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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책은 이렇게 읽어주세요

이재경 원장 kidsvillage@shaw.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8-29 09:52

책 읽어주기의 인내심
 책 읽어주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는 참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구체적으로 좋은지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례를 눈으로 확인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교육적으로 좋다니 어떻게든 책 좀 읽어주려고 하면 잘 놀던 동생이 달려들어 책장을 찢어놓거나 엉겨 붙습니다. 동생 겨우 달래서 재워놓고 분위기 잡아 책 읽어주려고 하면 이번엔 한 페이지도 넘기기 어렵도록 질문을 해댑니다.
 "엄마 그 사람은 왜 그래? 어디 산데? 강아지 이름은? 왜? 왜? 왜?"
 골이 찌근거리도록 해대는 질문에 그냥 질리고 맙니다. 그나마 인내심을 발휘해서 화를 가다듬으며 "엄마가 다 읽어주고 난 다음 궁금한 것 대답해 줄게..." 하곤 몇 페이지 넘어가다 보면 이번엔 이야기 속에 나오는 동물이나 물건들이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생각나는 대로 말이 많습니다. 도대체 책 몇 장 읽어주기가 참 어렵습니다. 기어이 아이가 책을 빼앗아 꺼꾸로 들고 자기가 읽어 준다고 합니다. 그런 실랑이를 반복하다가 책 읽어주기를 포기한 엄마도 있습니다.

집중이 어려운 아이들
 반대로 책 읽어주는 엄마에게 포옥 빠져서 끝도 한도 없이 읽어달라고 졸라대는 아이도 있어 어디까지 얼마나 읽어주어야 할지 고민인 엄마도 있습니다.
 책 읽어줘 본 엄마들은 아시겠지만 그 일도 보통의 노동이 아닙니다. 아이의 순진한 집중이 사랑스럽기도 하고 슬픈 이야기엔 눈물이 금방 떨어질 것 같고 웃기는 이야기엔 입으로만이 아니라 온 몸으로 웃어대는 모습에 힘든 줄도 모르긴 합니다. 그래도 세 권 네 권 넘어가면 목은 마르고 입은 아프고 피곤해 집니다. 아이와 함께 즐기던 재미를 너머 노동으로 넘어가지요. 이럴 땐 엄마가 해줄 수 있는 분량을 두어 가지 제안합니다. 그리고 그 둘 중에 아이가 고르게 하는 겁니다. 엄마가 즐겨 해줄 수 있을 만큼이면 충분합니다. 거절하는 것도 아이의 절제를 배워줄 수 있는 좋은 교육의 기회입니다.

 보통 아이들이 다 함께 모여서 하는 활동 때 유난히 집중이 어려운 아이가 있습니다. 물론 성격적으로 활발하고 에너지 많아서 이기도 합니다. 활동적인 아이도 집중을 요하는 활동에 잘 참여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런데 집중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움직이는 자료 등을 사용하여 교사가 재미있게 유도하는 활동에도 집중이 안 되는 아이는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이, 혹은 집에서 엄마가 지속적으로 책 읽기를 안 해준 아이입니다.

엄마와의 친밀감도 덤으로
 처음엔 꼭 책을 들고 읽어 준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여러 가지 동화책을 엄마가 먼저 읽고 그 중에 엄마에게 재미난 내용을 골라서 짧게 재구성해서 들려줍니다. 언제 어디서라도 좋습니다. 내용이 꼭 책하고 같을 필요 없습니다. 아무도 왜 책하고 틀리냐고 시비 걸지 않습니다. 처음엔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한술에 배부르지 않은 것처럼 연습할수록 쉬워지고 엄마 자신도 즐기게 됩니다. 이야기의 내용에 빨려 들어갈 줄 알고 재미를 알아갈 때 즈음에 이런 재미난 이야기는 책에서 온 거라고 알려 줍니다. 책에 있는 그림을 이용해서 짧게 다른 동화책들을  문어체인 것 구어체로 바꾸어 들려 줍니다.
 이렇게 점진적으로 아이와 함께 책 읽는 재미를 즐기게 되면 아이는 엄마와의 친밀감, 어휘, 논리적인 사고력, 도덕성 그리고 집중력을 키우게 됩니다. 배움의 가장 큰 부분인 잘 듣기의 기본을 몸에 익힐 수 있게 됩니다.

 학부모 개인 면담 때마다 집중력이 필요한 아이의 부모님께 책 읽어주기 숙제를 드립니다. 그 숙제를 충실하게 한 부모님들의 아이가 100% 변하는 모습 참 많이 봅니다. 유아기는 부모가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때입니다. 긍정적인 것이던 부정적인 것이든 말입니다.

*아이들을 키우시면서 궁금한 점 등이 있으시면 메일 주세요. 칼럼에서 다루거나 아니면 개별적으로 도와 드리고자 합니다.
이재경 (키즈빌리지 원장, 604-931-8138, kidsvillage@shaw.ca)










이재경 원장의 행복한 아이 키우기
칼럼니스트:이재경| Tel:604-931-8138
Email:kidsvillage@shaw.ca
홈페이지:http://www.kidsvillage.ca
키즈빌리지 몬테소리 프리스쿨 원장
  • BC E.C.E.(Early Childhood Educator)
  • SHARE Family, Community Services 소속 parenting program Facilitator
  • 부모교육 프로그램 P.E.T.(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 부모자녀 대화법 전문강사
  • 한국,캐나다에서 25년을 아이들 함께 그리고 부모교육을 20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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