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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가는 지구촌 문화

김종섭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6-03-12 11:54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수필
생각은 시대를 거슬러 내려가다 보면 변한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과거의 시대는 우선의 허기진 배를 채워가기 위한 먹거리부터 해결해야 일들이 전부였던 시대가 있었다. 과거와 달리 현재 생존의 삶은 예전처럼 먹거리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일에서 벗어난 지 오랜 세월이 지나갔다. 지금에 걱정거리는 빠르게 변화해 가는 세상을 향해 적응력을 키워가는 일이 우선인 삶이 되어 버렸다.

지금 우리는 어쩌면 스스로가 느끼지 않고 가도 될 만한 안일한 일들까지도 민감하게 반응해 가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된다. 잠에서 깨어나면 휴대전화기를 먼저 찾는 일이 언제부턴가 습관처럼 생겨났다. 일종의 습관이기보다는 중독이라는 말이 아마도 적절한 표현일듯싶다. 그럴 수밖에는 없는 일 중의 하나는 지구촌의 흐름에 동참해야 하는 원인이 주된 이유일 것이고 또한, 밤새 생겨난 온갖 새로운 지구촌의 소식을 흥미롭게 한눈에 보고 느껴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옛말에 "모르는 것이 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얻을 수 없는 것까지도 알고 나면 욕심의 부활이 생겨난다. 지금 우리에게 필연적으로 갖추고 고민해야 할 일도 아닌 것들마저 마치 의무감처럼 존재의식이 되어 이 땅에 변형된 새로운 문화와 타협해 가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히 변화해 나가고 있다

반면 SNS로 인해 우리 이민자들에게는 모국의 빠른 소식과 지인들과 이웃하는 친근한 느낌으로 빠른 소통을 가져간다. 결국은 좋은 의미로서는 SNS가 지구촌을 하나의 축을 연결해 나가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는 방중일 것이다

할 말이 생겨날 때는 스스럼없이 생각에 묻어 있는 말들이 자연스럽게 입으로 전달되어 나간다. 하고자 하는 말이 언어가 아닌 글로 옮기려 하면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고 망설였던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보았을 법한 이야기이다. 나는 신문사에 기재될 글을 쓰기에 앞서 갑작스럽게 의문이 하나 생겨났다. 지금 SNS상에는 한눈에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자유롭게 흥미로운 볼거리 읽을거리를 선택해서 볼 수 있는 맞춤형식처럼 범람하는 홍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의 내 글이 지면과 SNS 상을 통해 얼마만큼의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읽어줄지에 대한 의문이 먼저 호기심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

며칠 전 기사에 한국인의 모순 "책도 안 읽으면서 노벨 문학상 원해"라는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생각난다. 좀처럼 요즘 시대에 책을 읽는 이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또한, 쉽게 접할 수 있는 전자책까지 생겨났지만, 그 또한, 독자층의 독서량이 전년도와 비교하면 지속해서 감소 추세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하는 문화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애정이 가득 담긴 어머니의 품속 같은 정서가 가끔은 그리움을 탄다. 옛날 우리 어머님들은 힘겹게 땔감을 준비해 아궁이에 불을 지펴가시면서 정성스럽게 식단을 준비해오던 사랑의 입맛이 있었다. 예전과 달리 현재는 간편하고 빠른 즉석 가공된 음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렇듯 바뀌어 변화해 가는 음식문화를 지켜보면서 문득 어머니의 향수를 불러오게 했다. 우리의 기억 속을 자극하는 전통적인 구수한 토종의 된장 맛처럼 예전에 모든 이에게 사랑을 받아가면서 정성스럽게 담겨 갔던 지면 위에 활자도 SNS상에 밀려 외면만 할 것이 아니라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문득 해보게 된다

오늘도 여전히 눈을 떠 아침을 맞이하기 전에 휴대전화기를 어두운 방 안에서 더듬거리므로 힘겹게 찾아내어 SNS상에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지인들과의 안부의 글을 접하게 된다. 눈으로 마주하는 호흡의 인사보다 문자의 빠른 호흡의 인사가 어색하지 않음은 나 또한 변해가는 문화에 동참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 가면서 여전히 오늘도 그들이 전해오는 소식과 함께 하루의 창을 열어나간다. 하지만 변한 것 이면에는 우리가 변화하지 않아도 될 만한 것들만이라도 소중하게 지켜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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