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Q&A]기호용 대마초 합법 후 5년··· 결국 마약 완화 정책만이 답?

김주혜 인턴기자 juhye126@gmail.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11-15 15:06

밴쿠버 시민의 시선에서 바라 본 마약 합법화의 '명과 암'



올해는 캐나다가 기호용 대마초를 전면 합법화한지 5년째 되는 해다. 지난 2018년 10월, 캐나다 연방정부는 암시장에서의 대마초 거래 대신 합법화를 통한 규제로 세수(稅收)를 확대하고, 미성년자 대마초 관련 범죄를 예방하고자 소위 ‘국가적 실험’을 시작했다. 

현재 BC주는 캐나다의 다른 주에 비해 마약 소지에 대한 유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온타리오 주의 경우 공공장소에서 30g 이상 대마초 소지 시 6개월에서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고, 코카인, 헤로인, 펜타닐과 같은 중독성이 강한 마약의 소지는 최대 7년의 징역에 처해진다. 하지만 BC주는 올해 1월 31일부터 만 18세 이상의 성인이 3년 동안 특정 불법 마약류를 2.5g까지 소지 가능하도록 한시적 비범죄화를 시행하며 규제를 완화했다. 

대마초 합법화 정책의 의도대로 밴쿠버가 마약으로부터 더 안전한 사회가 되었는 지, 또 우리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주었는 지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알아보고자 UBC에 재학 중인 생물학과 K양, 경제학과 J양, 그리고 밴쿠버 시민 F씨의 의견을 들어 보았다. 

Q. 대마초가 합법화된 지 5년째인데, 합법화되기 전과 비교하여 개인의 삶 및 주위 환경에 변화된 부분이 있는가?

K 양: 대마초 합법화 이후 대마초를 파는 가게의 수가 확연히 증가하였다. 많은 가게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화려한 디자인으로 내부, 외부를 꾸몄으며, 이 때문에 마약을 안 하는 사람들도 호기심에 가게를 방문하는 것 같다. 또한 합법화 이후 확실히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대마초를 피고 있고 길거리에서 대마초 냄새를 쉽게 맡을 수 있게 되었다. 

J 양: 합법화 이전에는 미성년자들이 술, 담배를 소비하고 싶어하듯이 대학생들이 대마초를 섭취하고자 했다면, 합법화가 된 현재 대마초는 담배와 같이 기호 식품이 된 것 같다. 이젠 재미있는 콘서트나 이벤트에 가기 전 술과 같이 대마초의 힘을 빌려 기분을 상기시키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해당 정책으로 인해 사회가 더 안전하게 되었는지 아직은 체감하지 못했다. 

F 씨: 대마초 합법화 이후 많은 대마초 상점들이 마치 카페처럼 우후죽순 생겨났다. 거의 모든 코너에 하나씩 있는 것 같은데, 이는 소비자에게 마약에 대한 접근성을 더 높였을 뿐만 아니라 대마초 사용에 대한 태도와 사회적 인식에 변화를 초래했다고 생각한다.

Q. 올해 BC정부는 특정 불법 마약류 최대 2.5g 소지를 3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이 더 안전한 사회로 이끌 것이라 생각하는가?

K 양: 이번 비범죄화 정책이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2001년에 캐나다는 의료용 마약을 합법화 하였기에, 정책 시행 이전에도 의료용 마약이 필요한 사람들은 증명서를 통해 합법적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따라서 굳이 비범죄화를 통해 위험이 커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비범죄화 정책은 사람들이 양심적인 부담을 덜게 하고, 마약의 접근성을 높인다. 적은 양의 마약이라도 허용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양의, 더 강력한 마약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자제할 수 있다고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마약에 대한 근시안적인 정책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추후 예상되는 문제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J 양: 비범죄화가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든다는 것에는 회의적이지만, 밴쿠버 및 캐나다 사회의 관점에서 고려하였을 때 캐나다 원주민에게는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캐나다 원주민은 인구 수가 적은데도 마약 소지 및 중독과 관련된 범죄에 연루된 비율이 다른 인종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원주민들은 한 번 감옥에 가면 다른 인종들보다 다시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경향이 있기에, 소량의 마약 소지를 합법화하는 것은 원주민들에게는 감옥을 덜 가게 되니 삶에 대한 기회가 더 많아질 수 있다. 따라서 나는 마약 소지가 원주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F 씨: 비범죄화는 마약 사용자들을 처벌하는 대신 마약 중독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접근하게 해준다. 이는 미래에 더 나은 헬스케어, 치료 및 보건 서비스 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비범죄화는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서 마약 중독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밴쿠버에서 많은 노숙자들을 목격하였고, 그들 중 대다수가 마약 사용자들이었다. 어떤 날은 수많은 구급차들이 마약 과다복용을 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노숙 야영지로 향한 모습을 보았다. 따라서 비범죄화 유지로 인한 큰 재정적 부담과, 해당 정책이 사회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할 때, 비범죄화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Q. 정부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엄격한 규제와 더 완화된 규제 중 어느 것이 더 필요하다 생각하는가? 

