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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신두호의 아프리카 여행기…’걸어서 하늘까지’(2)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1-10 00:00

흰구름이 산아래 바다처럼 펼쳐지고…
킬리만자로 (Mount Kilimanjaro & Safari) ②


◇7월29일 (Shair에서 Barranco 캠프까지 4,600M 지점)

오늘은 아주 오래 걸어야 한다고 했다. 산 넘어 산! 가파른 산을 넘으면 또 산이 나오고 바위와 먼지만 있는 산이 끝없이 계속된다. 중간 중간 큰 짐을 진 짐꾼들이 우리를 지나쳐 갔다. 지나갈 때 마다  그들은 “점보 만보(안녕하세요란 뜻)”한다. 포아!!(fine이란 뜻) 우리도 따라해본다.

조금후 그 유명한 바랑코월에 도착했다. 600미터 높이에 경사가 60도에서 80도 정도되는 가파른 돌산인데 사이사이 바위 틈새로 올라간다. 손에 땀이 난다.
겨우 한사람씩 돌벽을 잡고 돌아서 빠져나가는데 가이드가 “조심해!” 아래를 쳐다 보면 안된다라고 한다. 그래도 난 한번 아래를 잠깐 내려다 보았다. 아래가 까마득하고 시커멓게 보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다.  바랑코월을 다 돌아와서는 “내가 왜 이런고생을 하지” 하는 생각을 했다.  십년감수했다.

수십킬로의 짐을 머리에 이고 올라가는 포터들은 눈깜짝할 사이에 이 어려운 길을 지나간다. 너무나 신기하고 부럽기도 하고, 존경심이 앞선다. 그중에서 가끔 수염이 흰 포터들도 보인다. “이길을 몇번이나 다녔을까!”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얼마 후 Barfe Hut(4600M)에서 런치를 했다.
두통은 어제보다는 좋아졌다. 하지만 숨은 계속 가쁘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 5000미터 지점에서 갈림길이 나오는데 기권하고 내려갈 사람은 여기서 내려가고 계속할 사람은 하루 더가서 정상까지 간다고 한다.

그때 한사람이 들것에 들려 내려오고있다. 서른 네살 먹은 스페인 사람인데 산위에서 고산병으로 쓰러졌다고 한다.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그래서 난 5000미터 갈라지는 지점에서 아들과 가이드와 함께 의논을 했다. 어제처럼 아프거나 혹시라도 쓰러지면 아들한테 지장이 있을테고 나를 업고 내려와야 할거란 생각을 하니 내가 내려가는 것이 좋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들과 가이드 한명은 계속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난 오후 1시반부터 하산하기 시작했다. 약 3시간후에 밀라니움 산장에 도착(응급 피난처 3900M) 했다. 이상할 정도로 두통이 말끔히 사라지고 마라톤이라도 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식욕도 다시 돌아왔다. 오랜만에 그날 저녁을 맛있게 먹고 아들없이 혼자 잠을 청했다.


 
◇7월30일

아침에 일어나니 두통도 없어졌고 숨가쁜 현상도 없어졌다. 백팩에서 어제 마시던 빈 플라스틱 물병을 꺼내보았다. 압력으로 어찌나 꽉 찌그러져있는지, “아~ 어제 내 뇌도 이렇게 되었었구나”하고 상상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쉬고있는데 11시쯤 아들과 가이드 그리고 나머지 포터들이 내려왔다. 그들은 어제 6시에 바로프 캠프에서 자고 밤 11시 반에 일어나 헤드 렌턴을 켜고 6시간 반 만에 정상에 도착해서 일출광경을 보고 계속 내려오는 길이란다.

아들이 하는 말이 “사실은 나도 어제 두통과 메스꺼음이 심했었는데 말을 안했지요”라고 한다. 나에게만 고산병 증상이 나타나는 줄 알고 두려움에 정상정복을 포기했었는데 만약 아들에게도 같은 증상이 있었다는걸 알았더라면 나도 정상까지 시도해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어리석은 후회를 해본다.

아들이 피곤한지 점심식사후 텐트에 들어가 곤한 잠에 떨어졌다. 얼마후 아들이 일어나자 우리는 하산을 시작했다. 매우 빠른 속도로 하산을 한다. 그래도 이상하게 피로함이 전혀 없다. 호흡도 정상이고 기분이 날아갈 듯 상쾌하다. 여기가 3900미터인데 올라 올 때와는 달리 전혀 고산증상이 없다는게 참 이상하다. 벌써 그만큼 적응이 된 듯 싶다.

