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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심사평] 심사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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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6-01-24 00:00

남윤성 / 심사위원장, 제2대 밴쿠버 문협회장

 금년에도 문단의 등용문을 두드린 많은 분들이 계셨음을 감사 드린다. 시(詩) 부문, 수필 부문,  소설, 시조에 많은 분들이 응모해서 시(詩)부문 4명, 수필부문 4명 모두 8명이 영예를 차지하셨음을 경하해 마지 않는다. 소설과 시조 부문은 입선작을 낼 수 없어 아쉽게 생각한다. 다음 해에 더욱 정진과 분발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당선작, 가작, 입선작을 낸 시 부문과 수필 부문의 심사평을 심사위원을 대표해서 간략히 기술하고자 한다.

 시(詩)부문 당선작 서희진씨의 '편지'외 2편은 이민 생활의 문화적 충돌이나 소외감 속에서 잃어버린 것, 소중하지만 두고 온 것, 혹은 그리운 사람과의 소통을 꿈꾸고 소망하는 시인의 진솔한 기원이 담겨있는 잘 정돈되고 안정감을 주는 시편들이었다. 인인(隣人)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의 단절 혹은 사랑의 관계가 식어져 가고 개인주의, 이기주의에 휩쓸려가고 있는 우리네 현실을 돌아볼 때 이렇게 풋풋한 인간애를 품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값진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임수영씨의 '박물관 그림처럼'외 두 편은 어둡고 힘든 무명(無明) 속을 헤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뇌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단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현실은 거짓'이라고 프라토는 말했지만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현실이든 원치 않는 현실이든 이를 그대로만 수용할 것이 아니라 비록 '아우스나메'(超越者, 局外者)는 될 수 없을지언정 이를 극복하기 위한 내면 투쟁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그의 시편들은 이러한 갇힌 것, 어두운 것들에 대한 대결과 초극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으나 조금은 네가티브한 이미지들을 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태영씨의 '연어'외 2편과 김성노씨의 '어머니의 지으신 밥'외 2편 등도 상당한 수준에 오른 작품들로서 앞으로 좀 더 어휘의 선택과 시적 이미지 구축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보다 당당한 시인의 반열에 설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수필부문 당선작 김난호씨의 'Flute을 배우며'외 두 편의 수필은 이민 생활의 어려움 속을 헤치고 열심히 적응하며 적극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필자의 진지하고 성실한 모습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삶의 적극성 못지않게 문장의 활달함이나 표현의 진지성 또한 가상할 만하다. 다만 한두 가지 제언하자면 수필은 삶의 현장이나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기술하고 들어내 보여 주는 것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곧 그것이 수필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수필로서 갖춰야 할 심미안적 감각과 정서는 물론 수필만이 갖는 독특한 향기를 발하는 품격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기 신변에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그대로 기술한 경우, 그것은 자칫 자기 도취의 신변 잡기는 될 수 있을지언정 다른 이에게 그다지 큰 감흥이나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

 수필부문 가작 이혜영씨의 '구두 한 켤레의 추억'은 맞선을 통해 만나 결혼해서 27년을 살아온 알콩 달콩한 삶의 궤적을 진솔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리얼리티나 문장력 또한 거침없고 좋았다. 그러나 이 분 역시 너무 개인적 생활 주변 얘기로 일관하고 마는 평이함을 면키 어려웠고, 내용에 비해 너무 글이 길게 전개되어 긴장감이나 압축미 없이 루즈해진 점 앞으로 적절히 잘 조정하면서 당선작가와 마찬가지의 지적에 유의해주기 바란다. 정진과 건필 기대해 마지않는다.

 그 외 입선한 김봉림씨의 '은혼식 날에'와 이현재씨의  '출산'도 조금만 더 가다듬었더라면 보다 격조 높은 수필이 될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더욱 좋은 수필 많이 읽기와 사색, 성찰을 통해서 수필의 참된 맛과 향을 지닌 품격 높은 작품들을 발표해주시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새 출발하는 모든 분들의 문운장구(文運長久)를 기원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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