K 양: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정부의 더 완화된 규제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만일 더 엄격한 규제를 시행하면 마약 흡연에 관심이 있던 비흡연자들의 마약 입문을 근절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겠지만, 동시에 기존 흡연자에게는 반항심을 일으키고 암시장이 활발해지는 역효과의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에 더 완화된 규제를 시행하되, 마약의 종류와 양을 고려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J 양: 더 완화된 규제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완화된 규제를 시행함으로써 암시장의 거래 규모를 줄이고, 사람들이 정부에서 보장한 가게에서 안전한 마약을 사용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본다. 더불어, 안전한 사회라는 궁극적 목표를 위해서는 정부는 마약 중독자 거주 비율이 높은 가난한 동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사람들의 약물 의존도가 높아지기 전에 한발 짝 앞서 신체적 및 정신적 치료를 받게 도와주는 복지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F 씨: 더 엄격한 규제는 사람들이 공공의 안전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과정은 단순히 마약 사용만이 아닌, 노숙인 증가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특히 팬데믹 동안 노동자 실직률 증가로 인해 노숙자 수가 더욱 증가함을 알 수 있다. 길거리에서의 노숙은 힘든 일이고 나는 그들이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마약을 찾는 행동에 어느 정도의 이해가 간다. 따라서 만약 정부가 터무니없는 집값을 정상화시키는 것과 생계 유지가 가능한 정도의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더욱 집중한다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Q. 마약과 관련된 개인적 또는 주변에서 들은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K 양: 약 십 년 전, 이웃 중 마약 사용이 빈번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 옆집을 지나갈 때마다 대마초 냄새를 맡았기 때문에 마약이 나에게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현재 대학에 온 후 대마초가 합법화되며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마약을 섭취 및 흡연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나뿐만이 아닌 사람들이 점점 대마초 및 마약의 위험성에 무덤덤해지고 사람들이 점점 자신들의 본능, 쾌락만 추구하는 세상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F 씨:내 친구의 가족 중 한 명이 암에 걸려 항암화학요법(Chemotherapy)을 받는 과정에서 심한 구토 증세를 겪었다. 그러나 의료목적으로 대마초를 복용함으로써 구토 및 메스꺼움이 완화되었고, 식욕이 촉진되어 다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더불어 통증 완화, 염증 감소, 근육 이완, 불안과 스트레스 감소, 간질 치료 및 기분 향상 등과 같은 다양한 효과를 경험했다. 결과적으로, 그녀는 대마초 복용이 그녀의 주요 치료 수단이었다고 나에게 말했었다.

