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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때문에 치료 못 받아?”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9-17 00:00

우울증에 대한 잘못된 미신, 생명 잃을 수도 있어

버나비에 거주하는 A씨는 남편과 불화로 인해 이혼수속을 하면서 우울증을 호소했다. 주변지인들은 동정을 표시하거나 그녀의 고민을 들어주기는 했지만 민간처방이나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급기야 A씨는 겨울철에 건강이 급격히 손상되면서 자살충동을 호소했고, 결국은 가정의를 통해 정신과 의사와 만나 간단한 상담을 하고 처방전을 받았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초기에는 보름에 한 번 이후 1개월에 한 번 상담하고 6개월간 약을 먹기로 한 후, 그녀의 우울 증상은 근 2개월 만에 호전됐다.  완치를 위해 남은 4개월간 약을 다 먹기로 한 그녀는 3년이 지난 현재 우울증을 호소하지 않는다.

정신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A씨의 사례는 이민사회에 흔하다. 익명을 요구한 밴쿠버 코스탈 보건청(VCH) 소속 한 전문의는 “이민사회에서는 정신질환에 대한 여러 미신과 민간처방이 퍼져있는 데 이런 것들은 대부분 치료에 도움이 안될 뿐더러 도움이 필요한 환자가 병원을 찾는 길을 막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의는 “정신과 치료내용 중 와전된 내용은 이민자는 영어를 못해 상담과 정확한 진단이 불가능하다는 믿음이다”라며 “캐나다 정신 전문의들은 대부분 비(非)영어권 환자에 대한 치료 경험도 있다. 초기 상담은 증상을 확인하는 수준으로 각 보건청이나 정규 정신보건 단체에서 배포하는 안내자료를 참조한다면 대부분 이민자에게 상담자체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치료과정에 대해서도 “감기약을 먹는데 언어능력이 큰 장애가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물론 정신질환 관련 약물은 감기약 이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겠지만, 치료과정에서 의사는 진찰을 통해 약 처방을 해주고, 이후 필요하면 주기적인 진찰을 통해 경과를 살피는 점은 여느 질병치료와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정신과 의사들은 좀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환자의 기분, 생각. 느낌을 적거나 이를 관찰해 짧은 일기를 쓸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치료방법으로는 항우울증(antidepressants) 약물 처방을 내리거나 ‘대화 치료법(talk therapy)’을 위해 다른 보건 전문가 또는 그룹으로 대화를 권장할 수 있다. 그룹대화는 BC주내 각 보건청 산하 기관이나 단체를 통해 나이별- 청소년, 장년, 노인으로 나눠 실시된다. 현재 메트로 밴쿠버내에는 그룹대화를 위한 중국어권과 인도어권 그룹은 있으나 한국어 그룹은 없는 상태다.

“다른 병 전조나 심화 신호일 가능성 있다”

우울증 발병 원인은 생물학적 요인, 유전적 요인, 심리-사회적 요인으로 나뉘는데 한 가지가 원인인 사례도 있고 복합적인 사례도 있다. 이중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은 생물학적 요인에 따른 우울증이다.

민간에서는 ‘우울증이 걸릴 상황’을 염두에 두고 그런 상황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 우울증을 호소하면 이를 엄살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여성전문 심리학자 쇼샤나 베네트(Bennett)박사는 “우울증은 널리 알려진 대로 개인이 처한 심리적 또는 사회적 압박에 따라 발병할 수도 하지만 다른 질병이나 갑작스럽게 체내의 보이지 않는 곳에 나타난 이상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비만부터 고혈압, 당뇨병, 전립선 질환, 뇌질환도 우울병 원인이 될 수 있다. 베네트 박사는 “우울증은 다른 심각한 질병의 전조 또는 심화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를 찾아가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베네트 박사는 “나이든 사람은 우울하다는 잘못된 통념도 있다”며 “사실상 노인들은 우울증과 가장 거리가 먼 사람들로 이들이 우울 증세를 보인다면 노환으로 보지 말고 질환 여부를 진찰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에서는 가정의가 1차 진료를 하고 필요하면 전문의를 볼 수 있게 추천(referral) 해주는데, 이때 가정의는 환자에게 질문하거나 증세를 호소하면 검사를 통해 우울증의 원인이 다른 질환에서 왔는지 여부를 살피게 된다.

“보편적인 사례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2주 이상 우울 증세가 계속되면 반드시 의사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고 하고 있는 가운데 사람마다 증세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트 박사는 “슬픔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남녀간에 나이간에 성장한 문화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며 “우울증 관련 증세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특히 성장기의 청소년은 우울증에 취약한 연령대다. 청소년기 우울은 3종류로 나뉜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순간적인 우울, ▲하루 또는 몇 일간 발생하는 감정기복이 심한 우울, ▲우울한 기분이 몇 개월간 지속되는 기분장애(Dysthymia)가 있다. 앞서 2종류는 성장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기분장애라면 치료가 필요하다. 기분장애는 갑작스런 성적하락과 가정-사회적 마찰이나 일탈의 원인일 수 있다. 또한 청소년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자살시도는 여자 청소년이 더 많이 하나 자살시도가 죽음에 이른 사례는 남자 청소년이 더 많은 편이다.

청소년을 포함 중장년층 우울증은 4종류의 증세를 보인다. 신체적 증세(Physical symptoms)로는 두통, 수면장애, 등과 목의 통증, 소화불량, 갑작스런 심장박동 증가, 피로감, 불안감 등이 있다. 행동양식(behavioural)관련 증세로는 으스대거나, 타인에 대한 비판의식이 강하거나, 과음과 흡연, 폭식, 일을 제대로 끝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감정(Emotional)관련 증세로는 울음과 초초함, 불안은 공통적인 증상이고 어떤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는 상태(boredom), 금방 폭발하는 날카로운 상태(edginess)에 처하기도 한다. 또는 변화에 무력하다고 느끼거나 외로움을 많이 느끼기도 한다. 인식(cognitive)관련 증세로는 뚜렷하게 사고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거나 자주 무엇인가를 잊어먹는 모습을 보인다. 창의성이 부족해지고 기억력이 저하되며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고, 유머감각을 잃는 모습도 인식관련 증세 포함된다.

단 이런 증세들은 누구나 일상에서 체험할 수 있는 일들이라 이런 일들이 장기간 일어날 때에 우울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캐나다 국내에서는 4명중 1명(26%)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으며 이들은 우울증에 취약한 계층으로 분류된 상태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급한 도움 필요하면 전화하세요”

지인 또는 자신의 갑작스러운 자살충동에 대한 상담은 전화통화를 통해 받을 수도 있다.

크라이시스 센터(Crisis Centre): 메트로 밴쿠버 604-872-3311, BC주 전역: 1-800-784-2433, 청소년 온라인상담: www.YouthInBC.com

BC주정부는 무인 자동응답 전화 서비스 형태로 정신질환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BC정신보건정보 센터에 전화를 하면 정신병의 증상, 원인, 치료법, 지원단체에 대해 설명해 준다. 참고: 1-800-661-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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