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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한인문협/시]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

김영주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5-30 14:57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

               이 세상 모든 자식들을 위해


                길을 만들고 

                스스로 길이 되고저      

                너희들 발 밑에 낮게,  아주 낮게 엎드린다


                요람에서 너희들 건져 올려

                꽃잎을 덮어 잠 재웠으나

                이제

                풀밭을 뛰노는 물새알이 되어

                푸른 꿈으로 물든 너희들아

                세상으로 나가 

                세상이 주는 사랑 평화 정의를 배워야 한다


                그리하여

                저 눈부신 물안개 속을 지나

                나무 키만큼 커지면 

                너희들도 집을 떠날 때가 올 것이다


                유리창에 보고싶은 너의 얼굴을 그려 넣을 때

                그것은 이미 유리창이 아니다


                이름만 불러 본다는 것이

                그렇게 그리울 줄 몰랐었음도 알게 될 것이다


                너희들의 목소리,  달려오는 발소리   

                그렇게 어미의 가슴 밑으로 흐르는 너희들을 기다리면서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 

                너희들의 집을 지키며

                오래 오래

                너희들의 그리운 사람으로 남아있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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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이 세상 모든 자식들을 위해스스로 길이 되고저낮게 아주 낮게 엎드리고 또 엎드린다천개 만개의 생각으로 우리를 키우시고손가락 열개로 작은 세상을  만들어 주시고 그리하여 아무것도 아닌 것에 이르러엉엉 울어보는 어머니어디를 건드려도 젖은 눈물이 되는 어머니 어머니요람에서 걸어나와 어느날 측백나무 허리 둥치만큼훌쩍 커버리면 어느새 우리는 집을 떠날 때가 온 것이다어머니의 유리창에 보고싶다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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