내려오는 길은 사막 식물에서 차차 밀림으로 바뀌어 갔다. Mweka Hut(3100미터지점)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내려온 우리는 수고한 포터들에게 입고있던 옷과 등산용품들을 나누어주었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답례로 춤과노래를 선사해주었다. 우리는 지난 5일 동안의 등반에서 4계절의 날씨와 열대우림 기후와 사막의 뜨거운 건조기후 그리고 달표면과 같은 바위들과 먼지, 고산지형, 안개와 눈 등을 모두 경험할 수있었다.

그리고 흑인들에 대한 생각에도 조금 변화가 왔다. 그들의 친절함과 협동심에 감동을 받았으며, 난 혼자 걷기도 힘든 길을 그들이 수십 킬로의 짐을 지고 우리보다 두 세배 빠른 속도로 가는 것이 너무도 신기하고 존경스럽게 보였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킬리만자로에도 지구온난화로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6000미터 지점에 눈들이 다 녹아 벌거숭이가 되어가는 것을 보고 생태계의 파괴 현상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새삼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아프리카 사파리
Ngorongoro  & Serengeti
Wilderness Camp
 
▲은고롱고로 - 260평방킬로 높고 넓어서 그안에서 생활한다.-울타리의 형식-먹이 사슬이 그안에서 형성됨)
▲세렝게티 - 마사이 족들은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되어 있고 만약 사진을 찍을 경우 금액을 지불
 

◇8월2일, 3일

은고롱고로(Ngorongoro)는 3천만년전에 화산폭발로 형성된 큰 분화구다. 땅의 넓이가 밴쿠버의 써리 정도의 사이즈로 높은 산으로 둘러 쌓여있는 분지다. 그래서 그안에서는 그곳만의 특이한 환경속에서 동물들이 분포되어있다. 얼룩말과 월더브라이스가 항상 같이 다니며 물먹을 때도 같이 행동한다.

갑자기 무전기로 가이드 목소리가 들린다. 사자가 먹이를 먹고있다고 한다. 두 암사자가 두명의 새끼를 데리고 갓잡은 얼룩말을 먹고있었다. 보기 힘든 광경인지라 신기하고 신이나서 수십장의 사진을 찍었다.

사자새끼들이 내가 타고있는 차밑으로 와서 앉아있다. 손을 내밀면 닿을 것이다. 전혀 우리를 무서워하거나 경계하는 기색이 없다. 차가 이동하려고 시동을 걸어도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 조금후 재차 시동을 거니 그제서야 슬슬 어미에게로 돌아간다.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처럼 귀엽다. 오누이 같은데 이놈들도 앞으로 생존경쟁에 어떻게 이겨낼지 걱정이 된다.

 

차로 한참을 달려가니 30~40마리의 하마들이 보인다. 가끔 배를 뒤집는 놈도 있다. 한마리가 갑자기 걸어 나온다.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하마들은 밤에 나와서 풀을 먹고 낮에는 물에서 쉰다고 한다. 사바나를 끼고 운전을 하는 동안에 가지각색의 새들이 많이 보인다. 독수리, 제니퍼 그리고 이름모를 새들도 많다.

 

가끔 숫코끼리가 외톨이로 혼자 다니는 것이 보인다. 숫놈은 혼자 다니다가 성숙해 지면 다른 무리의 우두머리한테 싸움을 걸어 이기는 놈이 그 그룹의 주인이 된다고 한다. 운이 좋아서 네오팔드도 보았다. 여기서는 빅5라(Big Five) 해서 사자, 버펄로 네오팔드, 코뿔소, 코끼리 등은 서로 견제하면서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끔 원숭이들이 서로 마주앉아 털고르기를 하는것이 보였다. 저 멀리서 수백마리의 플라맹고들도 보인다. 군대군대서 캐나다 대평원에서 볼수있는 회오리바람(Tornado) 같은 것이 보였다.

멋진 야생동물과 경치 구경을 마치고 사파리안에 위치한 호화판으로 만들어진 텐트로 다시 돌아왔다. 밤이되어 잠을 청하니 너무나 조용해서 얼룩말이 변을 보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다. 얼룩말과 하이에나와 같은 동물들의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듯 해서 조금은 무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아~, 하늘엔 달도 밝다.”
새삼 밴쿠버 식구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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