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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들 마음 알아주기

이재경 원장 kidsvillage@shaw.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1-11-29 09:51

이재경 원장의 행복한 아이 키우기(7)

애 터지게 동생을 바라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엄마에게는 토이즈러스에 가서 동생 사오라고 조르던 아이였습니다. 그곳에 가면 자기 가지고 싶은 건 무엇이든 다 있으니까요..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건 동생과 함께 놀 수 있는 친구였습니다.


그 아이가 간식 먹기 전 손 씻으려고 줄 서면서 무지 신나 하면서 자랑합니다. "My mom has a baby in her tummy" "선생님, 엄마가 아가 가졌어요!" 하루 종일 싱글벙글 신났습니다. "그렇게 좋니?" 하고 물으면 "!" 하고는 함박 웃음입니다. “진짜?” 하고 물어봅니다. 이놈에게 속은 적이 있어 자꾸 확인합니다. 동그랗게 눈 뜨고는 의심하는 내가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면서 확신에 차 있습니다. 이번은 진짜인 듯 싶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 엄마는 나이 꽤 많습니다. 결혼하고 10여 년 넘게 임신이 안 되어 아주 어렵게 가진 아이였습니다. 아빠 역시 늦은 결혼에 늦은 아이라 그 또래 아이들 아빠보다는 나이가 훨씬 많습니다. 엄마는 전문적인 자신의 일 야무지게 해내고 있는 캐리어 우먼입니다. 그래서 아이는 할머니가 돌보아 주십니다. 아기 가졌다고 엄마가 책임자 위치에 있는 일 그만둘 처지 아니라는 걸 알기에 할머니가 키워주셔야 할 텐데.. 좀은 걱정도 됩니다. 할머니 연세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진짜일까... 의아해 하면서 일단은 기쁜 소식입니다.


엄마가 오랜만에 학교 끝나는 시간에 데리러 왔기에 교사들 모두 입을 모아 축하 인사를 건넸습니다. 엄마는 황황히 손사래 쳐가며 펄쩍 뛰면서 그런 일 없다고 합니다. 매일 동생 낳아 달라고 조르는 일 그만 두질 않더니 드디어 소원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라도 한 듯 믿어버린 것입니다. 아이들의 거짓말(?)에 이력이 났지만 나도 가끔씩은 꼴딱 속을 때가 있습니다.


예쁜 여자아이 얼굴에 조그마한 멍 자국 달고 학교 왔기에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습니다. 누가 때렸답니다. 그런데 그 누구라는 아이는 한 달 전에 한국 다니러 가고 없습니다. 연필 쥐는 모습이 불안해서 다시 쥐어 주면서 "이렇게 쓰면 더 잘 써진다." 하고 바로 잡아 줍니다. "우리 엄마가 이렇게 쥐고 쓰라고 했어요" 합니다. 물론 이럴 때는 그 아이 엄마에게 확인하지는 않습니다.


5세 미만의 아이들은 환상과 현실 구별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동화 들려주면 그것이 현실인줄 압니다. 동화를 통해서 도덕성 외 여러 가지 교육들이 이루어 집니다.


이렇게 입만 벌리면 거짓말 하는 아이들 그냥 두고 보아야 할까요? "아니면 쬐만 게 벌써부터 거짓말 하냐? 커서 뭐 될라고... !" 하고 야단쳐야 할까요? 잘 살펴보면 그 거짓말들 속에는 아이들 욕구가 숨어 있기도 하고 강한 충격이 오래 기억되어있기도 하고 무언가를 피하는 마음도 들어있습니다.


대개는 심각하지 않아 그냥 넘어갈 수 있겠지만 가끔씩은 바로 잡아주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없었던 걸 있다고 말하는 걸 거짓말이라고 한단다. 그건 나쁜 거야" 라고 상황에 맞게 간단히 설명해 주셔야 합니다. 가능하면 그들의 욕구는 잘 수용해 줍니다. 맘을 알아 주는 거지요. 동생이 그렇게 갖고 싶었구나, 연필 그렇게 잡는 게 편하구나.... 등등 졸업한 위의 아이는 결국은 소원하던 동생을 보았고 저는 그 동생이 학교에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장 답답하건 부모들이 아이가 하는 말을 그대로 믿고 학교 생활에 대해 오해할 때입니다.

"아이들은 거짓말 안 하잖아요." 하고 첫 말 머리에 달고 시작하지요. 하루에도 수없이 해대는 아이들 거짓말들 버선발 뒤집듯 시시콜콜 설명할 수도 없고... 선생님 말 믿을 것인지 아이들 말 믿을 것인지는 부모가 판단할 일이지요. 하기야 어른들이 하는 거짓말은 아이들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긴 합니다. 그래도 거짓말하는 선생님 없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이재경 키즈빌리지 원장

(604) 931-8138






이재경 원장의 행복한 아이 키우기
칼럼니스트:이재경| Tel:604-931-8138
Email:kidsvillage@shaw.ca
홈페이지:http://www.kidsvillage.ca
키즈빌리지 몬테소리 프리스쿨 원장
  • BC E.C.E.(Early Childhood Educator)
  • SHARE Family, Community Services 소속 parenting program Facilitator
  • 부모교육 프로그램 P.E.T.(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 부모자녀 대화법 전문강사
  • 한국,캐나다에서 25년을 아이들 함께 그리고 부모교육을 20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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