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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날개로 나는 새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8-01 00:00

K형, 서울을 다녀 온지도 한 달이 되어 갑니다. 오랜만에 본 서울은 역시나 화려했지만 그 속에 숨겨진 애환을 살펴 보면 늙어 가는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을 대하는 것만큼이나 가슴 아팠습니다.

잠시 짬을 내 몇 군데 산을 다녀 왔습니다. 6월의 산들은 막 푸름의 절정을 맞고 있었습니다. 밴쿠버와는 사뭇 다른 장년기 산들의 느리지만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에 몇 번이나 걸음을 멈추어야 했습니다.

산은 여름 내 푸름의 위세에 눌려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을이 오면 푸름은 물러나고 조용히 붉은 세상이 열리겠지요. 좀 더 지나면 만산홍엽의 절경이 산마다 펼쳐질 것이고요. 그러나 산들은 이내 모든 나뭇잎을 거둬 들이고 무색(無色)으로 돌아 갈 것입니다.

푸른 색이 전부이던 산이 붉은 외투로 갈아 입는 동안에도 우리는 그들 사이의 다툼을 전혀 알지 못합니다. 아무리 자연이라지만 그들 사이에도 갈등은 있겠지요. 하지만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고 푸름은 붉음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입니다. 푸름은 내년 봄 다시 자신들의 세상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겠지요. 그것이 대자연의 도도한 순리 아닐런지요.

K형, 서울 광화문 거리나 시청 광장을 장악한 사람들은 양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촛불을 든 사람들은 먹거리를 놓고 섣불리 타협한 정부의 졸속을 비난합니다. 그를 막아 선 사람들은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내줘야 하는 요령을 이해 못하는 유치함을 비웃습니다.

영화 ‘크림슨 타이드’에 나오는 명 재판관처럼 그들은 ‘다 맞을 수도 혹은 다 틀릴 수도’ 있습니다. 저도 굳이 촛불 시위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어느 한 쪽만 고집하는 완고한 태도입니다.

제가 서울을 떠난 뒤로도 그들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길 이편의 사람들은 저편을 기막히게 구분해 냅니다. 그들은 서있는 위치에 따라 서로를 좌파 또는 우파로 몰아 부칩니다. 그 차별은 너무나 혹독하여 8.15 해방 후 우익과 좌익의 대립을 보는 듯합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나 지배하려 들지 않고 소인은 지배하려 들면서도 공존의 이치를 알지 못한다”고 개탄했습니다. 유명한 공자의 화이부동(和而不同)이 거기서 나왔지요.

중국은 60년대 혹독한 문화혁명기를 거쳤습니다. 지독한 사회주의의 광기가 대륙을 휩쓰는 동안 수백만이 굶어 죽었고 나라는 퇴보했습니다. 왼 쪽으로만 너무 쏠려 갔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오른쪽으로 기우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합니다. 예일대 법대 교수 에이미 추아는 그녀의 명저 ‘제국의 미래’에서 9.11 이후 무시무시한 칼 날을 휘두르며 보수 일색으로 무장한 미국의 앞 날에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습니다.

K형, 제가 다니던 신문사와 가까운 광화문 일대 골목의 음식점 주인들은 줄어든 매상 탓에 울상을 짓고 있었습니다. 강남의 택시 기사조차 손님 태우기 어려움을 하소연했습니다. 서민들의 삶이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 어려운 때 더 이상 한국의 국력이 길바닥에서 낭비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아울러 힘을 가진 쪽도 촛불 든 사람들의 애타는 마음을 헤아려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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