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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위해 중국을 떠난 화교작가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1-10 00:00

그들의 눈을 통해 읽은 현재의 중국

지난 10월 21일부터 26일까지는 그랜빌 아일랜드에서 제21회 국제 작가의 날 행사 (Vancouver International Writers Festival, 이하 VIWF)가 있었다. VIWF는 1988년 아트디렉터 알마 리(Lee)에 의해 창설된 이래, 올해 100여명이 넘는 각국의 작가들이 참석한 상태에서 열렸다.


특히 24일 오후 8시에는 중국에서 문화대혁명과 천안문 사건 겪은 후 중국을 나와 20년 넘게 외국에서 살아온 화교계 세 작가들이 현 중국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문답시간을 가졌다.

이 순서에 참석한 작가 셩쉬에(Sheng Xue, 盛雪)는 천안문 사건 후, 1989년 캐나다로 건너와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2000년 중국 난민에 대한 글을 써서 캐나다 기자상과 내셔널 매거진상을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위엔화(遠華)사건 베일 벗겨내기 (Unveiling the Yuan Hua Case)’, ‘눈의 영혼찾기 (Seeking the Soul of Snow)’, ‘맹비난으로부터 오는 서정성 (Lyricism from a Fierce Critic)’ 등의 시 모음집이 있다.

또 다른 작가 예팅싱(Ye Ting Xing, 葉亭興)은 문화대혁명 당시 강제귀향을 당해 6년 동안 농촌에서 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 1987년 캐나다 이주 전 중국정부 영어 통역사로 일을 해온 그녀는 9개국에 출판된 회고록 ‘에이는 바람 속 낙엽 (A Leaf in the Bitter Wind)’을 썼다. 그녀의 최신작은 ‘내 이름은 번호 4번 (My Name Is Number 4)’이다.

유일한 남성 작가 치우샤오롱(Qiu Xiao Long, 裘小龍)은 미국으로 건너와 탐정소설 시리즈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대표작으로 ‘붉은 여주인공의 죽음( Death of a Red Heroine)’, ‘붉은색이 검을 때 (When Red Is Black)’, ‘붉은 치파오(Red Mandarin Dress)’ 등이 있다.

공개 문답 진행은 밴쿠버썬지 커크 라포인트 (Lapointe) 편집장이 맡았다.
2시간이 넘게 진행된 세 작가들과의 만남은 아직까지도 언론의 자유가 억제되는 중국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또한 평생 뼈를 묻고자 하는 본국에서가 아닌 타국에서 글을 쓰며 본국을 그리워하는 그네들의 아픔이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중국을 떠난 중국작가들. 치우샤오롱(남자), 셩쉬에(우측 사진 왼쪽), 예팅싱(오른쪽)


진행자: 중국의 문학 심사제도에 대해서 얘기 해줄 수 있겠는가?

: 중국 밀입국자들에 대해서 쓴 적이 있는 나는 가족들과 함께 생명에 위협을 받았다.  또한 내 친구 작가 양춘슈이가 10년 옥고 끝에 석방됐을 때 나는 그를 돕고자 돈을 준 적이 있다. 그 돈 때문에 그 친구는 12년을 더 선고 받아 옥살이를 하게 되었다. 나와 양춘슈이가 이메일로 주고 받은 내역을 중국 정부에서 알아차린 것이다.

: 그래서 나는 중국에 있는 가족들과 통화할 때 혹은 인터넷으로 대화를 할 때 절대 정치에 관한 얘기는 꺼내지 않는다. 그 길만이 주위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치우: 내 작품은 상해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이 많다. 한번은 중국에서 출판을 하고 싶어해 승락했더니 상해를 H도시로, 나머지 길 이름들도 다 바꾸자고 하더라. 그래서 속으로 “상해에서는 살인사건이 안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진행자: 그렇다면 심의에 걸리는 작품들과 그렇지 않은 작품의 경계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최고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치우: 최고와 당을 거슬리지 않는 것이 경계선일 것이다.

진행자: 혹시 잠재적 의식을 통해 스스로를 심의 하지 않는가?

: 그럴 가능성이 커서 나는 항상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쓰려고 노력한다. 다만 다양성을 필요할 때만 중국어 표현을 빌린다.

청중1: 나는 ESL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중국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요즘 중국의 아이들은 얼마나 역사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 중국에 있는 딸에게 친구들과 만났을 때 무슨 얘기를 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인터넷에 관해서 얘기한다고 하더라. 그래 역사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냐고 물으면, 이미 다 지난 과거고 다 끝난 얘기라고 한다. 참 슬프게도 그들의 부모 세대들이 직접 겪은 아픔인데 그 것을 모르더라.

청중 2: 처음 캐나다나 미국에 왔을 때, 자유를 향한 이 곳 사람들의 방종에 놀라지 않았는가?

: 자유를 가진 사람들은 자유의 부재를 느끼지 못 한다. 자유를 가지지 못 했을 때라야 비로소 자유를 가진다는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법이다.

청중 3: 만약 중국이 지금과 달랐다면 중국에 남아 글을 쓰겠는가?

치우: 그것이야말로 내가 미국에서 글을 쓰는 이유이고 중국에서 글을 쓰지 않는 이유이다. 만약 중국이 지금과 다르고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언론의 자유가 주어진다면 물론 중국에서 글을 쓸 것이다.

진행자: 인터넷 심의도 심하다는데 과거에 비해 변했다고 생각하는가?

: 변했다고는 하나 기본은 전혀 변하지 않았으니 변하기도 힘들 뿐더러 변한 것이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단지 앞으로 변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거는 수밖에……..


염미 인턴기자/ nunga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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