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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식품이 불안하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9-29 00:00

"요즘 장사하기 쉽지 않아요. 중국산이라면 손님들이 질색을 하죠. 음식값 500원이라도 올리면 바로 손님이 팍 줄어요. 그래도 우리 집은 중국산은 절대 안 씁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 지하에 있는 허름한 지하 식당. 40대 중반의 주인 아주머니는 "모든 음식은 직접 재료를 사와서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 가게에서 파는 육개장, 추어탕, 설렁탕, 우거지탕 등 10여 가지 음식의 가격은 5000원 안팎이다. 육개장을 주문하니, 공기밥 그릇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육개장 한 그릇, 반찬으로 깍두기, 김치, 풋고추 2개, 쌈장 등이 나왔다.

육개장 등의 재료가 모두 '국산'이라는 이 식당. 취재 결과, 잠원동 지하 식당은 모든 재료와 양념을 넣어 이미 만들어 놓은 육개장, 갈비탕 등의 반(半)가공 제품(레토르트 식품)을 서울의 A 식품 제조업체에서 사와 팔고 있었다.
▲ 서울의 한 식당에서 1인분에 5000원에 팔고 있는 육개장. 이 식당은 서울의 식품공장에 서 이미 만들어 놓은 음식을 봉지째 구입해 판매한다. 식품공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육 개장의 포장지 뒷면 원산지 표시에는‘국산’이 없다. 오종찬 기자 cjc1979@chosun.com
반가공 식품 제조업체의 사장은 "한 끼에 5000~6000원씩 받고 파는 분식집과 한식당들이 주요 고객"이라며 "식당에서 직접 조리하는 것보다 인건비도 줄일 수 있고, 재고 걱정이 전혀 없어 요즘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양식과 한식을 함께 파는 서울 종로의 식당에서는 이 업체의 갈비탕 제품을 받아 9000원에 팔고 있다.

◆국산 재료 찾아보기 힘들어

수도권 지역에 반제품 상태로 식품을 가공해 파는 이런 업체는 30여 곳, 업체마다 20여 종의 메뉴가 있다. 직장인들이 회사 인근 식당에서 사먹는 점심 한 끼가 대부분 공장에서 중국산 재료로 제조된 것이라는 뜻이다.

취재진은 이런 업체에서 육개장, 설렁탕, 갈비탕, 순두부 찌개 소스, 된장찌개 소스 등 5종의 레토르트 식품(600g)을 직접 주문해 받았다. 주문 가격은 한 개당 1200~1500원. 5개 식품 포장지 뒷면의 '성분 및 배합비율'에는 식품 재료가 각 15~20가지 적혀 있다. 5종 음식에 적힌 70여 가지 음식 원료 중 '국산'이라고 표시돼 있는 것은 된장찌개 소스의 '무청' 단 하나다.
육개장의'성분 및 배합비율'에는 모두 19가지가 적혀 있다. 육수(수입산), 소정육(수입산), 토란대(미얀마산), 고춧가루(중국산), 고사리(북한산), 마늘(중국산)이라고 돼 있다. 13종은 원산지 표시가 없다. 순두부 찌개소스는 사골 100%가 '중국산'이고, 갈비탕에도 '사골엑기스 중국산'이라고 표시돼 있다. 봉지만 다른 갈비탕 팩에는 '사골엑기스 수입산'이라고만 표시돼 있다.

다국적 원료로 만들어진 1200 ~1500원짜리 봉지 식품에 김치, 고추, 나물 등을 추가하면 원가 2000원 안팎의 백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3000원짜리 백반 식당 주인 "우리는 국산만 쓴다"

취재진은 서울 시내 식당 20여 곳을 찾아 원산지를 물어봤으나, 식당 주인들은 대부분 "국산 재료를 시장에서 구입해 직접 조리한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고시생들에게 한 끼 3000원을 받고 밥을 파는 식당에서도 "모든 음식 원료는 국산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옆 식당은 어떠냐?"고 물으면, "그쪽은 중국산 재료가 절반은 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럴싸한 한정식 집에도 중국산 식재료가 빠지지 않는다.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인근에서 한정식을 1인분에 1만5000~3만원씩에 판매하고 있는 식당 주인은 "나물이나 김치는 국산을 쓰고 있지만, 대하같이 좀 비싼 재료는 중국산을 써야 수지 타산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구매할 경우, 중국산 냉동 꽃게는 1㎏에 평균 5500원이지만, 국산 활(活) 꽃게 1㎏(큰 것 2~3마리)은 1만원에 이른다. 중국산 조기는 1마리당 대략 500~600원이지만, 국산 참조기는 마리당 1500원 안팎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산 식재료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셈이다.

서울대학교 보건영양학과 정효지 교수는 "중국산 제품이 대거 수입돼 한국 소비자들은 점심 한 끼를 5000~6000원에 해결할 수 있게 됐지만, 반면 수시로 사고가 터지는 불안한 중국 식품에 노출된 이중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찬 재활용도 사라지지 않아

식당에서 음식값을 저가로 유지하는 방법 중에는 손님이 먹다 남은 반찬을 다시 다른 손님에게 제공하는 '반찬 재활용'도 있다.

29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기사식당. 손님들은 식탁마다 놓여 있는 항아리에서 김치와 무말랭이를 양껏 덜어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식판을 종업원에게 반납하자 남은 밥과 국은 버리고, 무말랭이와 김치는 하늘색, 분홍색 플라스틱 용기에 별도로 모아 담았다. 식당 종업원은 "습관적으로 모으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북 구미에서 정식 1인분에 2만~6만원씩 받고 파는 한정식 식당도 마찬가지였다.

식당 주방에서 일하는 윤모(46)씨는 "손님이 젓가락도 대지 않은 나물이나 김치, 조기 같은 음식을 모두 버리면 그것도 낭비 아니냐"며 "남은 음식이 깨끗하면 바로 데워서 다시 쓴다"고 말했다.

중앙대 식품공학과 하상도 교수는 "소비자들도 안전한 식품을 먹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돈을 지불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고, 반찬 재활용은 법적 제재 등을 통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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