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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슬라비아 친구에게 배운 ‘무사카’ 어때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1-18 00:00

주준옥씨(버나비 거주)의 그리스 요리 ‘무사카’
“음식을 무지 잘하는 언니가 있어요. 그 집을 가면 정말 아름다운 주변 풍경에 직접 만든 나무벤치와 일본식 정원에,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집안…… 하~ 말로 설명이 안돼. 그냥 가봐요. 가봐~”
추천인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주준옥씨. ‘주부 레서피’는 음식이야기가 주제인데 추천인은 음식 이야기는 하는 둥 마는 둥, ‘말로는 다 설명 할 수 없다’는 대부분의 내용이 주인공의 인테리어감각과 정원에 관한 수다였다. 밴쿠버에 전망 좋은 곳이 어디 한 두 곳일까. 어쨌든 꽤 감각적인 주부임에는 틀림 없을 것이라는 짐작은 할 수 있었다.

◇ 대학에서 도서관학을 전공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주준옥씨는 밴쿠버 이민 후 영어학교의 코디네이터와공항에서 통역을 한 것을 비롯, 현재는 코스코 버나비점에서 일하고 있다. 킹스웨이‘생생고기 나라’를 운영하면서 언론사 편집국장을 겸하고 있는 남편 주호석씨와는 동성이본의‘주’씨. 밴쿠버에 도착한 후 잠깐 ESL을 다녔을 뿐이지만, 그녀는 어떤 기업이든 취업을 시도해서 실패한 적이 없다. 적극적이면서 성실한 사람을 원하는 건 ‘만국 공통’의 조건. 여기에 미모까지 겸비한 한국‘아줌마’의 우수함을 그들도 모를 리 없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에서 ‘윌링던’을 빠져나가 좌회전한 다음 ‘디어 레이크’를 끼고 돌아서 첫 번째 길로 들어간 동네는, 정말 이국적인 분위기 물씬 풍기는 밴쿠버 속의 스위스 같은 곳이었다. 아름드리 나무 숲 사이에 드문드문 서 있는 저택. 그녀의 집을 찾을 생각도 잊어버리고 한동안 동네를 어슬렁거렸다.

집집마다 서로 다른 이국풍이 느껴지는 집. 그 사이 사이 담장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고, 촘촘히 이끼가 끼어 있는 집안으로 들어가면, 왕자로 변신하지 못한 ‘노틀담의 꼽추’가 나타날 것만 같은 고요한 적막함이 흐르는 풍경…. 요란한 간판과 자동차 소음 윙윙대는 노스로드 한인타운에서 살고 있는 사람에겐 조금 생경스럽기까지 하다.

캐나다 웨이와 고속도로가 지척에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게 만드는 곳에 ‘송죽헌(松竹軒)’이라는 현판이 붙은 그녀의 집. 현관 앞에는 누군가 벗어 놓은 구두와 부츠가 수북이 쌓여 있어 긴장감으로 움츠려 들었던 마음이 스르르 녹아 내렸다.

“흐이그, 세 사람만 온다더니 많이도 왔네……” 하면서 힘껏 벨을 누르며 들어간 집안이 어째 조용하다. 그럼 저 많은 신발들의 정체는? 자동차가 고장 난 그녀의 아들이 창고에 있는 구두를 몽땅 끌어 내놓았다는 것.

식탁에 앉아 바라본 창밖 정원에는 음력 정월에 핀다는 벚꽃 꽃망울이 머지않아 터질 듯 한껏 물이 올라 수줍은 핑크 빛을 띠고 있고, 오밀조밀하게 꾸며진 일본식 정원에는 오죽과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그녀 이야기의 절반이 정원 이야기로 채워진 이유, 그랬다.

그녀 남편 주호석씨가 직접 손으로 만든 나무 벤치와 장미나무 넝쿨 아치, 여름 철이면 손님이 와도 집안으로 들어갈 일이 없다는 구석 구석 주인의 손길이 닿은 아름다운 집이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던 이유는 그런 것들이었다.

하지만 말로 설명이 안 되는 건, 글로는 더 힘들다는 사실. 이번엔 기자가 말해야 할 듯 하다.
‘궁금한 사람, 주준옥씨와 친해진 다음 가봐요 가봐~’
이웃에는 통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빈 집 같은데 상냥하고 밝은 성격의 그녀, 벌써 이웃 접수 하고 호구조사 끝낸 듯 줄줄 꿰고 있다.
“이 집은 선생님 댁, 뒷집은 약사, 부인은 치과의사, 앞집은 노부부, 저기 하늘로 솟은 나무 울타리를 기준으로 오른쪽이 그 집 정원이고 뒷집은……”

◇주준옥씨가 유고슬라비아 친구에게 배운 레서피로 만든 무사카.

