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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학생들이 지향하는 전문기술직(6)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1-03 00:00

질병 치료의 숨은 공로자-임상 병리 연구사

평균연봉 7만9225달러…수요 증가 전망 
UBC와 BCIT에 전문과정…취업률 높아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일은 환자의 생사가 달려있는 만큼 오진의 제로 확률을 보장하기 위해 최고도로 훈련된 전문 인력이 체계적으로 세분화 되어 포진되어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인술의 1선 현장엔 의사나 간호사가 주역으로 보이지만, 제 2선에서 일하는 병리연구사(medical laboratory technologist)들의 숨은 공로는 세상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모든 병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찾아 내는 족집게 역할이 바로 병리 연구사들의 몫이다. 병리연구사는 크게 세포 병리 연구사(cytologist)와 혈액 및 소변 등의 샘플을 검사하는 일반 병리연구사로 나누어진다. 전자는 암세포 견본을 현미경으로 판독하는 작업으로서 다년간의 임상훈련을 거쳐야 하고 일자리도 그렇게 많지 않은 특수 기술직이다.

현재 이 직종의 전문 과정은 UBC와 BCIT에 설치되어 있다. 최근 들어 대졸자들이 이 과정에 몰리고 있는 것은 높은 취업률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벌써 25년차 병리연구사로 BC아동병원 면역실험실 주임으로 근무하고 있는 C 여사는 앞으로 2, 3년 내에 기존 요원들이 대거 은퇴하게 되므로 새내기 연구사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본 과정을 충실이 이수하고 연구사 면허를 딴 사람들의 취업은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전문 기술직이 그러하듯 새내기 연구사는 실무경험 축적이라는 수련과정을 거쳐야 한다. 2000년도에 UBC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중국계 린 리 나양의 취업 과정에 대한 얘기를 들어 보기로 하자. 현재 밴쿠버 종합병원 세포병리연구실에 근무하고 있는 그녀는 졸업 후 우연한 기회로 세포병리연구사가 되었단다. 광범위한 병리연구 부문 중 어느 곳으로 진출할지 막연했던 그녀는 BC주 암치료 센터에서 수습생 1명을 뽑는다는 광고를 봤다는 친구의 귀띔으로 응모하여 발을 들여 놓았다고 회고한다. 그녀가 지원한 암센터의 수습생 과정은 2년이었다. 이 기간 동안 그녀는 세포학에 대한 임상실습에 몰두했다. 병리 전문의는 주사기로 암부위 세포의 견본만 추출할 뿐이지 이를 현미경으로 검사하여 판독하는 것은 완전히 세포 병리 연구사의 책임이라는 것. 지금은 하루에 10개 내지 20개의 암세포 샘플을 검사해내는 베테랑이다. 대략 샘플 하나를 검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이나 출근 첫날 한 개의 샘플을 검사하는데 하루 종일 걸렸던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실토한다. 게다가 자기의 시야에 들어온 세포 조직이 뭐가 잘못되었는지 판독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 세포의 변화를 읽어내는 것이 관건인데 제 눈에 들어온 것은 모든 세포 하나 하나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였지요. 하지만 막상 결과를 보니 그게 모두 정상세포라는 거예요."
린양은 임상 세포 병리 검사가 마치 수수께끼를 알아 맞추는 것과 같다고 한다. 매일 새롭게 대하는 암 세포의 수수께끼 문제에 대한 정답을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그 과정이 여간 흥미롭지 않다고 덧붙인다.

병리연구사의 승진과 진급

세포병리연구사는 부인과와 일반과로 나눠지는데 전자는 여자들의 자궁 경부와 질내의 조직을 추출하여 암 유무를 검사하는 것이며 후자는 그외의 폐암, 갑상선암, 간암 등과 같은 일체의 모든 암 세포를 판독해 내는 것이다. 그녀가 종사하고 있는 일반 암세포 병리연구사의 보직은 여타 병리연구사에 비해 제한적이다. 이 전문직은 메트로 밴쿠버 전역엔 10개가 고작인 희귀종으로 밴쿠버 종합병원에 3명, 세인트 폴 병원에 3명, 로얄 컬럼비아 병원에 2명, 버나비 종합병원 1.5명이 전부이다. 하지만 부인과 병리연구사는 암치료센터에 60~70명이 무더기로 근무하며 매년 4명의 수습생을 모집한다고 한다.
임상병리연구사는 BC주 의료 전문 기사 노조(Health & Sciences Association of BC)에 가입되어 있어 주정부와 체결한 단체노동계약에 의해 보수가 결정된다. 2007년에 체결한 계약 하에 대졸 후 들어온 일반 병리연구직 새내기가 받는 시급은 23달러로 매년 올라가며 본 계약 만료시에 이르면 25달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이 바닥에선 실무경험의 다과에 따라 보수가 달라지고 직급도 달라진다. 일반 기초병리연구사는 연구원(Technician)이라고 하는데 5~6년의 경험을 쌓으면 30달러 정도의 대우를 받는다. 여기서 다시 특수 훈련을 받은 후 연구사(Technologist)의 반열에 들어야 시급이 30달러 시작이다.

새내기 연구원이 1급, 연구사가 되면 2급, 연구실 주임급이 되면 최상의 5급이 되고 이때의 시급은 40달러 대우 시작이다. 그러나 5급까지 승진하려면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야 가능하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있고 최고 베테랑급이 받는 연봉은 10만달러가 훨씬 넘는다는 소식이다.

후배들에게 주는 충고

졸업 후 취업한다 해도 바로 고액의 연봉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특히 이 직종은 일선의 임상 경험을 누가 빨리 쌓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난다. 처음부터 자리를 비워놓고 '어서 오십시오'하는 자리가 아니라 첫 단추는 파트타임부터 찾아 나서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 린양은 말한다. "파트 타임이라고 우습게 보는 생각을 애초에 버려야 살아 남을 수 있지요. 두 시간 짜리든 세시간 짜리든, 보리밥 쌀밥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파트 타임을 많이 뛰며 시작하는 것이 이 바닥의 시작입니다. 무슨 얘긴고 하면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두 군데 세 군데를 뛰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경력이 쌓여가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풀타임이라는 종착역에 도달하는 것이지요."

파트 타임과 풀 타임의 차이는 의료보험, 유급휴가 등과 같은 추가 혜택의 차이 뿐이나 자주 종합병원 부속 병리 연구실에 전화로 문의하고, 이력서를 제출해 놓고 있다가 운이 좋으면 좋은 풀타임직이 걸려 들 수 있다고 린양은 덧붙였다. 물론 그녀의 경우는 일자리가 극히 제한 되어 있는 암세포 병리 연구사 일자리를 말하는 것이나 기타 일반 기초병리 검사원의 경우는 다르다고 하겠다.

자격시험 합격해야 면허증 취득

이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모든 공구는 가운에서부터 현미경을 비롯한 모든 기기를 병원측이 제공한다. 그렇다면 연구사가 사용하는 장비는 어떤 것일까. 그들은 매일 현미경, 염색제, 유리판(여기에 샘플 세포를 올려 놓음)과 참고서적을 필수 공구로 사용하며, 가운도 병원에서 지급하니 출근시는 티셔츠와 청바지 바람에 출근해도 좋단다. 연구사라는 전문성의 인증은 학력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캐나다병리연구실험협회(Canadian Society for Medical Laboratory Science?)가 주관하는 고시에 합격해야 면허증이 교부된다. 그리고 이 고시는 이론과 실습으로 나눠져 치러지며 고시는 하루 종일 걸린다.

정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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