UBC K.I.S.S 13기 하늬바람 학생 기자단 
김주혜 인턴기자 juhye126@gmail.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미국 중남부 테네시주에 상륙한 토네이도. 빠른 속도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불길이 피어오른다. /엑스(X·옛 트위터)미국 중남부 테네시주(州)를 초강력 토네이도가 덮쳐 6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다.9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네시주 당국은 이날...
NYT 칼럼 “한국 사회 위기에 빠질 것”
뉴욕타임스는 2일(현지 시각) 칼럼에서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현재 수준으로 낮게 유지될 경우 흑사병이 유럽 전역을 휩쓸었던 시기보다 더 빠르게 인구가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림은 1735년 이탈리아 화가 주세페 크레스피가 그린 '역병의 퇴치'./브리태니커미국...
46세 데릭 첸 씨, 지난달 아들과 함께 살해된 채 발견
영상에 찍힌 용의자 모습 공개··· 범행 후 공원으로 달아난 듯
지난달 말 리치몬드의 한 주택에서 아들과 함께 살해된 남성의 신원이 공개됐다.   8일 경찰은 지난달 30일 저녁 리치몬드 골드스미스 로드 6200블록에 위치한 주택에서 13세 아들과...
성인 64% 코로나 감염 경험··· 2번 이상도 20%
롱코비드 환자 79% “증상 6개월 이상 지속”
캐나다인의 9명 중 1명은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일명 ‘롱코비드’를 앓고 있거나 앓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연방 통계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퀘벡서 살모넬라균 감염자 3배가량 폭증
캐나다에서 캔털루프 멜론을 먹고 식중독에 걸려 숨진 사망자가 5명으로 늘어났다. 8일 캐나다 공중보건청(PHAC)은 ‘말리치타(Malichita)’ 또는 ‘루디(Rudy)’라는 상표로 판매되는...
자선단체 ‘Two Hands’, 23일 오후 3시 뜻깊은 공연
홍예주 학생 회장 “모든 수익금 필요한 곳에 기부”
캐나다 학생들이 운영하는 자선단체가 준비한 크리스마스 자선 콘서트 ‘Harmony For Hope’가 오는 23일 밴쿠버 소재 히스토릭 극장(Historic theater)에서 열린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투핸즈...
주정부, 주택난 해결 위한 법안 잇따라 통과
단기 임대 규제 강화하고 역세권 주택 확대
주택난 해결에 사활을 건 BC주가 법률 개정과 지방정부와 협력을 통해 향후 10년간 최대 29만 호의 주택이 추가로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7일 데이비드 이비 수상은...
올해 외국 출신 간호사 수 578명
전체 신규 간호사 수 6000명 돌파
간호사 부족난을 겪고 있는 BC주가 올해 외국인 간호사에 대한 문호를 활짝 개방했다. 7일 BC주정부에 따르면 해외에서 교육을 받은 외국인 간호사 수가 총 578명으로, 작년(288명)보다 두...
스키장은 이번주 트레일 제한해 개장
7일 오전 노스쇼어 마운틴(North Shore mountains)에 눈소식이 전해지면서, 겨울시즌 만을 손꼽아 기다린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의 기대가 한껏 부풀었다. 사이프레스 마운틴 리조트와...
석유·가스 탄소 배출 2030년까지 1/3 감축 목표
앨버타·SK주 “경제에 큰 타격”···거부 가능성
캐나다 정부가 탄소 배출 상한제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석유와 가스 배출을 대폭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 산업에 크게 의지하는 앨버타와 서스캐처원은 크게 반발하며 이를...
최대 4.5% 상승··· 둔화됐지만 부담은 여전
4인 가족 기준, 올해보다 700달러 더 지출
2년 연속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은 국내 식료품 물가가 내년에는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소비자들의 생활비...
경제학자들 “금리인상 사이클 사실상 종료”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 BOC)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동결했다.중앙은행은 6일 정례 금리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오버나이트 금리를 현행 5.0%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중앙은행의...
판매 증가율 42%로 전기차 추월
▲그래픽=김성규최근 수년간 전기차가 최대 화두였던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2023년은 ‘하이브리드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1~3분기(1~9월) 글로벌 시장에서 충전식도 가능한...
성범죄 피해입은 군인 4년 만에 두 배 늘어
대부분이 쉬쉬··· 보복 두렵고 변화 없을까 봐
캐나다 군대 내에서 발생하는 성범죄가 지난 몇 년에 걸쳐 크게 증가했지만, 피해를 입고도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 5일 연방 통계청이 발표한 보고서에...
저축할 여력 부족하고 은퇴할 자신 없어
“본인 상황에 맞는 재무 계획 미리 세워야”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은퇴 이후 재정 상황에 대한 캐나다인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TD 은행이 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43%가 원래 계획했던 시기에 은퇴를...
BC경제전망위원회, “내년 GDP 0.5% 성장”
금리 인상 여파·주택 공급 여전히 과제로 남아
내년 BC주 경제가 계속되는 고금리의 영향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보이다 이후 점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BC주정부의 민간 경제자문 조직인...
승인되면 내년 1월 1일 인상 적용
“주변 노상 주차료보다 저렴” 주장
웨스트 엔드(West End) 인근 지역을 제외한 밴쿠버 시의 모든 주택가 도로변 주차 구역 요금이 내년에 20%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밴쿠버 시의원들은 이번 주 2024 예산 토론(2024 budget...
BC주 감염자 13명··· 브랜드 과일도 주의
캐나다와 미국에서 사망 사고를 일으켜 논란이 된 캔털루프 멜론에 대해 추가 리콜이 내려졌다. 4일 캐나다 공중보건청(PHAC)은 캔털루프 멜론이 포함된 일부 포장 과일 제품에서...
46세 남성과 13세 아들 살해당해··· 표적 살인 추정
지난주 리치몬드 주택에서 살해당한 두 명의 피해자가 부자 관계인 것으로 밝혀졌다.   2일 RCMP 살인사건전담팀(IHIT)은 지난달 30일 리치몬드 골드스미스 로드 6200블록에 위치한...
인력 부족으로 운영시간 줄이고, 서비스 제공에 한계
건설업이 가장 큰 타격··· 세금 공제 등의 대책 필요해
지난 한 해 동안 인력 부족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손실액이 380억 달러에 달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캐나다 자영업자협회(CFIB)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이...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