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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권 캐나다 문화의 정수를 만나보세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2-22 00:00

페스티발 듀 보아 준비하는 조앤 듀마씨 “공존 중요하지만 자기 정체성 잃지 말아야”

프랑스계 캐나다인 이웃이 한인들을 잔치에 초대했다.

오는 3월 1일과 2일 코퀴틀람 맥킨파크에서 열릴 프랑스계 캐나다인 문화축제 ‘페스티발 듀 보아’(Festival du Bois) 준비를 하고 있는 조앤 듀마(executive director·사진)씨는 이번 행사에 한인 이웃들이 많이 와서 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의 문화를 함께 즐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듀마씨에 따르면 코퀴틀람 말라드빌(Maillardville)은 위니펙을 제외하고 캐나다 서부지역에 가장 많은 불어계(Francophone)가 거주하고 있으며 불어만으로도 모든 일을 처리하며 살 수 있는 불어권 지역사회가 형성돼 있는 곳이다.

프랑스계가 ‘매이아빌’로 부르는 말라드빌에 처음 정착한 것은 1905년이다. 당시 프레이저 리버 인근 제재소에는 중국계와 인도계 등이 일했는데 이들 대신 백인 고용을 원한 회사측이 퀘벡주에서 불어계 근로자를 불러온 것이 시초다. 듀마씨는 “이 부분이 껄끄러운 부분이겠지만, 역사는 역사이기 때문에”라는 단서를 붙여 불어계 조상의 정착 동기를 솔직하게 들려줬다.

말라드빌의 ‘말라드’는 이후 지역내 세워진 가톨릭 교회 사제의 성을 따온 것이다. 불어계는 100여 년 전에 처음 정착한 200명을 모태로 현재 1만3000가구가 트라이시티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듀마씨는 불어계가 ‘보이지 않는 소수자(invisible minority)’라고 표현했다. 캐나다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백인에 속해 외양상으로는 구분되지 않지만 일단 영어를 써도 특유의 ‘불어 억양’이 있어 반응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듀마씨는 “처음에 불어 억양을 듣고 파리에서 왔냐고 호감을 표시하지만 퀘벡이나 몬트리올에서 왔다고 하면 곧 시들해진다”고 말했다. 캐나다인들 사이에서, 특히 서부지역에서는 주기적으로 독립을 주장해 캐나다 연방을 해체하려는 퀘벡 지역을 ‘정치적 문제아’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부는 정치적 편견으로 불어계에 대해 배타적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소수자임에도 불어계는 불어와 그 문화에 대한 긍지가 강하다. 캐나다 정착 200년이 된 불어계가 영어권 중심 사회에 살아도 무려 7대에 걸쳐 불어를 유창하게 하는 배경이 그 긍지에 있다.

듀마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말과 글은 문화의 정수(pure form)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도구다. 또한 문화는 자기 정체성의 일부다. 때문에 말과 글은 문화를 내 정체성의 일부로 삼게 해주는 도구다. 따라서 말과 글을 포기한다는 것은 그 문화의 정수와 내 정체성의 일부를 상실한다는 것과 같다.” 불어계에게 불어는 곧 자기 자신인 셈이다.

듀마씨는 “캐나다에서 공존을 위해 서로의 문화를 나누며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기 문화를 잃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는 자녀들에게 불어지역사회와 문화가 그들의 일부가 되도록 가르친다”고 말했다.

듀마씨의 자녀 교육방법에 대해 물어보니 원칙이 분명했다.  “집에서 영어로 말을 하면 무시하고 불어만 사용하도록 했다”는 것. 심지어 딸이 영어권 남자친구를 사귀게 돼 전화 통화를 위해 영어사용을 요구했을 때도 그 원칙을 깨지 않았다. 딸의 남자친구를 불러다가 불어를 배워 통화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나가서 얘기할 것을 설득했다.

듀마씨는 최근에 BC주에서 제기된 ‘경제적 이유에서 불어 대신 만다린(중국어)이나 펀잡어(인도지방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언어는 경제 이상의 것이며 하나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 다른 언어교육을 포기해야 한다는 논리는 언어도단”이라며 “불어계가 만약 자기 핏줄이 가진 문화의 정수에 접근할 길을 잃게 되면 결국 내 것 아닌 남의 정체성을 빌려다 살게 되는데 이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듀마씨는 “물론 (복합문화) 사회 참여와 공존은 중요하지만 타 문화에 나를 녹여버려서는 안 된다”며 “불어계의 정체성이 없었다면 100년이 넘는 동안 말라드빌의 불어계 커뮤니티는 존재할 수 없었으며 잔치도 벌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년간 내려온 페스티발 듀 보아에 대해 듀마씨는 “불어계 케네디언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잔치인 동시에 손님들을 초대해 즐기는 잔치”라며 “우리 불어계는 잔치광이다. 모여서 음식을 만들어 나누고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기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이런 잔치에 한인들도 많이 와서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페스티발 듀 보아에는 약 5만 명이 참여했고 이 중 60% 이상은 불어계가 아니었다. 한인들이 기꺼이 듀마씨의 초대에 응한다면 앞으로 한인들의 잔치에 불어계 이웃들을 초대해 한국문화를 나눌 기회도 있을 것이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페스티발 듀 보아
3월 1일(오전 11시부터), 2일 (오전 10시부터)
Mackin Park(1046 Brunette Ave. Coquitlam)
입장료: 성인 12달러, 학생·노인 8달러, 아동 5달러(5세 미만 무료), 가족패키지 3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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