는 소리 들리고세상 요지경에 물들어 간마른 잎새들의 마음들이바람결에 떨어져 내린다.아프고 외로워 방황하던지난 날의 기억들이붉게 토해내는 세상의 찌꺼기 되어야금야금 영토를 넓혀 가던빚진 마음들이온 산야를 돌아가며부끄럽게 물들어 가고자연의 오색으로 치장한 대지는슬프지만 행복한 미소를 꿈꾼다.내일을 위한 속죄의 마음으로솔직하지 못하던비밀의 씨앗을심어 두던 공터엔소리없이 굳어가는 세월이길게...
장의순
엄마 생각 2019.05.13 (월)
쪽빛 하늘과 어우러진양털 구름이 눈에 보이면아픔이 가슴 밑바닥에서샘처럼 솟아 오른다엄마의 옥색 치맛자락 끝에 매달려치근대던 세상 풍파가한없이 미웠던 시절자식들의 억지 투정에뒤돌아 흘리시던눈물 빛깔을 보는 것 같아...잿빛 하늘이무겁게 내려앉은 오후비에 젖은 나뭇잎이하나 둘 떨어질 때면마음 한 구석이쓰리고 아파 온다철없던 젊음의 과시로 인해가지 많은 나무에바람 잘날 없었던 많은 날들에무겁고 힘들었을 엄마의...
장의순
늦기 전에 2019.01.23 (수)
시간의 세월이어제의 기억을 다듬어 가고내일의 기대를 만들어 가며소리없이 흐른다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는 동안힘있던 어른들의길어진 하품이 외롭고지키지 못한 많은 맹세는검은 머리 파뿌리 되는 동안돌고 돌아 우리를 유혹한다핑계의 가면은후회라는 베일을 씌워 놓고작심삼일의 신기루로 아른거리면버리지 못하는각 지고 모난 사고들은울어야 할 날들을 적어간다철들자 망령 난다고들어서 각인된 뼈아픈 충고가시작의 문을 열고...
장의순
내리사랑 2018.11.07 (수)
새벽 여명이퍼지는 햇살을 타고창문을 기웃거리면아가의 꼬물거림으로 아침을 연다.옹알이로 존재를 알리며방긋거리는 미소를 보면온 몸에 쥐가 내리고반짝이는 청아한 눈빛이탁해진 시선에 머물면연하고 고운 인연이고맙고 미안해눈물이 난다.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던지난날의 기억을속삭이듯 전하는 따뜻한 포옹내리 사랑이목화 꽃 송이로 피어올라새근대며 잠드는 맑은 얼굴에선솜사탕 냄새가 나고하루에하루를 더한 날들이익어가는...
장의순
너와 나 2018.09.06 (목)
복잡한 세상의기대치를 가늠하며물기 흐르는 창가에 앉아내가 너를 보고 있듯너도 나를 보고 있다어제도 오늘도 닮아있는 너와 나는무지개 다리를 건너서라도만나야 되는떨어질 수 없는 인연울다가 웃다가사랑하고 미워하고시간을 계산하다계절을 잊어버리고세월을 기억하다청춘을 사기 당해잊혀져 가는 아픈 전설로 남을그것이너와 나의 인연이다
장의순
후회 2018.05.14 (월)
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 오후길을 걷는 발자국마다 몰라서 못했고알아도 못했던때 늦은 후회를 씻어내고 싶다.회색 빛 거리에 서면수 많은 생각들로방황하다 놓아버린기회의 순간들을 기억해위로 받아야 하는 이유를 찾고백세시대를 향해인생은 육십부터라는 외침도변명으로 들리는 아픔이 되면주름진 사이 사이세월의 갑질로 저당 잡힌 청춘의 외로운 발걸음들이온 힘을 쏟아내어열고 싶은판도라의 상자는 어디에?
장의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