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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4-10-10 15:33

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 지부 회원작/수필
아름다운 꽃이 피는 4월의 봄날, 상상할 수 없는 애처로운 사건이 모국에서 발생했다. 수학여행을 떠난 고등학교 학생들의 집단 희생 소식이었다.  

신록이 우거지고, 여름 장마철도 지나고 천고마비의 계절로 접어,  추석 명절이 지나도록 밝은 소식은 없고 어두운 소식만 흘러 다니며 많은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더욱이 불행의 사고 원인도 철저히 규명하지도 못하고 정치권이 발목을 잡고 유가족들마저 국가의 법을 제쳐놓고 특별법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인가보다.  

200여명의 학생들을 포함한 294명의 무고한 생명들을 배 안에 꼼짝 못하게 해놓고 책임 져야 할 뱃사람들은 다 도망 나오고 선객들을 모두 수장시킨 초유의 대형 해상 사고의 전말을 뉴스로 듣고,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어떻게 그렇게 큰 여객선의 선원들이 금수만도 못한 짓은 물론 여객선의 안전 항해 규칙도 무시해버렸는지 치가 떨려 자제할 수 없는 흥분과 욕설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전 국민들을 경악시키고 지금까지도 국가적으로 어려움을 만든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건, 선원들만 살겠다고 침몰하는 배안에 승객을 남겨두고 6천825톤의 큰 연락선을 팽목항 앞바다에 수장시킨 사건은 오늘도 모국과 해외동포들의 가슴에 안타까운 마음만 남겨주고 있다.
5개월이 흐르는데도 아직도 찾지 못한 10명의 실종자(학생5명 교사2명 일반인3명)를 찾기 위해 2명의 잠수사와 헬리콥터와 구조 소방대원들을 희생시키고도 불쌍한 학생들을 건져내지 못하고 태풍과 불순한 일기와 물살이 강한 조수 때문에 진척 없어 유족들은 침몰한 바다만 바라보며 어서 나오라고 사자들의 이름을 목이 쇠도록 부르고 있다.
기가 막히고 억울하고 짠한 사연들이 가슴을 메이게 한다.

선생님들은 제자들을 먼저 밖으로 내보내고, 친구를 먼저 내보내고 물속에 그대로 숨을 거두어버린 사연들, 지금도 그 육중한 큰 배가(밴쿠버 호슈베이에서 빅토리아를 왕복하는 페리호와 비슷한 크기이다) 침몰하는데 3시간 이상이 걸리도록 배를 운항하는 선장과 선원들의 대처는 고작 학생들이 움직이면 더 위험하니 꼼짝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하면서 자기들만 살기 위해 구조선에 먼저 옮겨 탔다. 철석같이 믿고 침몰 직전까지 3시간을 그대로 있다가 수장되어버린 엄청난 사건은 아직도 국민들의 분함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선장 이하 전 선원들은 구조 나온 해경 배에 먼저 옮겨 타고 목숨을 건지면서도 탈출하라는 말 한마디 않고 육지로 나왔다는 이야기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격한 욕설과 함께 천벌을 내려야 한다고 전 국민들이 소리치고 있다.  

이제는 지치다 못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한해 교통사고로 숨진 숫자보다 적은데 언제까지 시름을 안고 있을 것 인가.”라며 이제는 정상으로 돌아가 생업에 종사해야 한다고, 그러나 이번만큼은 사회에 만연된 자기중심주의를 뿌리 뽑아야 한단다. 그러나 그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잘 알고 있지만 고집을 부린다고 비판도 한다.

한편 이 사건이 전 국민과 국가적인 경제 침체로 치달았고 지금은 더 시끄러운 정쟁으로 변질되어 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침몰 사건 진상 규명이 그렇게 어렵고 힘든 것일까? 이제는 모두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할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희생자들의 사연들은 모두가 슬픈 이야기들이다. 한국과 같이 심한 경쟁사회에서 한 가정에 한 자식만 기르기에도 힘이 벅차다는 어느 아들 잃은 어머니의 이야기다. 하나라도 잘 키우기 위해 시장 통에서 야채 장사로 가정의 평안과 행복을 느끼며 살다가 아들의 수학여행 비용도 어려웠지만 아들의 맑은 응석에 어렵사리 돈을 마련해 주었는데, 환하게 웃으며 “엄마 무슨 선물 사다 줄까?”라고 말하던 모습만 지금도 눈앞에 아롱거리니 이재 무엇을 희망으로 삼고 살아가야 할 지 모르겠다는 비통한 모정은 아직도 물속에 가라앉은 배 속에서 나오지 못한 아
들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고 있다. 지금도 팽목항 부두에 천막을 치고 먹지 못해서 영양제 주사를 맞으며 누워있는 어느 어머니의 사연도 있다.

수장된 200명의 학생들의 사연이 너무도 처참하고 비통하기에 지금까지도 세월호 침몰 사건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쉽게 잠재우지 못하는 이유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금쪽같은 하나 박에 없는 내 자식, 당신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한다면 그런 모진 말은 절대 못하지”라며 눈물을 흘리는 어느 희생자 부모의 항변이다. 물론 전체적인 뜻은 아닐지라도 이 억울한 인재의 침몰사건은 쉽게 수그러지지 않고 있는 이유다.

왜? 한국사회가 이렇게 개인의 욕심이 만연했고 배려심이나 이웃사정은 알 필요도 없다는 인간의 기본적인 도덕심마저도 사라졌는지? 우리 국민 모두에 책임과 반성, 그리고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해야 할 때가 아닌지 모르겠다.

여러 사람들은 자신의 불합리한 사고방식은 덮어 놓고 제3의 문제를 제시 하고 있는 현실이 恨스럽기만 하다.

내가  살아왔던 그 시절도 이러했을까? 이렇게까지 막가는 세태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지나친 경쟁 그리고 남을 배려 할 줄 모르는 독선적인 사고, 바로 우리나라의 압축 성장에서 온 폐단과 무한경쟁에서 오는 부산물이라고들 한다. 국민들의 의식구조가 왜 이렇게 각박하게 되어버렸지? 국민들의 人性이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졌는지?
정치하는 위정자들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각성하여 무엇을 먼저 국민들에게 요구해야 하는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서만 혈안인 정파들의 부산물이 아닐지? 정치하는 자들이 수없이 국민들에게 헛 공약을 한 결과가 아닐까? 국민의 망각을 이용한 것이리라.

인간사회는 부단한 활동성 때문에 어디에서도 예측 못 하는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 생명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사실은 바로 움직이며 생각하고 또 인간이 버릴 수 없는 생존경쟁의 욕심이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로망롤랑의 말이 생각난다.

인생은 왕복표가 없다. 왕복표를 발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직 한번 출발하면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세계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고 있는데도 언제라도 다시 돌아올 듯이 가볍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매하게도 사람들은 자기 길이 일방 통행임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 이제는 모두가 일상의 삶을 위해 양보하며 슬픔을 극복하는 시간이 되도록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기를 바란다. 그래서 팽목항에서 애타게 기다리는 서러움이 내일을 살아가는 희망에 삶이 되는 忍苦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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