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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독서로 생각 넓히고 거울 앞에서 말하기 훈련했어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6-19 00:00

3남매 호주 '영어 토론왕'으로 키운 김영신·김정아씨 부부

김영신(46·시드니 거주)·김정아(42)씨 부부는 맏딸 유경(18)양을 호주 청소년을 대표하는 '영어 토론왕'으로 키웠다. 맏딸은 고2 때인 지난 2006년 하버드대에 조기입학해 호주 학생과 교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당시 호주에 배정된 하버드대 조기입학 쿼터 한 자리를 유경양이 꿰찬 것이었다.

둘째 재경(14·핌블 레이디스 칼리지 9학년)양, 셋째 형우(12·녹스 그램마 스쿨 6학년)군 역시 뛰어난 영어 토론실력으로 현재 호주 명문 사립학교의 토론대표로 활약 중이다. 그저 평범한 김씨 부부를 통해 호주 한인 교포사회의 모범 가정이 된 비결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이메일을 통해 이뤄졌다.

▲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김유경,재경,형우. '호주 청소년 토론왕'이던 유경양은 하버드대에 조기입학했다.

토론실력으로 하버드대 조기합격

하버드대 정치학과 2학년 진학을 앞둔 유경양은 현재 시드니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 시드니 대법원 판사 사무실에서 두달 동안 인턴십(주 4일)을 할 예정이다. 1학년 성적은 'ALL A'. 공부뿐만 아니라 하버드대 신문사와 대학 '정치연구소(IOP)'에서 활약하며 송민순 전 외무장관, 존 하워드 전 호주총리 등을 만났다고 한다.

그녀는 고교시절부터 남달랐다. 핌블 레이디스 칼리지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최우수 청소년 토론자'로 뽑힐 정도로 말솜씨가 뛰어났다. 시드니 법정토론대회에서 역량을 키운 뒤 세계 우수 청소년 토론대회, 헤이그 유엔모의법정에 호주 대표로 참가해 최고 수준의 성적을 거뒀다.

대부분의 호주 사립학교엔 토론(debating)팀과 웅변(public speak ing)팀이 있다. 학교마다 전문가를 초빙, 말하고 듣고 생각하는 훈련을 쌓게 한다. 유경양은 일찌감치 초등 6학년 때 담임 추천으로 토론과 웅변을 시작했다고 한다.

호주의 토론대회는 보통 4명이 한 조를 이뤄 다양한 종류의 토너먼트를 거친다. 초등 5학년부터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데 초등학생은 1주일 전 토론주제를 알려주고 중등 이상은 당일 토론시작 1시간 전 제시된다. 김씨는 "발표시간은 5~6학년이 4분, 7~9학년은 6분, 10~12학년은 8분 동안 원고를 보지않고 간단한 메모지만 들고 발표를 한다"며 "결승까지 보통 10번의 토론을 거친다"고 귀띔했다. 심사기준은 토론의 기본자세부터 전문지식, 자기주장에 대한 반론, 팀워크 등이며 심사는 주로 토론경험이 많은 법대생이 맡는다.

유경양은 토론대회 중에서도 법정토론(mooting)에 자주 참여했다고 한다. 법정토론은 시(市) 대항을 거쳐 전국 대회에 나가는데 3명이 한 팀을 이루고 심사는 교수나 변호사가 맡는다.

▲ 김영신씨 가족.토론왕의 비결은 독서-말하기는 생각의 깊이와 맞닿아

유경양은 "영어토론왕이 된 비결은 다름 아닌 독서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책을 많이 읽었다. 작은 도서관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집에 책이 많다. 김씨 부부는 아이들 생일선물을 두고 고민한 적이 없다. 세 자녀 모두 책 선물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다.

유경양은 "고교 시절에도 교과서나 교재보다 일반 서적을 더 많이 읽었다"며 "시험이 코앞인데도 배를 깔고 누워 책만 뒤적였다"고 했다. 아버지 김씨는 "시험준비는 안 하냐고 야단을 칠 수도 없었다"며 "딸은 '학교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듣고, 필요하면 밤을 새워 공부하면 되니 읽고 싶은 책을 읽는 것이 공부 잘하는 방법'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지식의 폭이 넓어져 자연히 쓰기와 말하기가 유연해진다는 것"이 김씨 부부의 생각이다. 말하기와 쓰기는 자연스레 생각의 깊이와 직결된다.

호주에 정착한 조기 유학생들은 현지 학교수업을 통해 영어 말하기와 문법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어휘력과 쓰기는 독서를 통해 키우는 수밖에 없다. 특히 독서는 어린 시절부터 길러야 하는 습관이다. 김씨는 "책은 많이 읽을수록 더 잘 읽고 좋아하게 된다"고 했다. '즐거운' 책읽기 습관이 배지 못하면 말하고 쓰는 능력뿐 아니라 사고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방법이 지름길이다.

유경양은 "토론은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사를 조리 있게 발표하는 것인 만큼 상대의견에 적절한 반론을 펴기 위해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시사에 밝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전문가 수준의 토론력을 기르기 위해선 정해진 시간내 논리있게 말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김씨는 "거울을 보고 자세를 확인하거나 자신의 발음을 교정해 다듬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유경이는 토론에서 이기고 돌아와도 가족에게 모니터링을 해주길 원했고, 거울이나 화이트 보드 앞에서 쓰고 말하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호주의 입시 분위기도 한국 못지않다!

호주에서 사설학원을 운영하는 김씨 부부는 한국에서 온 조기유학생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한다고 했다. "일단 남이 하니까, 내 아이만 뒤처지는 게 아닐까"하는 마음으로 유학 온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김씨 부부는 "왜 유학을 보내야 하고, 가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며, 가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충분히 고민한 뒤 유학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충고했다. 한국의 입시에 실망, 호주를 찾는 이들이 많지만 호주의 입시열기도 뜨겁다. 호주 고교는 한국처럼 방과후 '야자(야간자습)' 시간은 없지만 입시 전문학원과 개인교습을 받는 학생이 많다고 한다.

김씨는 "호주 아이들은 입시지옥이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며 "단지 공부할 과목수가 적을 뿐이지 밤을 새워 공부하는 것은 한국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어교육 열풍 영향으로 단기 조기 유학생들이 호주를 많이 찾고 있지만 우선 유학의 목적을 확실히 자녀들과 상의한 뒤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저마다 타고난 아이들의 가려진 재능을 키워주고 믿어라"고 조언했다.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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