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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명문대서 '한국계 학생'들이 졸업률 낮은 이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1-04 00:00

▲ 이영준 하버드대 영문 한국문예지 'AZALEA(진달래)' 편집장

 [시론] 미국의 글쓰기 교육

"중요한 직책 맡으려면 자기생각 잘 표현해야"
한국학 강좌 리포트도 A학점은 미국 학생들


지난 20년간 미국 대학의 교과과정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글쓰기 강좌의 증가라고 할 수 있다.
논문 쓰는 법을 가르치는 논술 강좌는 대개의 대학에서 필수 과목이 되었고, 문예창작 강좌에도 갈수록 많은 수강생이 몰린다. 텍스트를 정확하게 읽고 요약하는 능력,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이고 명료하게 표현하는 훈련은 학자가 아니더라도 교양인이 되려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중요한 직책을 맡으려는 사람에겐 필수적인 자질이기도 하다. 자연과학 전공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자연과학자의 일과에서도 30% 이상의 시간은 글쓰기에 사용된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있다. MIT에서 글쓰기 강좌가 필수가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예창작 과목까지 인기를 끄는 것은 최근의 주목할 만한 경향이다. 금년도 하버드대학에서는 400여명의 학부생이 시나 소설 또는 논픽션 과목을 신청했는데 200명으로 수강이 제한되는 바람에 나머지 학생들은 다음 학기나 되어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이 모두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기 위해 그 강좌를 신청한 것은 물론 아니다.

어떤 직업을 가지든 전방위적인 문화감각을 요구하는 21세기에는 창의적인 상상력과 자신만의 세계를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놀라운 건 그들이 자발적인 표현의 욕구를 가지고 문학적 글쓰기를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학교는 순종적인 노동자가 아니라 생각하는 시민을 길러야 한다고 갈파한 존 듀이의 교육철학은 미국의 모든 학교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초·중·고등학교를 통틀어 책을 읽히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는 잘 알려져 있다.

방학기간에는 100여 권의 추천도서 목록이 배부된다. 독후감 설문지를 보면 학생들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훈련시키는지 알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인데도 본 대로 느낀 대로 쓰는 독후감이 아니다. 주인공의 기분 변화나 생각의 변화가 있었는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너는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지도한다.

고등학교에 가면 벌써 각주(脚註)와 참고문헌 목록을 구비한 짤막한 논문을 쓰기 시작한다.
많은 고등학교들이 마지막 학년에 졸업논문을 쓰게 하고 우수한 논문에는 상을 준다.
추천 작품 목록에는 영문학의 고전은 물론이고 샐먼 루시디나 토니 모리슨 같은 현대 작가들도 대거 포함된다. 밀란 쿤데라, 헤르만 헤세 같은 외국 작가들도 목록에 있다.

작가론을 쓸 때는 최소한 장편소설 3편은 다루어야 한다니 이 정도면 한국의 대학 졸업논문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다. 과목별로 이런 식의 제도가 잘 구비되어 있다. 예를 들어 역사 과목에는 중·고교 전국 역사학대회가 있다. 지역 예선은 학급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어진 주제에 대한 사례를 역사적 사건에서 스스로 찾아내어 논문을 쓴다. 유명한 사립학교 이야기가 아니다. 공립학교에서 이렇게 하고 있다.


미국에서 한국학을 가르쳐 보면 수강생의 절반 이상이 한인교포 학생이거나 한국 유학생들이다. 한글 원문을 읽을 수 있고 한국문화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으니 미국 학생들에 비해 우수한 학점을 받으리라고 기대하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큰 오산이다. 몇 년 동안의 경험에 의하면 A를 받는 학생은 거의 대부분 미국 학생들이다. 한국 유학생들의 논문은 대개 일반적 배경지식을 논증 없이 길게 늘어놓기 일쑤이고, 정작 구체적인 분석은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게다가 자신만의 시각으로 대상을 파악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 B나 C를 받기도 벅차다. 학기 초에 미리 경고를 해도 결과는 그다지 다르지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한국의 대학입시에서 논술답안을 채점한 교수들이 판박이 같은 답안지에 질렸다고 통탄하는 것을 많이 본다.
미국의 명문대학에서 한국계 학생들의 졸업률이 유독 낮다는 보도도 나온다. 점수 기계로 길러진 학생들이 미국 명문 대학에서 얼마나 괴로웠을까. "너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라"고 교수들은 끊임없이 파고들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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