요리가 시작되자 칼부터 갈기 시작하는 그녀, ‘쓱싹 쓱싹’ 칼 가는 솜씨가 ‘생생 고기나라’ 정육점 안주인답게 능수능란하다. 그러고 보면 요리 고수들의 공통점이 요리를 시작하기 전 칼날부터 세웠던 것 같다.

파르라니 날을 세운 칼로 껍질 벗겨 둔 감자를 눈 깜짝 할 사이에 기계처럼 썰어내는 솜씨! 혹시 밤마다 UBC에 재학중인 아들을 앉혀 놓고, “아들아 엄마는 감자를 썰 테니, 너는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라”하는 게 아닐까. 일정하게 썰어내는 건 감자뿐 아니다. 자로 잰 듯 똑같은 길이와 모양으로 썰어 낸 양파는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르던지 눈물 찔끔거릴 짬도 없다.

서울에선 증권거래소에서 근무했고, 밴쿠버에서는 영어학교와 공항, 코스코에서 근무하며 평생 직장만 다녔다는 그녀. 칼질은 또 언제 그렇게 해 보았던지 커트기에 가까운 발군의 실력이다. 이렇게 칼질의 대가(?)들에게 물어보면 한결 같은 그들의 대답이 이렇게 마음 먹은 대로 썰기 위해서 먼저 칼날을 세운다고 한다. 하지만 겁 많은 평민(?) 주부들이야 새파랗게 날이 선 칼날만 봐도 괜스레 손끝이 오므라들고 오금이 저리다.

그녀의 야심작 ‘무사카(Moussaka)’는 원래 야채와 고기를 볶아 화이트소스를 뿌려서 구운 그리스 전통요리. 그러나 이 레서피는 정통식 무사카가 아니라 조리하기 쉽게 살짝 변형한 무사카임을 꼭 밝히라는 부탁이다. 혹여 ‘이게 무사카냐’ 따지기라도 할까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그녀에게 가르친 유고슬라비아 친구 루베(Ljube)씨가 만든 무사카도 그녀와 전혀 다른 맛을 내기 때문이라고.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 재료

다진 쇠고기, 감자, 양파, 우유 100ml, 계란 3~4개, 다진 마늘(통마늘 2개 분량), 후추, 소금 1.5ts

■만드는 순서

① 감자를 모양대로 얇게 썰고 양파는 채치 듯 썰어 맑은 물에 헹군 다음 소쿠리에 받쳐둔다
② 소고기는 후추와 소금으로 밑간 해서 볶는다.
③ 고기가 갈색으로 변하면 양파를 넣어 한번 더 볶는다.
④ 용기 안쪽으로 버터나 식용유를 살짝 바르고, 건져 둔 감자를 깔고 그 위에 3의 볶은 고기를 얹는 방법으로 층층으로 재료를 올린다.
⑤ 400도로 예열해 둔 오븐에 4의 재료를 넣고 20분 가량 1차 익힌다.
⑥ 계란3개를 우유에 풀어 오븐에서 1차 조리된 무사카를 꺼내 그 위에 고루 끼얹는다.
⑦ 재료와 재료 사이에 계란이 채워진 다음, 슬라이스 치즈를 살짝 뿌려 다시 오븐에 넣어 20분 가량 익힌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샐러드를 곁들여 내 놓는다.

■무사카와 곁들이면 좋은 요리

① 토르티아에 후추를 살짝 뿌리고 사워크림을 얇게 펴 바른다.
② 스모크 샐몬을 깔고 그 위에 상추 잎, 혹은 깻잎, 파 앞부분, 부추 등 준비되는 야채를 깔아 김밥처럼 돌돌 말아 준다.
③ 한 입 크기로 썰어 이쑤시개를 꽂아 모양을 잡아 준다.

■ Cooking Point
① 계란과 우유로 재료와 재료를 응고시키세요.
② 치즈를 뿌리지 않고 고기가 맨 위에 올라올 경우 위 부분이 타게 될 염려가 있으므로 치즈를 살짝 뿌리세요.

■ Cooking Tips
① 원래 ‘무사카’ 요리처럼 감자와 가지, 좋아하는 야채를 켜켜이 넣고 응용해도 좋아요.
② 감자와 양파는 찬물에 담궈두었다가 밑간을 살짝 해서 요리하면 더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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